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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피해 中 떠나 필리핀 온 남자, 亞 유통황제로 세상 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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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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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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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시 SM그룹 회장, 94세로 별세…작은 신발가게 필리핀 최대 기업으로 키워

왼쪽부터 젊은 시절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헨리 시 SM그룹 명예회장, 초창기 매장 모습, 아시아 최대 쇼핑몰 '몰 오브 아시아', 노년의 헨리 시. /사진=SM인베스트먼트, 블룸버그통신
왼쪽부터 젊은 시절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헨리 시 SM그룹 명예회장, 초창기 매장 모습, 아시아 최대 쇼핑몰 '몰 오브 아시아', 노년의 헨리 시. /사진=SM인베스트먼트, 블룸버그통신
12살 어린 나이,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가난 때문에 고향을 떠났다. 새로이 정착한 곳은 필리핀 마닐라. 겨우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신발가게를 시작했다. 당시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기. 필리핀에 주둔하던 미군의 군화 재고를 가져다 팔았다. 다행히 가게는 나날이 성장했고, 사업은 번창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자 작은 신발가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변신했으며, 입에 풀칠하기도 힘에 겨웠던 소년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부자가 됐다.

어디선가 본 듯한 전형적인 자수성가 이야기 같지만, 실제 주인공이 있다. 필리핀 최대 부호이자 아시아의 유통황제로 불리는 헨리 시 SM그룹 명예회장. 19일(현지시간) 그가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죽기 직전 그의 자산은 약 190억달러(21조3275억원), 세계 부호 순위(포브스)는 53위였다.

시 회장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24년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태어났지만, 가난을 피해 아버지와 필리핀으로 이주해야 했다. 마닐라 인근에 정착했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사리사리(sari-sari)라 불리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버텼지만, 성공은 요원했다. 2차 세계 대전으로 끝나고 필리핀 경제가 무너지자, 현지 분위기도 냉랭해졌다. 화교 자본을 배척하는 현지인의 공격으로 시 회장의 가게도 불태워졌다.

시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군 부대에서 나온 군화를 팔면서 사업을 이어갔다. 이민자로 성공하기 위해 필리핀 현지 언어를 익히고, 2년제 대학에 진학해 경영을 공부했다. 밤낮없이 일하며 돈을 모은 시 회장은 1958년 마침내 마닐라 북쪽 마리키나 시(市)에 자신의 첫 가게를 열었다. 필리핀 최초로 매장에 에어컨을 트는 등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했다. '슈 마트(Shoe Mart)'라는 이름의 이 가게가 SM그룹의 시초가 됐다.

1972년에는 2만㎡ 규모의 백화점도 열었다. 경영은 당시 22세이던 시 회장의 장녀 테리시타 시-코손이 맡았다. SM그룹은 현재 필리핀에서만 70개의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진출해 쇼핑몰 7곳을 열었다. 이 가운데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는 부지 면적이 42ha(1ha=1만㎡)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쇼핑몰로 꼽힌다.

유통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운 시 회장은 1974년과 1976년 각각 부동산과 금융 사업에도 진출한다. 필리핀 최대 은행 BDO유니뱅크와 차이나뱅크, 부동산개발회사 벨레 등이 모두 SM그룹 소속이다. 시 회장이 처음부터 여러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으며, 유통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다. 예컨대 백화점 매장 대지 확보가 어렵자, 직접 부동산 개발을 시작했고, 손님들에게 거스름돈 줄 동전이 부족해지자 이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은행을 인수한 것이다.

시 회장은 2017년 현역에서 은퇴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후계자로 6명의 자식 중 한 명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인 호세 시오를 지목했다. 원래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려 했지만 장녀인 테리시타 시-코손이 시오 회장을 추천했으며, 장남인 헨리 시 주니어와 할리 시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매체 프라이머는 "시 회장의 감동적인 성공 이야기로부터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는 아무리 이루기 힘든 꿈이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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