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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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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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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종합)

[편집자주] 정부가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발표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머니투데이가 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꼼꼼히 살펴봤다.


동해중부선 전철화


부산~동해 '100분', 유라시아 철도 꽃피운다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디젤 대신 전기기관차로 환경문제도 해소"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가 면제된 포항~동해 간 동해중부선 전철화사업은 동해안 물류와 경북 관광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프로젝트로 꼽힌다. 당초 경북도가 신청했던 4조원규모의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사업이 대폭 축소됐지만 복선전철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동해중부선은 급증하는 강릉·태백권과 경북권 관광수요를 분담하는 것은 물론 남북 경협에 따른 남북 철도사업으로 동부북부선과 연계, 향후 북한과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 이어질 수 있는 노선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포항~삼척 166.3㎞의 동해중부선 단선 철도노선이 비전철로 공사 중이다.

이 가운데 포항에서 월포-장사-강구를 지나 영덕까지 이어지는 44.1㎞ 구간은 지난해 1월 26일 개통, 하루 14차례 왕복으로 기차가 오가고 있다. 포항~영덕 간 철도노선 개통에 따라 버스로 1시간 소요됐던 통행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됐다.

이번 사업은 포항~삼척 구간을 포함, 삼척~동해 구간(12.9㎞)까지 총 4000억원을 투입해 비전철 노선을 전철화하는 프로젝트다. 우선 이 노선이 전철화되면 부산에서 전기기관차로 탑승한 승객들이 포항에서 디젤기관차로 갈아타는 불편이 해소된다. 디젤기관차 운영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해소된다.

전철화에 따라 디젤기관차 대신 전기기관차가 운행되면 시속 100~150㎞인 기관차 속도를 200㎞로 높일 수 있다. 현재 시공 중인 영덕~삼척 구간도 시속 200㎞까지 달릴 수 있도록 설계돼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부산에서 동해까지 100분이면 닿을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번 전철화사업에 맞춰 삼척~동해 구간의 심한 곡선 선형을 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기본계획 단계에서 확정되겠지만, 전철화를 하려면 무엇보다 선형 개선이 필요하다"며 "곡선 구간을 편다면 현재 12.9㎞인 삼척~동해 구간이 7㎞로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타 조사 면제에 따라 경북도는 동해안을 남북경협시대의 신북방 경제의 전초 기지로 육성하는 동시에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우선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총 1만5000㎞ 길이의 유라시아 철도 사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등 북방 교역을 늘리고 철강 산업과 항만 경쟁력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동해선 전철화로 철도와 크루즈를 연계한 '금강산-울릉도·독도-포항·경주'의 관광벨트를 마련, 환동해 관광시대를 본격 열겠다는 밑그림이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동해선 단선 전철화와 함께 남부내륙철도가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되고 남부내륙철도와 이어지는 문경~김천선이 예타 대상으로 선정돼 지역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동해안 고속도로와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실현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성일 선임기자



서남해안 관광도로


남해안 해양관광자원 묶는 바닷길 열린다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 영광서 목표 여수까지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지난달 29일 정부가 예비타당성(예타)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한 서남해안 관광도로는 국도77호선 단절구간(압해-화원, 화태-백야)을 연결하는 것이다. 영광에서 목포를 거쳐 여수까지 전남 남해안 연안지역의 해양관광자원을 하나로 묶는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국도 제77호선은 해안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가 갖춰져 있어 서남해안권 관광도로 역할을 한다. 전남도는 국도 제77호선에 미연결 구간이 많고 교통정보 제공시설이 부족해 관광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해상 교량을 연결하려 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을 이유로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간 전남도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남해안 관광도로를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해왔다.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되지 못해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으나 2017년 4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해안관광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예타 면제로 전남도는 국도77호선 단절구간인 신안 압해~해남 화원, 여수 화태~백야를 연결하는 해상교량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오는 2020년에 나서 2025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비는 1조원이다.

