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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현대차의 선택' 그 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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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 2019.01.0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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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란 말은 현대차그룹에 금기어였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아버지 대신 그룹의 대표자로 부각되는 걸 꺼렸다. 경영승계란 용어도 부담스러워 했다. 여전히 건재한 아버지 정몽구(MK) 회장의 위상에 누가 되는 것을 극도로 조심스러워 했다.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그래도 현대차그룹의 대표자는 ‘MK’란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지난해 상반기 ‘1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을 때도 그랬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공정위원회의 데드라인을 앞두고 지주사 전환 없이 정몽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정공법을 택했다. 지배회사(현대모비스)를 통해 사실상 지주사 전환 효과를 내는 묘수란 평가와 함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도 합격 도장을 받았다.
 
이때도 현대차그룹은 “MK의 통 큰 결단”이란 점을 강조했다. MK가 차세대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당당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길 원했다. 실제 세금문제를 피해가지 않으면서 초기 여론도 호의적이었다. ‘당당한 경영승계’를 핵심으로 한 MK의 2차 결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여러 난관을 만나면서 결과적으로 MK의 결단과 선택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입장문을 통해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하고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해 개선하겠다”며 선택을 유보했다. 결단은 MK가 내렸지만 책임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는 모양새였다. 이를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아버지 대신 짊어진 책임이 ‘정의선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시장에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나왔지만 1차 지배구조 개편의 실패가 새로운 진용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는 매개로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정점이 바로 지난해 12월 이뤄진 경영진 개편이다. 이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정의선 시대’란 표현을 현대차그룹이 더이상 불편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대교체, 경영승계 등 극도로 민감해한 용어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1차 지배구조 개편 보류 이후 즉각 경영진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궁금증도 일정부분 해소됐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정 수석부회장의 존재감은 지난 2일 아버지 대신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하면서 다시 부각됐다. “올해는 2000년 정몽구 회장님께서 우리 그룹을 출범시킨 지 햇수로 20년째가 되는 의미 깊은 해”라며 정 회장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했지만 그의 경영보폭 확대를 의심하는 시선은 더이상 없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부터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선택은 온전히 ‘정의선의 결단’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정의선의 선택과 맞물려 돌아감을 의미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 원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2차 거너번스 개편은 물론 신년사에서 밝힌 변화와 혁신을 통한 미래설계에 나서야 한다. 온전히 정의선의 선택이자 결단이라 했지만 여전히 MK의 경륜과 후광을 업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후대(後代)의 자립기반 확립을 위한 MK의 보이지 않는 결단이 지금도 조용히 진행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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