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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유럽에서 명품대신 '빌딩'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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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규민 기자
  • 전혜영 기자
  • 2019.04.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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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본 해외부동산 쇼핑]①보험사 주춤하는 사이 증권사 7조원 넘게 투자…환프리미엄 이용 공격 투자…국내 증권사간 치열 경쟁 가격 상승

[편집자주] 한국 자본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적당한 국내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높은 수익을 찾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란 측면도 있지만, ‘글로벌 호구’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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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A증권사의 대체투자본부 담당자는 체코 프라하의 빌딩 인수 투자 계약서 작성 직전에 해지 통보를 받았다. 내막을 알아보니 한 국내 운용사가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공개 입찰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최근 다른 국내 증권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인수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 타워' 인수의향서 입찰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4개의 한국 증권사가 뛰어들었다. 국내 증권사 간에 인수 경쟁이 치열하자 한국투자증권이 발을 뺐다. 나머지 증권사도 "가격 경쟁은 하지 않겠다"며 신경전을 펼쳤으나 '1조830억원'을 써낸 미래에셋대우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판단했다.

3일 글로벌부동산컨설팅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부동산에 투자된 한국 자본은 총 73억유로, 원화로 약 9조2700억원에 달한다.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부동산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특히 유럽은 환율 프리미엄 때문에 각광 받는 투자처가 됐다. 한국 투자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딜(deal) 입찰을 연기하는 등 유럽에서는 '큰손'으로 대우 받고 있다. 지난해 런던과 독일 내에 주요 빌딩 물건이 나오면 한국 투자자에게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물을 정도다. 한 증권사 사장은 "가만히 있어도 해외에서 투자 딜을 갖고 한국을 방문한다"며 "검토할 딜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중에서는 증권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은행은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을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있지만 직접 투자는 극히 드물다. 규정상 영업용 부동산 보유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2017년까지만 해도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섰으나 최근에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국내 금융사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이다. 특히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대비로 대규모 자본확충을 해야하고 환헷지비용 부담이 커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환헷지비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어 해외부동산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보험사가 주춤하는 사이 국내 9개 주요 증권사가 지난해부터 최근(3월13일)까지 해외부동산에 쏟아 부은 투자액이 7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9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7,180원 상승60 -0.8%),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69,600원 상승700 -1.0%)), NH투자증권 (12,250원 상승50 0.4%), KB증권, 삼성증권 (34,100원 상승200 -0.6%),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4,685원 상승110 -2.3%), 키움증권 (68,600원 상승700 -1.0%), 하나금융투자다. 내부 정보를 이유로 오픈하지 않은 딜을 포함하면 실제 금액은 더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을 포함한 총 인수가액은 수 십 조원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부동산 투자금액이 각각 2조원을 넘어서 금액이 가장 크다. 메리츠종금증권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6580억원, 삼성증권 5354억원, KB증권 3400억원, NH투자증권 3123억원, 키움증권 약 2640억원, 신한금융투자 2035억원 순이다.

좋은 투자 물건을 놓고 국내 증권사 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부동산의 몸값이 뛰고 있다. 증권사 IB부서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약 20% 올랐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딜을 잡기 위해 활발하게 나서면서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증권사 간에 불만도 터져 나온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뒤늦게 해외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몇몇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해 전체 시장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며 "예전에 유럽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연 7~8%가 가능했는데 요즘은 연 7%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수요 대비 우량 물건 공급이 부족하자 유럽 전통 시장인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벗어나 투자경험이 없었던 헝가리, 폴란드, 아일랜드, 덴마크 등 북유럽·동유럽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해도 이탈리아 밀라노 피렐리타이어의 글로벌 R&D(연구개발)센터, 체코 프라하 루스톤카오피스 빌딩 등 앞다퉈 인수 소식을 전했다.

경쟁 과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은 유럽 현지 투자자보다 환율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조금 가격을 높게 써서 인수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수 규모가 큰 빌딩의 경우 향후에 매도할 대상자를 찾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부동산 쇼핑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증시는 변동성이 크고 국내 부동산 시장마저 얼어붙었다"며 "늘어난 자본력만큼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라도 해외부동산 투자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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