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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여파에 한진重 자본잠식…STX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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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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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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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빅 조선소 현지화 실패로 적자 누적…"수빅과 연결고리 끊어야 한 숨 돌린다"

한진중공업 수빅 조선소 전경/출처: 머니투데이DB
한진중공업 수빅 조선소 전경/출처: 머니투데이DB
한진중공업 (8,000원 상승10 0.1%) 자본 잠식이 현실화됐다. 뇌관은 필리핀 수빅 조선소의 부실이다. 결과적으로 수빅 사업을 결정한 경영진의 잘못이 됐다. 해외 대형 조선소 투자가 몰락 단초가 된 STX그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제 수빅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자본을 확충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부활을 논할 수 있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13일 "종속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자산평가 손실과 충당부채 설정으로 2018년도 연결 재무제표 결과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자본잠식에 따라 한진중공업 주식 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원인은 2조원을 투자해 2009년 완공된 수빅조선소 부실이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가 누적돼 모회사인 한진중공업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시켰다. 2016년 18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7년 2335억원,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결국 수빅조선소의 필리핀 현지 금융에 대한 4억1000만달러 규모 한진중공업 본사 보증채무가 현실화하면서 자본잠식 상황을 초래하게 됐다.

완공 당시 필리핀의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수빅 조선소는 '알짜 사업'으로 평가됐다. 조선 호황기 흐름을 타고 국내 조선사 해외현지법인 중 신조선 분야에서 누적 건조 100척을 최초 달성한 조선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황이 시작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비숙련 노동력'은 '값싼 노동력'과 동전의 양면이었다. 확보한 일감조차 선주가 원하는 사양으로 제 때 인도되지 못했고 신뢰도가 떨어져 수주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중국 대련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세운 조선소가 그룹 전반의 경영악화로 번진 STX그룹과 구조적으로 비슷하다.

더욱이 한진중공업을 이끈 최고경영자는 조선업 전문가도 아니었다. 2014년 이후 3명의 대표이사는 모두 건축·토목 공학과 출신이었다. 결과적으로 수빅 사업을 결정하고 조선업 전문성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조남호 회장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제 한진중공업은 본사와 수빅조선소와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 역시 필리핀 현지에 협상 인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수빅 조선소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지만, 조선 시황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매수자를 찾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 고리를 끊지 못하면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고리를 끊은 이후에는 채권단 등의 출자전환과 증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그룹이 보유한 율도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등 1조원 이상 규모의 자산 매각도 진행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 책임론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조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일단 수빅과의 고리를 끊어낸다면 다시 정상적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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