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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가 성큼성큼"…'사물의 힘' 뇌질환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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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류준영 기자
  • 2019.03.18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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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뇌주간' 맞아 한국뇌연구원 강연회

[편집자주] 1000억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졌다. 무게는 약 1.4kg으로 성인 평균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체내 산소 중 5분의 1을 소모하고, 심박출량(심장이 1분간 박출하는 혈액용량)의 17%를 쓴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장기, 이것은 무엇일까. 답은 ‘뇌’이다. 18일 뇌 과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세계 뇌 주간’의 막이 올랐다. 세계 뇌 주간은 1992년 미국 다나재단이 뇌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3월 셋째 주 60여 개국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국내에서는 2002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세계 뇌 주간 첫 행사는 지난 16일 한국뇌연구원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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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구 동구 한국뇌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세계 뇌주간-대구경북’ 행사에서 한국뇌연구원 직원 및 강연자, 관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뇌연구원<br>
“파킨슨병 환자는 ‘스마트안경’ 착용만으로 보행장애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구 동구 한국뇌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세계 뇌 주간-대구·경북’ 행사의 기조연설자인 이호원 경북대 교수는 ‘ICT(정보통신기술)를 이용한 노인성 뇌질환 극복’이란 주제로 강단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 전문의로 국내 한국뇌은행, 줄기세포 재생의료사업 등을 이끌고 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 환자들에겐 서동증(운동 느림), 손떨림, 근육강직, 자세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운동 시 꼭 필요한 도파민이 있는 데 이를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원인도 모르게 서서히 소실돼 일어나는 질환이다.

경북대학교 이호원 교수/사진=한국뇌연구원
경북대학교 이호원 교수/사진=한국뇌연구원

이 교수는 병원에서 이뤄진 실험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화면에선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힌 파킨슨 환자가 종종걸음으로 병실 밖 복도로 나서자 차츰 보폭이 넓어지면서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나온다. 환자가 쓴 스마트안경에는 AR(증강현실)를 통해 복도바닥에 마치 차선과 같은 안내선이 자동으로 그어진다. 이를 지켜본 객석에선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 교수는 “걸음걸이가 불편한 파킨슨 환자들 눈앞에 가상의 보행선을 그어주는 것만으로도 걸음걸이 장애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치매환자도 일상생활에서 웨어러블(착용형) 센서와 사물통신을 활용해 기억퇴화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을 가져다대면 저절로 물이 나오고 잠이 들면 침대가 알아서 각도를 맞춰주는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치매를 앓는 환자들의 일상도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치매환자는 요리를 하고 싶어도 순서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IoT 기술이 탑재된 냉장고가 요리선생님 역할을 하도록 설정한다. 치매환자가 냉장고 문 앞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택하면 “우선 양파를 꺼내 잘게 썰어 30분간 볶으세요”라는 안내가 가능하다.

이 교수는 “내 주변에 사람이 없더라도 사물이 도와준다면 치매요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사물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한국뇌연구원 고지마 사토시 책임연구원/사진=한국뇌연구원
한국뇌연구원 고지마 사토시 책임연구원/사진=한국뇌연구원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하는 ‘뇌 비밀’, 새 지저귐에서 힌트 얻다=한국뇌연구원 인지행동연구실에서 금화조 200여마리와 동고동락하며 새의 음성학습을 연구하는 고지마 사토시 책임연구원이 두 번째 강연자로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일반적인 생명과학연구에선 실험동물로 쥐를 쓰지만 뇌 연구에선 주로 금화조를 사용한다. 노래하는 새인 명금(鳴禽)의 일종이다.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학습 등 기억 관련 실험을 할 때 자주 이용한다.

고지마 사토시 책임연구원은 “카나리아, 꾀꼬리, 금화조 등의 수컷 아기새는 아빠 새의 노래(지저귐)를 듣고 따라 하는 방식으로 정확히 노래하는 법을 배운다”며 “인간의 영유아도 아기새처럼 비브라토(목소리를 상하로 떨리게 해 울림을 만들어내는 기교)를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때 관련 뇌 영역도 함께 발달하는 데 이 과정이 인간의 언어 및 외국어 학습과 관련한 뇌 메커니즘과 연관성이 있다”며 “어린아이들이 성인보다 외국어를 빠르게 배우는 비밀을 푸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뇌과학계는 인간의 언어습득 메커니즘을 뇌기능 부위와 연관지어 명확히 규명할 수 있다면 ‘영어울렁증’ 극복은 물론 영어에 대한 압박감·스트레스 없이 모국어를 습득하듯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일대학교 류지헌 교수/사진=한국뇌연구원
경일대학교 류지헌 교수/사진=한국뇌연구원

◇‘겨울왕국’ 엘사처럼…바뀐 여자아이 선호색=경일대 만화애니메니션학과 류지헌 교수는 ‘색상과 뇌기능의 연관성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뇌연구자가 아닌 브랜드기획·개발전문가가 무대에 오르자 청중의 이목을 집중됐다. 류 교수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특히 장난감업계에서는 남자아이용, 여자아이용은 각각 파란색, 분홍색으로 구분해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같은 통념이 2014년 뒤집어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월 개봉해 전국 102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엘사가 입은 하늘색 드레스가 장난감 및 유아복 등 의류업계에서 대히트한 바 있다. 류 교수는 “이 작품 이후 여자아이들은 분홍색 옷보단 파란색 옷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반대로 남자아이들은 만화·영화 속 인기 영웅캐릭터 ‘아이언맨’ 수트의 빨간색에 관심을 더 보이면서 남녀간 선호 색상이 맞바뀌는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외부자극에 의해 성별 선호색이 달라지듯 인간의 뇌는 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또 색채 배색에 따라 단기기억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보여줬다. 그는 “양면으로 연하고 짙은 파란색이 배치된 도화지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색상 차이가 명확한 도화지 중 글자를 썼을 때 가장 잘 외워지는 쪽은 유사배색을 이룬 도화지였다”며 “뇌가 차이를 못 찾으면 집중력을 높이게 되고 이때 단기기억력도 함께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16일 대구 동구 한국뇌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세계 뇌주간-대구경북’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한국뇌연구원
16일 대구 동구 한국뇌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세계 뇌주간-대구경북’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한국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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