전남도는 오는 4월 개통되는 천사대교와 함께 서남해안 관광도로가 개통되면 전남의 섬·해양 관광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관광산업을 발전시켜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전남도의 궁극적 목표는 서남해안 관광도로를 통해 전남에서 경남·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선 목포권과 여수권을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고 남해안 연안을 따라 해양관광 거점과 이순신 호국관광 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목포권에는 근대문화역사특구와 고하도 해상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여수권은 마이스(MICE)산업을 육성해 외국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향후 신안 하의도 등 국도 2호선 단절구간도 연결해 전남과 경남을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묶을 계획이다. 주요 항과 섬을 잇는 국제·연안크루즈도 운영헤 국제적인 섬 관광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권은 서해안과 남해안을 낀 권역인데다 가장 긴 해안도로가 있어 이번 예타 면제로 선정된 두 곳만 연결하면 전 해상이 이어진다"며 "그간 섬·해양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아 활용되지 못한 남해안권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제주 하수처리시설 현대화


해녀들에 보상금까지…제주하수처리장 무슨 일?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처리용량 한계에 3887억 투입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제주시 도두동에 살던 해녀들은 최근 보상금을 받았다. 인근 제주하수처리장이 문제였다. 이주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하수처리장은 포화 상태다.

심심찮게 오수가 넘쳐 바다로 흘러갔다. 바다가 더러워지면서 갯녹음 현상까지 발생했다. 갯녹음 현상은 바다의 사막화로 불린다. 해녀들은 생계가 막막했다. 보상금은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여름철 악취까지 견뎌야 했다.

제주하수처리장과 인접한 이호테우 해수욕장도 다르지 않다. 오염된 바다는 해수욕장의 명성을 깎아내렸다. 해결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하수처리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하수를 감당하지 못했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제주하수처리장은 1년 중 3분의 1 이상 기준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생활과 어업, 관광 등에서 광범위하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선정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다. 제주도는 제주신항만과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두고 막판까지 고민했다.

최종 선택은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었다. 그만큼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봤다. 제주도의 요청대로 정부는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를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했다. 총사업비는 3887억원이다.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제주하수처리장은 1993년 가동을 시작했다. 가동 당시 처리용량은 하루 6만톤이다. 이후 용량을 증설해 지금은 하루 13만톤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다. 제주도 전체 하수의 60%가량을 이곳에서 담당한다.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넘어오는 하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제주하수처리장의 하루 평균 처리량은 12만2036톤이다. 거의 매일 한계점에 도달한다는 의미다. 오수가 넘치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대화 사업을 완료하면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은 하루 22만톤으로 늘어난다. 제주도는 한국환경공단에 현대화사업의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 등을 맡긴다. 공사는 2025년 마무리한다.

특히, 악취를 풍겼던 기존 시설은 지하화한다. 지상은 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이 유사 모델이다. 최근 제주하수처리장이 있는 도두1동 마을회는 박달하수처리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김용식 도두1동 마을회장은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 능력을 키우면 그동안 발생했던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만들면 냄새가 안 나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정현수 기자



석문산단 인입철도


합덕~석문산단, 충남 서북부 '대동맥' 뚫린다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동서횡단철도 첫 구간, 산업벨트 물류서비스망 개선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출처:충청남도)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출처:충청남도)
석문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면서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건설이 가시화됐다. 충남 서산 대산항~경북 울진까지 연결하는 동서횡단철도의 첫 구간이 삽을 뜨게 되는 것.

석문산단 인입철도는 충남 당진 합덕(서해선 101 정거장)~석문국가산단을 연결하는 단선 전철로 길이 31㎞다. 사업비는 9380억원으로 전액 국비로 진행된다.

지난해 8월부터 기획재정부가 예타를 진행 중이었으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지역 현안사업 조사 이후 예타를 면제받아 곧장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에 따라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석문산단선 개통 후엔 충남 서북부 산업지대를 관통하는 국가 '대동맥'이 새로 뚫리게 된다. 충남 서북부 산업단지와 당진항에 철도망이 구축돼 아산국가산단 고대·부곡지구와 송산산단에 입주한 철강업체들에게 안정적 물류 서비스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인입철도가 당진항을 인접해 경유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철도를 통한 육상수송과 해상수송을 연계, 당진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급증하는 충남 서북부의 물동량을 처리해 국가 수출입 경쟁력 역시 높일 수 있다. 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석문산단 내 분양 활성화에도 긍정적이다.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2020년 완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과 연계한 광역철도망이 구축됨에 따라 산단 내 근로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교통 편의도 높아진다.

충청남도는 석문산단 인입철도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를 3조5000억원,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1조2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고용창출 효과도 2만800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첫 구간을 완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서산·당진·예산·아산·천안에서 청주를 거쳐 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을 연결하는 사업 구상이다.

