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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경제 전망은 순수한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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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19.03.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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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최저임금 인상=고용악화=경기둔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를 얘기할 때 꼭 등장하는 틀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시행하다 보니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고 그 때문에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실제 경제지표는 이런 판단과 조금 달랐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2.7% 성장했다. 언론에선 ‘6년 만에 최저’에 주로 초점을 맞췄지만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 수준에 있는 나라 중 2.7%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성장 내용도 좋아졌다. 내수소비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2011년 이후 계속 성장률보다 낮다가 지난해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성장에 대한 기여도도 52%로 높아졌는데 2013년 해당 수치는 7%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소득증가를 통한 소비확대 정책이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우선 저성장의 영향이 크다.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경기가 좋고 나쁨을 구분하기 힘들게 됐다. 과거 기준으로 보면 항상 경제가 나쁘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건데 경제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저성장은 다른 선진국에서도 관찰된다. 미국 경제가 116개월에 걸쳐 확장하는 동안 영국·독일·일본경제 역시 사상 최장이거나 그에 맞먹는 확장을 계속한다. 기간이 긴 데 비해 성장률은 높지 않다. 과거 회복기 때 기록한 성장률의 절반을 넘는 나라를 찾기 힘들 정도다. 미국경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월등히 좋지만 10년간 평균 성장률은 2%를 겨우 넘는 데 그쳤다. 1990년대 확장기 때는 3.7%였다. 우리도 비슷하다. 지난해 10월까지 65개월간 확장을 이어왔지만 체감하기 힘들었다. 국내외 경제가 짧고 강한 상승에서 낮은 성장이 오래 지속되는 형태로 바뀌면서 나온 결과다.
 
선진국 경제가 약해지는 것도 문제가 됐다. 유럽의 성장률 전망이 3개월 만에 1.7%에서 1.1%로 낮아졌다. 당초 9월로 예정됐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12월로 미뤘는데 유럽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자리 증가가 30만개에서 2만개 내외로 줄었다. 지난해 말에 처음 일자리 증가규모가 예상치보다 낮았을 때만 해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비슷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 세계경제가 오랜 확장을 끝내고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해외경제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경제전망이 좋아지긴 힘들다.
 
경제정책은 시행되고 그 효과가 나올 때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 사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전망이 나올 수 있다. 이 전망이 이해관계와 맞물릴 경우 경제 전체에 상당한 압박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경제를 얘기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경제는 심리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위기와 침체를 입에 달고 살다 보면 실제 경제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언론은 경기둔화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 직전 제대로 경고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가 조금만 나빠지면 위기를 얘기한다. 이런 우려에 정파적 이해관계가 더해질 경우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난 몇 달간 우리 정치권과 언론이 경제를 다룬 자세가 바람직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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