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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하루 면세품 2000만원어치 구매"…따이궁 A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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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영 기자
  • 김태현 기자
  • 2019.04.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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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큰 손' 따이궁, 누구인가]① 한국 면세시장 매출 73% 차지하는 '따이궁'...최대고객이며 극복과제

[편집자주] 중국 보따리상 '따이궁'은 연간 20조원을 바라보는 한국 면세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하지만 따이궁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면세시장이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수십만명으로 추정되는 따이궁 대해부를 통해 한국 면세시장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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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가 충분히 있다면 여기서만 400만~500만원어치 정도는 사갈거예요."

지난달 2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시내 한 대형면세점 앞에는 순서대로 '번호표'를 들고 입장을 기다리는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매장으로 들어가 인기 화장품코너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따이궁 A씨는 "인기 색상 재고를 구하려고 일찍왔는 데도 줄을 섰다"며 "다양한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 동안 롯데, 신세계, 신라면세점 등을 쭉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아침 8시 무렵 한국에 들어와 공항에서 대기하던 '따이궁 등록여행사'의 픽업 차량을 타고 서둘러 면세점으로 왔다. 따이궁을 매장으로 데려오고 구매하게 되면, 면세점 측에서 여행사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여행사들은 이에 따라 따이궁들을 대상으로 이동차량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행사가 면세점에서 받은 수수료 중 15~18% 정도는 A씨의 몫이다.

인기제품의 경우 따이궁들끼리도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면세점 재고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조금만 늦어도 상품이 동나기 십상이다. A씨는 이 면세점에서 3000달러(약 340만원) 상당 화장품, 명품가방 등을 구매한 뒤 면세점 측에서 10시부터 2시까지만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으러 갔다. 1500달러 이상 구매시 나눠주는데, 이튿날 아침 문을 열자마자 번호표를 받은 300명은 빠른 순서로 입장할 수 있어서 꼭 챙겨둔다. 그렇지않으면 재고 확보를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늘어서기 때문에 한국 면세점들이 마련한 방법이다.

A씨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면세점들을 돈다. 두 시간 가량 롯데면세점 본점을 둘러보고 오전 12시쯤에는 인근 신세계면세점으로 향한다.

요즘은 따이궁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한다. 주구매 대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들에게 정품임을 인증하고, 주문량을 늘리기 위해 매장에서 인터넷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SNS에 실시간 업로드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A씨는 "구매 제품들은 대부분 화장품이지만 고가 시계, 가방 등은 미리 선입금을 받아 구매대행을 한다"며 "총 구매금액은 한번 방문에 2000만~50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A씨는 신라면세점에서 후, 크리스찬 디올 등 인기 화장품을 비롯해 최근 유행하는 3000달러 상당의 한국 패션브랜드 핸드백을 구매했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나온 뒤 2시 30분쯤에는 근처 분식집에서 간단히 김밥을 산다. 기다리고 있던 여행사 차량에 탑승해 다음 신라면세점으로 이동하며 식사를 하고, 같이 차량에 탄 따이궁들과는 가벼운 얘기를 나누며 정보공유를 한다. 이렇게 저녁무렵까지 쉴틈없이 2~3곳의 강북권 면세점들을 돈다. 밤 9시 이후부터는 동대문 쇼핑몰에서 개성있는 의류, 잡화 등을 추가로 구매한다. 숙소로 돌아오면 새벽 2시. 짐 정리를 하고 몇 시간 잠을 잔 뒤 오전 9시까지 번호표를 들고 시내 롯데면세점으로 다시 향한다.

둘째날은 번호표를 뽑은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뒤 롯데월드타워,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강남권' 면세점을 둘러볼 예정이다. 면세점 간 수수료 경쟁도 치열하고, 마케팅도 달라서 최대한 이득이 되는 곳에서 상품을 구매할 계획이다.

물건은 중국으로 돌아가 위챗, 웨이보, 카카오톡과 같은 SNS를 통해 지인, 팔로워들에 판매한다. 한국 제품은 상대적으로 이익이 많이 나지는 않지만 '믿을 수 있어서' 인기다. 유럽까지 쇼핑을 가면 재고도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은 한 달에 서너번씩 오갈 수 있어 선호한다.

A씨는 "중국에 돌아가면 SNS 팔로워들에 제품을 파는데 지금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고 금방 동난다"며 "한국 면세점 제품은 정품이 확실하기 때문에 조금만 저렴해도 잘 팔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내일 오후 출국해 다음 주에도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A씨의 한국방문은 한달에 최소 서너번. 따이궁 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업'인 경우 대개 그렇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중국 내 '전자상거래법'의 여파는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단속이 진행되지만 중국 내 수많은 사람들의 개인 SNS까지 정부가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A씨는 "웬만한 일을 하는 것보다 벌이가 좋고, 한국에서도 따이궁 시장과 서비스가 잘 형성돼 있는 만큼 당분간 유망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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