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칼럼9]창업, '귀동냥' 정보 수집보단 전문가 상담을 우선해야

우리 속담에 “모시 고르려다 삼베 고른다”는 말이 있다. 어느 적당한 선에서 만족을 못하고 끝없이 더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가 급기야는 지치고 판단력이 흐려져서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빗대어 생긴 말이다.

처음 창업에 임하는 사람들 또한 이와 유사한 케이스를 겪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경험도 없으면서 아주 치밀하고 꼼꼼하게 ‘반드시 필요한 조건’ ‘반드시 피해야 할 조건’ 등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한 뒤 세상에는 없는 신기루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예컨대 스터디카페의 경우 소음이 많은 곳에는 안 하는 것이 좋지만 그 소음 요인이 학원 밀집가나 번화가라서 고객 창출의 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데, 전문가는 이를 알아보지만 신규 창업자는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소음이 없으면서도 유동인구는 많은 곳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이처럼 신규 창업자는 귀동냥으로 정한 원칙이 수도 없이 많다. 임대 상가의 경우만 해도 외관이 번듯할 것, 유동인구가 많을 것, 화장실이 깨끗할 것, 임대료가 저렴할 것, 임대주가 좋은 사람일 것, 관리비가 저렴할 것, 주변에 유해업소가 없을 것, 자신의 집과 가까울 것 등이 흔히 나열되는 예인데 사실상 그런 장소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전문가가 보았을 때는 앞서 말했듯 어느 한 두 요소가 빠지더라도 나머지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면 좋은 상권이건만 초보 창업자는 경험이 없으므로 자신이 여기저기서 들은 귀동냥으로 나열한 조건에서 결코 타협이나 양보가 없다는 것이다. 비단 상가만이 아니라 업종도 여러 가지로 나열해놓고 고심하며 각 업종마다 창업 본사를 서너군데씩 묻고 고민한다. 그러다 보니 그 선택을 하는데만 있어서도 수개월이 걸린다. 알아보는 과정에서 조건은 점점 추가된다.

하지만 생계형 창업자의 경우 무한정 창업을 미루기만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결국 마지막에는 시간적 물리적 선택의 코너에 물려 지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바둑에서 말하는 ‘덜컥 수’를 둘 위험이 있다.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꼽는 첫 번째 성공의 비결은 ‘신속한 결단’이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모시 고르려다 삼베를 고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옛말에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했거니와, 생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성공의 길은 점점 더 요원해지는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 전문가란 그냥 말 몇마디 해주고 돈을 받아내는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