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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안타까운 공무원시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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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사이버법센터 부소장)
  • 2019.02.1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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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LA타임스는 ‘한국 젊은이들의 안정적인 공직 취업 경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4953명을 뽑는 한 공무원시험에 20만명 넘는 응시자가 몰려 합격률이 2.4%였는데 이는 2018년 하버드대학 신입생 합격률(4.59%)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덧붙여 2017년 이래 한국 중학생 4명 중 1명은 관료가 되기를 꿈꾸는데 이러한 공무원시험 열풍은 한국의 경제성장이 느려져 젊은이들이 경기침체 영향을 받지 않고 신분도 안정된 공직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조사에서도 ‘미래 자녀 희망직업 선호도’ 1위는 공무원(31.4%·복수응답)으로 2018년 조사에 이어 또다시 1위에 올랐다. 이어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인’(21.6%) 검사 판사 변호사 등 ‘법조인’(17.8%)이 2, 3위를 차지했다.

이런 공무원 선호 현상은 이 직종이 사회적 존경을 받는 것은 물론 신분의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봉으로 알려진 공무원 보수도 많이 개선되었다. 지난해 공무원 평균연봉은 6264만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공무원은 국가사회의 발전과 대국민서비스에 종사하면서 공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명예롭고 민간시장을 규제한다는 면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국가사회의 발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위한 비전과 정책의 제시, 법·제도 설계, 시장의 감시 기능이 전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공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또한 신자유주의에 따른 개방과 규제완화의 흐름이든 보호무역주의와 적극적 시장지원 정책의 흐름이든, 때로는 심판자로서 때로는 옹호자 내지 지원자로서 공직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수 인재의 공직 선호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공무원시험 열풍이 경기침체라는 객관적 상황과 더불어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만 추구하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크지만 젊은 인재들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 도전과 개척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경우 경제의 활력이 없어지고 결국 성장은 불가능해진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정보기술)기업 모두가 젊은 인재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정신(venture spirit)으로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재가 공직에 몰리지 않고 민간부문에도 진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활력과 보상을 강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공직이 가지는 과도한 비경쟁과 소극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론 영미국가처럼 공직과 민간직의 장벽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 공직은 일정기간 국가에 대한 봉사 기회로, 민간직은 시장경쟁 참여를 통한 소득창출 기회로 삼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높은 수준의 공직윤리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교류를 통해 국가와 시장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경쟁을 통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공직자의 과도한 민간취업 제한, 민간과의 의사소통 제한은 공직을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 더욱 시장과 동떨어진 정책을 양산해 국가 전체의 활력과 성장을 해칠 수 있다. 사전적인 공직윤리 강화가 오히려 더 중요한 공공과 민간의 융합, 공유, 협력을 통한 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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