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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심야 전기료 30% 인상 필요…낮 시간 요금은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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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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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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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별 요금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경부하 시간대 요금 인상, 최대부하 요금 인하시 경제에 긍정효과"

수출을 앞둔 철강 제품들이 쌓여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18.8.30/사진=뉴스1
수출을 앞둔 철강 제품들이 쌓여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18.8.30/사진=뉴스1
심야시간대 사용 전기에 적용하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생산 원가를 고려해 최소 15~30%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국책연구원 보고서가 나왔다.

경부하 시간대 요금만 올릴 경우 경제에 부정적이지만,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을 함께 내려 전체 평균 요금에 변화가 없도록 조정한다면 성장과 고용, 소득분배 모두에 긍정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 주목된다.

3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계시별 요금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시간대별 차등요금제가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계약전력 300㎾ 이상의 산업용(을) 고압B 선택Ⅱ 요금제의 경우 봄·가을에는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경부하 요금, 오전 10~12시와 오후 1~5시에 최대부하 요금이 적용된다. 전력량요금은 ㎾h당 △경부하 56.2원 △중간부하 78.5원 △최대부하 108.8원이다. 전력을 많이 쓰는 시간대에 높은 요금이, 적게 쓰는 시간대에 낮은 요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여름과 겨울에는 냉난방수요를 감안해 전력량요금이 달라지고, 최대부하 시간대도 일부 차이가 있다.

본래 계시별 요금제는 전력 사용량이 몰리는 계절·시간대의 수요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때로 옮기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안됐다. 전력 사용이 적은 심야시간대 원자력이나 석탄 등 기저발전 설비에서 생산된 남는 전기를 싸게 공급하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전력생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보니 본래 취지와는 달리 과소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산업용 전력을 쓰는 기업들의 심야 시간대 사용량 급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전체 산업용 전력 판매량의 50% 가까이가 경부하 시간대에 집중됐다.

결국 늘어난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위해 심야에도 기저설비 외에 액화천연가스(LNG)나 유류 발전기 가동이 늘어나 전력 생산 비용이 더 이상 싸지 않게 됐다.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산업계에서는 LNG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난방까지 전력으로 대체하고 있다. 시장 왜곡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생산 원가를 반영한 경부하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3년간의 기저발전 구입단가 자료를 토대로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이 최소 15~30% 올라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동시에 최대부하나 중간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낮춰 산업용 전체의 평균 판매단가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사업소에서 직원들이 가정으로 배부될 지난 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2018.8.6/사진=뉴스1
6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사업소에서 직원들이 가정으로 배부될 지난 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2018.8.6/사진=뉴스1
보고서는 전기요금 조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산업용(을)의 고압B 선택Ⅱ 요금을 대상으로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먼저 경부하 요금만을 10% 인상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제조업 전체 전기요금이 2.5% 올랐다. 그 결과 2020~2030년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066%, 소비 0.042%, 투자 0.045%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부하 요금을 10% 인상하고 동시에 최대부하 요금을 10% 인하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제조업 전체 전기요금이 1.8% 떨어졌다. 최대부하 시간대의 요금이 워낙 높아 요금 인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GDP 0.050%, 소비 0.034%, 투자 0.035% 각각 증가해 경제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경부하 요금을 10% 인상하되 전체 요금 수준에 변화가 없도록 최대부하 요금을 인하할 수 있다. 이 경우 연평균 GDP 0.001%, 소비 0.002%, 투자 0.001% 각각 증가하면서 미약하게나마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시나리오 1에서는 2030년까지 지니계수가 연평균 0.0061 상승해 소득재분배가 악화되고, 시나리오 2와 3의 경우 각각 0.0048, 0.0003 하락하면서 소득분배가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력요금이 상승해 산업생산량이 감소하고 노동수요가 줄어들면, 임금의 경직성이 높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의 해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력요금이 하락할 경우에는 저소득층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한다

분석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경부하 시간대 요금을 인상하는 대신 산업용 요금의 인상이 없도록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을 조정하는 경우는 전반적으로 성장과 고용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소득분배도 개선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경부하·최대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개선하는 경우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분석은 정부의 전기요금 개편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정부는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으로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경부하 요금은 올리더라도 중소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전도 경부하 요금을 인상하되 한전의 전체 판매 수익에는 변화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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