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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무사 증원 규모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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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
  • 2019.0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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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헌법재판소는 변호사들에게 자동으로 부여된 세무사 자격이 있는 데도 세무대리를 전면적, 일률적으로 금지한 현행 세무사법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세무사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세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했다는 이유다. 일부 세무사들은 당장 헌재로 가서 삭발과 함께 시위를 하자고 하였으나, 나는 올바른 후속 입법에 중점을 두자고 하며 다독였다. 헌재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보완입법에 대한 권고 내용은 나름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변호사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 절차 등은 세무대리를 위해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 세무대리를 위해 필요한 전문가의 규모, 세무사 자격제도의 전반적인 내용 등을 고려해 입법하도록 권고했다.

전문자격사인 세무사 제도의 근간을 흔들지 않도록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을 가진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시장의 규모를 감안해 문호를 개방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보완입법안은 헌재의 권고를 완전히 무시했다. 입법안은 기존의 변호사들이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사전교육과 검증도 없이 고도의 세무회계, 세법 지식이 필요한 세무조정 등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변호사 대다수는 세무대리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세무회계나 세법을 배운 적이 없다. 변호사 시험과목에 세무회계는 포함돼 있지 않다. 세무사에게 상식 수준인 세법개론은 선택과목인데 그나마 이를 선택하는 수험생은 2.5%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정부가 지금도 포화상태에 있는 세무대리시장을 1만8000여 변호사에게 일시에 개방했다는 것이다. 세무사회는 매년 1월 세무사 증원 규모를 정할 때마다 10여 년간 이어온 630명 증원은 세무대리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과하다고 하며 증원규모 축소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2008년 8000여 명이던 등록 세무사는 10년 동안 약 60% 증가하여 1만3000여 명이 됐다. 반면 세무대리의 수요는 최근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주요 과세기반인 2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정체상태다.

여기에 과세당국은 세무사를 거치지 않고 납세자가 직접 신고․납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세무대리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전이 세무사의 주 수입원인 장부기장 등 정형화된 단순 업무를 빠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 29% 인상과 함께 주 52시간 근로시간이 시행될 경우 저임금 사무직원 중심의 노동집약적인 세무사사무실은 심각한 경영악화가 우려된다. 정부의 보완입법안은 헌재가 권고한대로 변호사의 세무대리 시장 진입이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가의 규모를 고려해 이뤄지도록 수정돼야 한다.

올해 세무사 증원 규모는 최근 정체된 세무대리 수요와 악화된 경영여건과 함께 앞으로 세무대리 시장에 진입할 변호사의 규모를 감안해 대폭 축소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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