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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의 온라인버전…이베이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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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 2019.01.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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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으로 골목상권 살리기 나선 이베이…무명 브랜드가 세계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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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이베이 '리테일 리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한 애크런 소규모 브랜드)/사진=ebay
미국 오하이오의 애크런은 한때 '타이어의 수도'라 불렸다. 세계적 타이어회사 본사들이 있었다. 당시 번영을 자랑하듯 1975년 문을 연 쇼핑몰 '롤링 에이커'는 매장이 140개에 달했고 주변 도시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는 쪼그라들었다. 2008년 문 닫고도 10년 흉물로 있다가 2017년에야 철거된 롤링 에이커는 쇠락의 상징이었다.

2018년 1월 이베이가 쇠락하는 이 도시를 살리겠다며 '리테일 리바이벌'(Retail Revival) 실험에 나섰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망해가던 작은 브랜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버전 '골목식당'인 셈이다.

이베이는 상점 주인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방법, 고객 이메일에 응대하는 방법 등을 가르쳤다. 각종 데이터도 무료로 제공하고 이베이 사이트에 홍보 페이지도 만들었다. 매장 앞 QR코드를 찍으면 매장이 운영하는 이베이 ‘셀러’ 페이지로 연결돼 바로 주문도 할 수 있다. 당초 이 프로그램에 30개 브랜드만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100개 넘는 브랜드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베이 CEO 데빈 위니그(중앙), 애크런 시장 단 호리건(오른쪽)/사진=ebay
이베이 CEO 데빈 위니그(중앙), 애크런 시장 단 호리건(오른쪽)/사진=ebay


아사이베리, 블루베리 등 슈퍼 푸드 과일을 말려 간식을 만드는 '피스풀 프루트'는 이베이 프로그램 덕분에 간식을 정기 배송하는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고객의 40%가 구독회원이다. 자동차 그릴, 가스통, 유리병 등 건설현장에서 남은 자재로 조명을 만드는 회사 '위스커틴 조명'은 이베이가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유명세를 탔다. 대표상품인 스케이트보드 조명은 해외에서도 주문이 쇄도한다.

단종 됐던 브랜드가 부활하기도 했다. 1924년 창업해 1962년 문을 닫았던 애크런의 탄산음료 브랜드 '노르카'가 대표적이다. 한 기업가가 이 상표를 사들여 다시 생산했지만 유리병에 담긴 제품을 배송하기 어려워 애크런에서만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베이로부터 포장기술을 지원받으면서 미국 전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의 47개 매장에 납품한다.

위스커틴 조명/사진=ebay
위스커틴 조명/사진=ebay

2명의 청년이 차고에서 창업한 '세븐스 플로어'(7th Floor)는 애크런 출신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이 회사 모자를 쓰면서 주목을 받았다. 모자를 사고 싶다는 르브론 팬들의 문의가 쏟아졌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없어 전화주문을 받아 택배로 보내주곤 했다. 이베이를 공식 쇼핑몰로 활용한 뒤에는 연매출의 70%가 이베이에서 나온다. 덕분에 애크런에 매장도 냈다.

애크런 실험이 성공한 뒤 미시간주 랜싱, 영국 울버햄프턴으로 대상을 늘렸다. 3개 도시 총 182개 셀러들의 온라인 판매는 40% 증가했고 해외 70개국으로 수출하게 됐다. 그런데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가 왜 지방도시의 골목상권을 살리겠다고 나선 것일까? 상품이 팔릴 때마다 받는 수수료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이베이=중고거래 사이트'라는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것. 2018년 기준 미국 온라인마켓 점유율은 아마존 49.1%, 이베이 6.6%이다. 원조는 이베이였는데 2012년 뒤집힌 이래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좋은 셀러를 확보하려는 이유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베이의 플랫폼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아마존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이유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판 '골목식당', 도시재생의 온라인 버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데빈 위니그 이베이 CEO는 "지역의 유통활력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거대한 쇼핑센터를 짓는 대신 수천 개의 작은 사업자들이 성공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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