충청남도는 석문산단 인입철도가 본격화됨에 따라 석문산단~대산항(대산항선, 17.3㎞) 사업도 연계해 추진하겠단 구상이다. 이에 대해 충청남도 관계자는 "서해안권 부두특화 전용항만인 대산항은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입주해 철도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현재 추진 중인 장항선과 서해선 복선전철, 아산∼천안, 대산∼당진,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사업 등 주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도 조기에 완료하겠단 목표다.

김희정 기자



세종청주고속도로


세종~청주 고속道, 대한민국 '동서 4축' 완성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충남 당진~경북 영덕 동서 가로질러… 세종~청주 32분→12분 단축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국가적으로 고속도로 동서 4축이 완성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세종시 장군면에서부터 청주시 남이면까지 20㎞ 구간에 4차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총 8013억원이다.

오는 2024년 전 구간 개통 예정인 세종~서울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가로로 연결하게 된다. 충남 당진에서 경북 영덕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동서 4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노선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세종~청주 고속도로가 생기면 충남지역은 충북지역와 동해안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된다. 반대로 충북지역은 충남지역과 서해안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1번 국도에 IC가 개설되면 조치원과 연기·연서, 세종 신도시 1·6 생활권에서 동쪽 방면으로의 이동시간도 크게 단축될 수 있다. 세종시에서 청주까지의 이동시간은 기존 32분에서 12분으로 20분 가량 단축된다. 세종-서울,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돼 수도권으로의 이동도 한층 편리해질 전망이다.

세종시로서는 외곽 순환고속도로가 완성되는 의미도 있다. 도심을 중심으로 세번째 외곽순환도로가 완성되면 공주에서 청주 간 이동을 위해 도시를 통과하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돼 도심 지·정체 해소에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도 보상비를 제외한 6000여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돼 약 7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세종 연서면 와촌리에 선정된 '스마트시티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와도 가까워 향후 물류비용 절감 등 산업단지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앞서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건설 5개년(2016~2020) 계획상 중점추진 재정사업 1순위로 선정됐다. 2017년 7월에는 국정기획자문위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조사 절차를 밟아왔다. 당초 계획은 2020년 기본설계, 2022년 실시설계를 거쳐 2024년 착공한다는 로드맵이었다. 준공 및 개통 계획 시기는 2030년.

하지만 이번 예타 면제로 사업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세종시는 최근 예타가 면제된 만큼 착공 시점을 계획보다 2년 더 빠른 2022년으로 앞당겨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종시로부터 건의를 받은 게 사실"이라며 "최대한 빨리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가 인접 도시와 광역생활권을 조성하고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충북도는 물론 청주시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주 기자



울산 산재병원


16년숙원 결실, 울산에 산재 거버넌스 구축한다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응급환자 대응력 확대·R&D 시너지 기대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산재전문공공병원(이하 산재병원)은 '산업수도' 울산의 숙원사업이었다. 광역도시이며 국내 최대 산업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울산대병원을 제외하고 대형병원이 없어 지역민들의 요구가 컸다.

산재병원 논의는 2003년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가 들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정부 예타 면제 지정까지 16년간 병원형태와 사업비, 병상 수 등을 놓고 부침이 많았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 남쪽에 4268억원을 투자해 500병상의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나올 때만 해도 일이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예타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낮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업 계획이 수차례 변경됐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후속 예타 결과를 아예 내놓지 않았다.

이번에 예타 면제가 결정된 300병상에 2000억원의 사업비 투입은 2014년 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규모다. 가장 최근인 2016년 3차 수정안(200병상, 사업비 1715억원)보다는 확대됐다. 여러 이해 관계자들끼리의 절충 결과다.

병상 수가 최초 계획보다 줄었어도 산업재해에 의한 응급환자 대응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고용부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산재병원 내 40병상 규모 응급실만 마련해도 285명을 응급사망에서 구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지역 내 응급사망자 수가 1109명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효과다.

손영택 울산 남구 산재전문 공공병원 유치 위원장(중앙)이 지난 13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손영택 울산 남구 산재전문 공공병원 유치 위원장(중앙)이 지난 13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고용부는 또 500병상을 기준으로 2021년 연간 총편익이 725억원, 2050년에는 1688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시너지도 예상된다. 먼저 산재 관련 거버넌스 구축 효과다. 전국 10개 산재전문병원의 헤드 역할이 가능해진다.

