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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급등했는데 '김치프리미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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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VIEW 19,017
  • 2019.04.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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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국내 암호화폐 거품가 현상 꺼졌을까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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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비트코인 시세가 4150달러에서 4900달러까지 18%나 급등하자 온라인 미디어 ‘파이낸스 매그니츠’(Finance Magnates)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2건을 모두 승인했다”는 만우절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갑자기 시세가 급등할 이슈가 없었고 예전에도 가짜뉴스가 일시적으로 시세를 부양한 전력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해외보다 높은 시세로 ‘김치프리미엄’라 불리던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품가는 올라가지 않았다. 현재 국내 거래소 대부분의 암호화폐 시세는 해외에 비해 1%도 차이나지 않아 김치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심지어 지난 3월 말 '빗썸' 거래소에서 발생한 ‘리플’(XRP) 입출금 지연 사태 때나 종종 발생하는 급격한 시세 변동 때에도 거품가가 크게 오르내리지 않았다.

국내 비트코인 거품가는 2017년 초만 해도 해외보다 10% 가량 높았으나 5월부터 20%로 늘더니 12월에는 50%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연말부터 전 세계적인 시세 급락과 투기 규제 움직임으로 거품가도 점차 꺼지기 시작했다. 2018년 들어서 거품가가 40%, 35%, 30%로 계단식으로 하락해 2월 이후에는 5%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부터는 국내 시세가 오히려 해외 시세보다 낮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거품가는 시세 조작을 용이하게 하고 급락시 손실을 늘리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변동성이 심하고 거품가에 높게 형성될수록 더욱 그렇다. 여기에 미수거래까지 결합되면 그 위험은 배가 된다.

2017년 상반기까지 국내 거래소는 암호화폐 미수 거래를 운영했다. 700만원을 가지고 있으면 2100만원까지 거래할 수 있었다. 장차 시세가 오를거라 예측하면 공매수를 하고 반대로 내릴거라 보면 공매도를 하면 된다. 시세가 오르든 내리든 레버리지를 이용해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거품가 비율이 커지면서 유독 국내 시세만 하루 또는 길게는 일주일 이상 전 세계 시세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때는 아무 이유 없이 몇 분 사이에 초급등락한 후 다시 원위치로 복귀했다. 이런 급등락으로 인해 공매도, 공매수를 한 사람들은 강제적인 반대매매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대부분의 거래소가 공매도, 공매수 제도를 운영하지 않았지만 국내 거품가는 더 커졌다. 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거품가를 올리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 당시 상승장에 높은 거품가까지 더해져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추가 이득을 챙겼으나 후발 매수자들은 더 큰 위험을 떠안았다. 결국 2017년 12월 시세가 정점을 찍고 급락한 이후 해외보다 국내 거래자들이 몇배 이상 많은 손해를 입었다.

이런 거품가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내 암호화폐 수요가 많다든가 해외로부터의 재정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시세여부에 상관없이 수요가 많든 적든 항상 거품가가 발생했고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국내 채굴보다 해외로부터 유입된 수량이 많았다.

또한 해외 재정거래는 원활하지 않았는데 국내 거래소간 재정거래는 즉시 이뤄져 모든 거래소 시세가 같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국내 각 거래소는 별개의 시장이며 거래소간 암호화폐 이전 시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재정거래 차익을 노리고 잘못 들어갔다가는 그 사이 시세 변동으로 쪽박차기 십상이었다.

이처럼 국내 거품가가 단순히 수요·공급이나 재정거래 여부로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 그동안 국내외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에 검은 손이 작용했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컨대 지난해 1월 해외 ‘통화경제학저널’(Journal of Monetary Economics)에 실린 ‘비트코인 생태계에서의 가격조작’(Price Manipulation in the Bitcoin Ecosystem) 논문에서는 사고팔고를 반복하는 자전거래로 비트코인 시세조작이 가능함을 밝혔다.

또한 올 3월 미국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비트와이즈(Bitwise Asset Management)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거래의 95%는 가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의하면 주요 글로벌 81개 거래소 중 바이낸스(Binance), 비트파이넥스(Bitfinex) 등 10곳을 제외한 71곳의 비트코인 거래는 대부분 가공매매였고 거래소들이 공시한 일 평균 거래액 60억 달러 중 실제 매매는 약 2억7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8월부터 코인마켓캡 사이트는 전 세계 거래소 순위를 ‘보고된 거래량 순위’, ‘조정된 거래량 순위’ 이렇게 2가지로 나누어 발표하고 있다. 조정된 거래량 순위는 실제 수수료 수입이 발생한 거래량을 기준으로 한다. 이에 따르면 4월 4일 기준 보고된 거래량 순위에 빗썸(21위), 업비트(24위)가 상위에 랭크됐다. 반면 조정된 거래량 순위 기준으론 업비트(19위)는 오르고 빗썸(229위)은 크게 하락했다.

이처럼 암호화폐 거래는 시장 조작 가능성이 많고 거래자 보호가 미흡한 상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이런 이유를 들어 계속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을 기각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시장은 불투명한 해외시세에 거품가까지 더해져 거래소나 암호화폐 종류에 상관없이 거품가 비율이 모두 비슷하고 동시에 늘어났다 줄어드는 희한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반등을 꾀하고 있어 한동안 사라진 거품가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시세가 급등할 경우 일시적인 거품가 발생은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들의 모든 암호화폐 거품가가 실시간 똑같은 비율로 커지는 작위적 현상이 재현된다면 시세조작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위험 증가라는 학습효과에 의해 거래량이 크게 늘기도 어렵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4월 4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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