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실적부진, '팔자' 베팅한 투자자들

치과 임플란트 국내 1위 업체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가 '어닝 쇼크' 실적 발표 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주가 하락이 지속 될 것을 예상하며 대량 공매도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시각이 엇갈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지난 7일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 하락과 함께 공매도 세력이 몰리면서 한국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 안정을 위해 관리에 나선 것이다.


공매도란 타인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이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의 투자다.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기 때문에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8일 전체 거래량 21만6834주 가운데 25.5%인 5만5384주가 공매도 거래였다. 이는 이날 코스닥 전체 종목 중 공매도 거래 비중으로 고영(27.5%)에 이은 두번째 기록이다. 주가도 크게 하락해 이날 전일대비 5.78% 하락한 5만38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11일도 전 거래일보다 1.49% 떨어진 5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185억8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4% 늘었고 영업이익은 2억8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92억원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보단 크게 밑도는 실적이었다.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해외법인의 반품충당금 비용 증가와 회계기준(IFRS15) 변경에 따른 추가 반품충당금 설정 등이 꼽힌다. 그 동안 임플란트 업체들은 임플란트 반품이 업계의 흔한 관행이었기 때문에 이를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지만 2017년 테마감리 항목으로 지정되면서 반품도 부채로 인식하게 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352억원, 환불부채는 288억원 이었으나 지난해 4분기 누적 매출액이 4538억원으로 증가하면서 환불부채도 382억원으로 100억원 가량 늘었다. 이로 인한 손익영향 50억원을 반영해 매출총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저조한 실적이 발표되면 매도세 증가로 주가가 떨어지지만 오스템임플란트 유독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공매도에 나선 것은 주로 기관 투자자였다. 지난 8일 개인이 26억원 순매수 하는 동안 기관은 22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닝 쇼크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니까 일부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 비중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실적 발표전부터 이어진 계획적인 공매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아지진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지난해 부진을 털고 올해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유럽 등 해외법인의 적자폭은 다소 줄었지만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은 낮다"며 "원가율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익률 개선도 제한돼 해외법인의 흑자전환이 가시화할 때까지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부실을 상당 부분 털어 올해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밴드 하단에 있어 올 1분기가 매수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