활발한 연구개발도 기대된다. 고용부는 산재병원이 울산과학기술원과 인접해 설립됐을 때 연구개발이 힘을 받을 것으로 봤다. 전체 산재 사망자의 34.6%가 호흡기 질환, 뇌졸중, 급성 심근경색, 각종 암 등 중증 난치성질환에 의해 사망한다는 점에서 연구 경쟁력을 보유한 대학과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과거 기본계획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은 "울산은 대규모 산업체 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인 47만8000명에 이른다"며 "산재병원 설립은 당연하고 울산과학기술원과 연계하는 쪽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사진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울산 기초단체들이 벌써부터 산재병원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900병상 규모 울산대병원이 소속된 동구를 제외한 중·남·북구와 울주군이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당초 안은 울주군 내 울산과학기술원과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산업단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역 내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지산 기자



AI 산업융합 집적단지


광주 AI 집적단지 "서남부 4차 산업혁명 거점될 것"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下]자동차 등 광주 주력산업 활력 기대

창업단지 조감도/사진제공=GIST
창업단지 조감도/사진제공=GIST
광주광역시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은 2029년까지 10년간 1조원을 투입해 광주·전남 연구개발 특구 첨단 3지구에 자립형 AI 중심 창업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자동차, 에너지 등 광주의 주력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GIST(지스트, 광주과학기술원), 광주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공동 기획했다.

이 중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은 2024년까지 5년간 4061억원이 소요되는 1단계 사업이다. 이 기간 기업동, 실증동,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과 창업보육 프로그램, 산업융합 R&D(연구개발) 등 AI 개발·육성에 필요한 자원과 인프라가 확충된다. 이후 2단계에서는 AI 기술을 사회 서비스 분야로 확대, AI 선도도시를 조성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세계적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 광주 주력산업과 연계한 AI 연구개발, AI 창업인재 배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진행된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지역공약으로 채택됐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광주 발전공약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AI 집적단지 조성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지역의 예타 면제 사업이 대부분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인데 반해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AI 연구개발(R&D) 사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광주시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만7500명의 고용 효과와 AI 벤처기업 1000개, 전문인력 5150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예산 규모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훨씬 많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사업이라고 광주시는 설명하고 있다.

GIST 역시 “국내 최초 산학일체형 AI 기반 연구·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나라의 AI 연구·창업 역량 고도화, AI를 활용한 미래형 일자리 창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서남권 지역 균형 발전 등 천문학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사회는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광주상의는 선정 직후 논평을 통해, “해당 사업의 예타 면제는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침체에 놓인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호재”라고 밝혔다.

광주 북구에 지역구를 둔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AI 집적단지가 조성되면 첨단 3단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될 것”이라며 “광주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만큼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상용차 산업단지


GM 떠난 전북, 미래 상용차 메카로 키운다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1930억 투입, 일자리 4866개 창출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허약한 전북의 산업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게 됐다."(전라북도의회)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이하 상용차 혁신성장 구축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받자 전라북도가 들뜨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온기가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17일 전북도에 따르면, 상용차 혁신성장 구축 사업으로 군산과 새만금 일대에 내년부터 2024년까지 1930억원(국비 1095억원, 지방비 461억원, 민자 374억원)이 투입된다. △미래 상용차 핵심부품 고도화 기술 개발 △기업 지원을 위한 신뢰성 평가 장비 구축 △핵심부품 기업유치와 집적화를 위한 공간구축 등이 주요내용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송, 환경, 에너지, 자율 등 중대형 상용차에 적용되는 부품·시스템 관련 기술개발,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7년 '전기상용차 자율(군집)주행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사업'으로 출발했다. 관련 연구용역을 거쳐 핵심 부품기술 개발에 더 방점이 찍히며 사업명이 바뀌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이후 군산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한 뒤 상용차산업을 지역산업기반과 연계해 신성장 대체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전북이 국내 상용차 94%를 생산하는 거점이며 상용차 완성·부품업체들이 군산과 익산, 완주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으로 4866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8446억원에 달하는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엽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지역 기업들이 일감을 확보하고 미래형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사업을 전환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연구개발(R&D) 예산의 조기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 중 R&D 사업은 2020년 예산반영 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도는 상용차부품 혁신성장 사업단을 구성해 사업추진 계획 수립, 예산확보 협의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전장분야 핵심기업 유치 △상용차 규제자유 특구 지정 △차세대 미래형 자동차 관련 인프라 조성 등도 과제다. 김 연구위원은 "상용차 혁신성장 구축과 연계한 규제자유 특구로 지정받아 개발기술의 제품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자율주행 등 미래형 상용차 개발·실증을 위해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성훈 기자



