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빠진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 파괴력 상상 초월"

8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융합보안, 블록체인 등 2019년도 기관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KISA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설계에 보안이 빠져 있습니다. IoT(사물인터넷)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설계 단계부터 융합보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의 경고다. 김 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업무추진 계획을 소개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날 5G 시대 융합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공장), IoT 확산이 예상되지만, 시스템 설계·제조 과정에서 보안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2022년까지 국내에 3만개의 스마트팩토리를 만들겠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정작 보안 문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며 “융합보안은 스마트팩토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IoT 등 일상 생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콘텐츠를 채우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다”라며 “5G 망 아래에서 수많은 IoT로 연결될 도시에서 보안은 설계 단계부터 고민해야 하는 필수 요소"라고 지적했다.

◇“정유공장, 발전소 등 전통 산업과 결합된 새로운 위협 나타날 것”=김 원장은 KISA의 올해 중점사업으로 새로운 사이버 침해 대응체계와 국민 체감형 서비스 확대를 꼽았다. 김 원장은 "ICT(정보통신기술)가 정유공장이나 발전소, 댐, 항만, 철도 등 전통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위협이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피해가 단순히 정보유출로 그치지 않고 물리적 피해나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빅데이터와 AI 등 신기술을 활용, 대응체계 전반에 단계적 AI(인공지능)분석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KISA는 △자율주행차 △재난·안전 △디지털 헬스케어 △실감콘텐츠 △스마트 공장 △스마트 교통·물류 등 국민 생활 안전에 밀접한 6대 융합산업 분야로 잡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융합보안 선도전략을 5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데이터 경제·블록체인 활용 확대…지역사회와 상생도=KISA는 비식별 데이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데이터안전활용기술지원센터도 준비 중이다.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의료, 통신 등 분야에 비식별조치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보보호산업 육성을 위해 정보보호 전문 자문단을 구축하고 전용 펀드를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외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활용 사례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KISA는 올해 공공 분야에서 12개, 민간 주도 3개의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신규 추진한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한 해외 직구 관세청 블록체인 플랫폼은 이르면 올 하반기 중 실제 체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체감형 서비스 확대를 위해 종이문서 전자화를 확산하고 AI 기반 불법스팸 차단시스템도 구축한다. KISA는 모바일 전자고지 사업 확대로 2021년까지 전자문서 활용률 70%를 달성한다면 약 1조1000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지역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보보호 자립 생태계도 조성한다. 현재 7개의 지역정보보호지원센터는 올해 8개, 2020년 10개로 확대하고 영세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을 추진한다. 융합보안 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 특화사업과 연계한 융합보안 대학원도 3개 설립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정보보호 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정보보호를 강화해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