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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모두가 합창하면 반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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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민영 IBK경제연구소 소장
  • 2019.01.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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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합창하면 반대로 간다’는 증권가에 많이 회자되는 격언이다. 모두가 예상하면 빗나간다는 말이다. 작년 초 증시 호조 분위기 속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주가가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2000~2100선의 박스권에 갇혀 지리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유가도 마찬가지다. 작년 7월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면서 곧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중국 등 세계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덮으면서까지 사우디의 원유 감산을 억제하면서 유가는 배럴당 4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5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은 좀 더 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올해 2회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가 불과 한 달여만에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속도조절을 언급하며 인상 횟수가 1회 내지는 동결, 심지어 금리인하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도 발전했을 법한데 체감상 그 정확도는 더 떨어진 듯하다. 왜일까. 미래학자 버크 민스터 퓰러에 의하면 인류의 지식총량은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왔는데 그 주기가 1990년대부터는 25년, 현재는 13개월, 2030년에는 3일로 단축된다고 한다. 즉, 오늘날 세상은 지식의 폭발적 증가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변화해 내일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분기마다 경제성장률을 수정발표하는데 지난해 4월에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7월에 0.1%포인트 낮춘 뒤 석 달 만에 다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당장 3개월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왜 이렇게 전망에 오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경제 전망은 본질적으로 수많은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세계경제성장률, 세계교역신장률, 원자재 가격 상승률 등 대외 요인과 국내 소득 및 고용, 경제주체의 심리 등 대내 요인까지 다수의 예측치를 경제전망의 가정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이들 가정 중 하나라도 어긋날 경우 전망의 오차는 불가피해진다.

올해도 노 딜브렉시트(No-Deal Brexit) 우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등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이외에도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은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이나 현재 미·중 무역분쟁처럼 이미 알고 있으나 단기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회색 코뿔소가 위기로 전이되는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경제전망은 무의미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경제전망은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 이정표이자 정부와 중앙은행의 거시정책을 위한 기준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는 경제전망 그 자체의 결과보다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향타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전망을 토대로 뱃머리의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되 최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대처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파고가 예상되면 유연하게 키를 돌리는 것이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시행착오식(Try and error) 경영, 애자일 경영 등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순간순간 경영 환경 변화에서 기회를 찾고 유연한 대처를 통해 변화를 이끄는 자만이 거친 바다를 뚫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장민영 IBK경제연구소장.
장민영 IBK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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