전남 수산식품 수출단지


음식한류 '김'… 목포를 수신식품 기지화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 下] 수산물 가공 인프라에 1000억 투입

[MT리포트] "바닷길 열고, 철도 뚫고…" 예타면제 AtoZ
"제가 전남도지사일 때 이곳 허허벌판에서 주민들에게 (비전을) 연설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했군요. 어서 장애물을 치워드려야겠단 확신이 듭니다.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대양산업단지에 지금처럼 기업이 몰려들 겁니다."

지난 1월 22일, 목포 수산식품지원센터와 산업수출단지 예정부지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누구보다도 기쁘게 사업진행의 진척을 반가워했다. 이 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2014.7~2017.5)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기반사업을 후임들이 발전시켜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 총리가 이날 시찰하면서 경과를 칭찬한 전남 수산식품 수출단지 사업은 1000억원 규모로 결국 면제사업으로 선정(1월29일)됐다.

전국 수산물 56% 생산지인데…가공품은 26%, 수출은 고작 9%

이 사업은 전남도의 부가가치를 올리려는 역점 사업이다. 전남은 국내 수산물 생산의 약 56%를 점유하는 전국 제1의 생산기지이지만 수산가공품 생산비중은 26%, 수출은 9%에 머무르고 있다. 어느 지역보다 질 좋은 김과 미역 등 천혜의 수산물이 나지만 이를 가공할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다. 저소득 산업구조의 한계로 인해 주민들의 삶은 영세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가 명확한데도 이 사업은 수도권에선 주목을 얻지 못했다. 500억원 이상의 사업에 필요한 예타 평가에서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보니 인구와 자본이 부족한 목포가 수도권에 밀려 평가 결과에선 사업성이 낮은 수준으로 치부돼 온 것이다. 비용편익비율(B/C) 수식구조의 한계였다.

하지만 전남과 목포는 김과 미역, 다시마 등 전국 해조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특히 김의 경우 최근 음식 한류가 일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김 제품의 수출액은 5억 달러를 돌파해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특산물로 평가된다. 일본이나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반드시 단체로 다량 구매하는 품목인데 외국인들은 흉내낼 수 없는 양질의 식감과 풍미를 선호한다.

목포 대양산단에서는 최근 김 가공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올해 목포시가 예상하는 산단의 마른 김 생산량은 전국의 30% 이상이다. 중국과 태국 등이 김 가공에 나서기 시작한 터라 이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해외 식품안전기준의 강화와 경쟁에 대응할 수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몰려오는데…예타 빼도 남은 심사규제 2년 예상

목포시는 대양일반산단에 1000억원 규모의 수출 주도형 전략산업 가공시설과 국제수산물거래소, 창업·수출지원 및 연구개발(R&D) 지원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시가 예상한 이 사업의 생산유발효과는 약 2235억원에 달한다. 특히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734억원이고 이로 인해 1430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예타 면제만으로 쉽게 풀리지 않는다. 조사가 면제돼도 이후 지방재정법에 따라 사업계획을 만들면서 3가지 관문을 더 거쳐야 해서다.

우선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사업진행을 전제로 한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사업비가 적정한지를 다시 따지는 절차로 6개월 소요가 예상된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타당성 검토도 다시 치러야 한다. 5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집행될 경우 행안부가 타당성 검토(6개월 예상)와 투자심사(2개월 예상)를 다시 주관한다. 목포가 고용위기 지역이라 투자심사는 다소 줄 예상이지만 사업 설계까지 가는 데만 다시 1년여가 소요되는 셈이다.

사업 설계가 시작되면 총사업비 300억원 이상의 조건으로 인해 다시 조달청에 의해 기본계획과 수시변경계획에 대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 조달청 검토는 외부요원 등에 의뢰되기 때문에 이 심사가 두 번만 이뤄져도 반년씩 사업 시행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 착공까지 2년여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근직 목포시 수산진흥과장은 "단지조성이 하루빨리 돼야 동부권에 비해 낙후된 목포와 서남해안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다"며 "예타 면제의 취지를 살려 정부와 관계기관이 남은 심사규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해 국비를 확보하고 2022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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