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셧다운 위기 일단 모면…트럼프 승인 여부 '변수'

/AFPBBNews=뉴스1

미국 의회가 국경안보 등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시한을 나흘 남겨두고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정부의 2차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에서 일단 멀어지게 된 셈이다. 대통령 승인 등의 추후 절차가 남아있어 불씨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매체 더힐과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양당 협의회 지도부(Key leaders)는 이날 늦은 오후, 비공개 연장 논의 끝에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잠정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 최종 예산 합의안은 13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잠정 합의안의 골자는 국경장벽 예산의 축소와 불법 이민자 구금 침상(bed)수 현행 유지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 215마일에 달하는 장벽 건설을 위한 57억달러(6조4000억원) 규모 예산안을 주장했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예산안은 55마일에 해당하는 13억7500만달러(1조5500억원)로 대폭 축소됐다.

또 다른 주요 쟁점이었던 불법 이민자 구금 수용 인원 제한 문제를 두고선 야당인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섰다.


보도에 따르면 합의문에서는 민주당이 주장했던 엄격한 구금 수용 인원 한도가 생략됐다. 대신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매거진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재 구금 시설 내 침상을 4만520개 운영중이다. 백악관은 이 숫자를 5만2000개로 늘리기 위해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침상 수를 3만5520개로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현재 백악관 관계자들은 합의안 조건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 합의안을 토대로 최종 예산안을 작성, 상·하원을 통과시킨 뒤 대통령 승인을 얻으면 효력이 발생된다. 자연스레 2차 셧다운 위기도 소멸되는 셈이다.

트럼프를 포함한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이 이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는 "합의안의 세부안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보수주의자들로부터의 반발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합의안 승인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잠정 합의를 이끈 리처드 셸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셧다운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협상을 진행했다"며 "트럼프가 이 안을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공화당과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안 문제로 촉발된 셧다운 상황을 잠정 종료했다. 셧다운 종료 기간은 3주, 즉 오는 15일까지 의회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제 2차 셧다운이 재개될 위기에 놓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