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충전소' 껴안은 국회…주목받는 수소경제포럼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소 기반 미래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 수소경제포럼 창립 총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김정우·김종민·어기구·황희 등 국회의원,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형 머니투데이 편집국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1호'는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 설치다. 국회의원 사무실인 의원회관 바로 옆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1일 제2차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린 결정이다.

수소충전소가 혐오시설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발벗고 나선 셈이다. 여기엔 작년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 국회수소경제포럼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수소경제포럼의 135일…연구·법·정책·예산 '총망라'= 작년 10월1일, 여야 의원 34명이 의기투합한 국회수소경제포럼이 공식 발족했다. 4선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들고 수소 생태계와 연관 사업, 궁극적으로 수소경제를 일굴 의원들을 발굴하면서 포럼 출범이 추진됐다.


박 의원을 비롯해 김정우, 김종민, 어기구, 황희 의원 등 5인의 운영위원을 비롯해 강병원, 김병기, 김병욱, 김부겸, 김성수, 김영춘, 노웅래, 맹성규, 박광온, 박재호, 박정, 백재현, 변재일, 송옥주, 신동근, 윤준호, 윤후덕, 이상돈, 이상헌, 이원욱, 이용주, 이춘석, 이훈, 전현희, 정성호, 정재호, 조응천, 조정식, 최운열 의원 등 모두 34명이 머리를 맞댄다.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원자력발전 이후 세계 에너지 정책의 핵심인 수소에너지 활용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를 토대로 법안, 정책, 예산 등 구체적 성과도 만들었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수소관련 5법이 대표적이다.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김규환의원안) △수소연료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안(전현희의원안) △수소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안(박영선의원안) △수소경제법안(이원욱의원안) △ 수소경제활성화법안(이채익의원안) 등이다.


이들 수소법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수소산업의 핵심기술 초기시장을 조성할 것을 주문한다. 수소산업육성 정책자금과 R&D예산, 기타 세제 감면 혜택 등을 총망라했다. 특히 산업부장관으로 하여금 '수소특화단지'를 지정해 자금, 설비 등을 제공토록 한다.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소 기반 미래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 수소경제포럼 창립 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정부와 '수소경제' 로드맵 공조…정책·입법 조화=정부와의 공조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소로드맵' 발표에 앞서 국회 수소경제포럼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수성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현재 수소차 판매가는 현대차의 넥쏘 기준 8000만원에 육박한다. 2020년까지 수소경제 로드맵을 구축하고, 판매가를 5000만원대까지 낮출 계획이다. 정부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이다" 고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황 단장은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에 앞서 국회수소경제포럼 의원님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아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로부터 두 달 인 지난 1월, 관계부처 합동 수소경제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먼저 국회 계류중인 수소관련법을 포함하는 '수소경제진흥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에너지기본계획과 같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5년 주기 기본계획' 및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을 골자로 한다. 또 보조금과 세제지원, 충전소 설치 촉진 등도 담겼다.

국회, 수소충전소 조감도

◇올해 수소경제 활성화 위한 규제개혁도 = 수소경제포럼은 이같은 수소경제 발전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국회에 수소경제 활성화 법안, 계획은 나와있지만 국내 수소경제 현실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서다.

먼저 '입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수소산업 관련 법안 공청회 열고 전문가 의견과 현장의 입장 등을 확인한 상태다. 공청회에는 양태현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허영택 가스안전공사 처장,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전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수소 경제'와 관련 여야 이견이 없어 수소법 입법은 연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규제개혁에도 여야가 합심한다. 예컨대 수소를 활성화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수소자동차 충전을 가스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만 할 수 있다. 반면 선진국에선 수소자동차 충전을 일반주유소에서 주유하듯 누구나 할 수 있다. 이같은 규제 차이가 수소경제 발전의 속도를 다르게 하는 만큼 규제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수소포럼은 각종 토론회 주최, 법안 추진을 통해 막힌 규제를 뚫어내겠다는 포부다. 수소경제포럼이 마련한 정관에 따르면 이들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전·정책 개발 △입법 활동 △국내외 사례조사 △표준화 추진과 국내외 유관단체와의 협력 추진 △정보 공유 위한 컨퍼런스·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