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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 만들고 싶다"는 모범생의 평범하지 않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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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렬 기자
  • 2019.01.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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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더 20인 인터뷰]P2P금융회사 렌딧 창업자 김성준 대표

[편집자주]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대한민국은 100년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역사적 변곡점마다 젊은 리더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이 나라의 운명을 바꿨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창사 20주년을 맞는 머니투데이가 우리 사회 각 분야 ‘영 리더’(Young Leader) 20인을 선정, 이들이 얘기하는 미래 대한민국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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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렌딧 대표 / 사진제공=렌딧
“창업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성준 렌딧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는 상식적이다. 하지만 30년 남짓한 그의 삶이 평범하진 않았다.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는 전형적인 평범한 ‘모범생’이었다. 꿈은 생명공학자. 카이스트 입학은 꿈에 한발 다가가는 거였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가슴 속에 간직하던 ‘세상에 커다란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그를 평범한 생명공학자가 되도록 놔두지 않았다.

대학 1학년때 디자인 전문회사 IDEO(아이데오)의 한국계 디자이너의 강연은 김 대표가 오랜 꿈인 생명공학자를 버리고 디자이너의 삶을 꿈꾸게 한 계기였다. IDEO는 디자인을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공감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은 김 대표는 이튿날 전공을 산업디자인으로 바꿨고 IDEO를 창업한 데이빗 켈리 교수에게 빠졌다. 훗날 김 대표는 데이빗 켈리 교수를 지도교수로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기 시작했다. 2009년 ‘1/2 프로젝트’라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을 떼는 순간이었다. 1/2 프로젝트는 기부자와 기업 마케팅을 연계하는 기부 상품을 만드는 회사였다. 한쪽에만 음료수를 담고 다른 쪽에 담길 음료수만큼 기부하는 음료수병이 그의 대표작이다. IF디자인어워드, 레드닷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었지만 ‘돈’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첫 창업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김 대표는 실망하지 않았다. 곧이어 두 번째 창업에 나선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원 유학 중 2011년 SNS(소셜미디어)를 분석해 원하는 스타일을 제안하고 바로 물건까지 살 수 있는 패션 사이트 ‘스타일세즈’를 창업했다. 반응은 좋았다. 핀터레스트가 갓 만들어진 회사 가치를 약 50억원 정도로 평가해 인수를 제안할 정도였다. 자신감이 넘친 그는 다니던 스탠포드 대학원을 그만두고 사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생각 만큼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고 돈을 구하러 2014년 잠깐 한국을 들렀다 인생이 또 바뀌었다. 당시 한국에는 연 5% 미만의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과 연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아무런 신용도가 없었던 그는 연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밖에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김 대표는 미국에 짐을 두고 P2P금융회사 렌딧을 창업했다.

렌딧은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개인신용 심사평가모델을 개발해 지금까지 약 16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했다. 고금리대출을 받지 않고 렌딧의 중금리대출을 받아 아낀 이자만 100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렌딧이 연간 1조원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하면 약 15만명이 700억원의 이자를 절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이 조금이나마 실현된 것이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영리더와 꿈꾸는 세상을 살펴봤다.
김성준 렌딧 대표가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렌딧
김성준 렌딧 대표가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렌딧



-한국 사회에서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많다. 젊은 리더로서 한국 사회에서 느낀 점은.
▶20대 중반에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인턴십을 했을 때 스무살이 넘은 인턴 사원이 40대 부사장의 의견이 틀렸다며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피력하는 모습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나이와 경력, 직급에 상관없이 마음을 활짝 열고 토론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이같은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지만 최근에 이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영 리더만의 틈새 전략이 있다면.
▶영 리더는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빠른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오랜 시간 만들어져 온 전통적인 산업이 디지털로 무장한 새로운 모델로 빠르게 바뀌어 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생활이 온라인-디지털 기반의 서비스들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런 변화를 많은 영 리더들이 주도하고 있다.

-리더들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신념과 의지’라고 본다.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철학으로 다져진 신념과 그것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리더들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

-평소에 생각하는 영 리더 대표주자를 꼽는다면.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를 꼽고 싶다. 1981년생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소프트뱅크라는 글로벌 기업의 벤처 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여러 분야가 급격하게 융합되고 있는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융합 인재의 모델이다.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공부한 이공계 인재이지만, 비즈니스 전략과 경영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역사 등 인문학에 대한 조예 또한 깊다.

-한국사회에서 영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여러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세대 간의 갈등, 전통적인 산업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충돌 등이 사회적인 이슈가 연일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전통적인 산업과 혁신적인 스타트업 모두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며,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영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이격의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창업가로서 생각하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다른 생각,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업가들에게 있어, 오랜 시간 굳어져 온 제도의 틀 안에 갇히는 것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만큼 혁신의 속도가 늦춰지고 우리 사회의 발전이 더뎌지게 된다. 네거티브 규제 환경이 마련되고, 다른 나라에서 발전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 경우 시도를 허용하는 사회적인 환경이 형성되길 기대한다.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하나
▶렌딧은 3번째 창업 회사다. 창업을 할 때마다 해결해 내고 싶은 문제들이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든 혹은 산업적인 문제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구성원을 모았다. 적어도 우리 회사를 이끄는 리더이고, 현재는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P2P금융이라는 신산업의 리더라는 책임감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혁신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가기 위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방법과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톰 켈리가 쓴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이라는 책에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 내에는 10가지 혁신의 페르소나가 있다고 설명한다. △문화 인류학자 △실험자 △타화수분자 △허들러 △협력자 △디렉터 △경험 건축가 △무대연출가 △케어기버 △스토리텔러다. 리더는 10가지의 페르소나를 어느 정도 모두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디렉터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본다. ‘디렉터’는 재주 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뿐 아니라 그들의 창의적인 재능이 불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2017년부터 직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외부 환경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매월 신입 직원 상대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끊임 없이 변화를 즐기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창기부터 강하게 다져온 혁신 조직으로서 문화와 에너지를 잃지 않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많이 생각한다.

-롤 모델을 꼽는다면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전형적인 ‘행동하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 기회의 불균형 등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오랜 시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이 대표는 스스로 회사를 창업했고 창업자에게 투자하고 소셜 인큐베이팅 조직을 통해 창업가를 양성해 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후배들과 소통하고 인사이트를 전달해 준다. 기회와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 주면서 젊은 세대와의 협업과 대화에도 적극적인 사람이다.

-30년 후의 모습은
▶30년 후면 60대가 되는데 우선 지금하고 있는 렌딧이 굴지의 기술 기반 금융 기업으로 성장해 있기를 기대한다. 먼저 연간 잔액 기준 270조원에 이르는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중금리대출이라는 비어 있는 구간을 기술 기반으로 풀어내는 일에 집중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싶다. 지금은 금융의 비효율과 중금리대출 문제 해결에 완전히 몰입중이다. 막연하지만 30년후에도 무언가 우리 생활이나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기 위해 풀어내고 싶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때때로 떠오르는 문제점을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있다. 반려동물이나 교육, 미디어 산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행동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30년 후에도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성준 렌딧 대표와 데이빗 켈리 교수 / 사진제공=렌딧
김성준 렌딧 대표와 데이빗 켈리 교수 / 사진제공=렌딧



  •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 은행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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