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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재판 지연術' 사법부 대응은 미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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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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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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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재판 태도도 지적…"국민 눈높이 생각해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중간 책임자로 기소된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서 일반 재판에서 보기 드문 '낯선 풍경'이 나오고 있다. 피고인이 2시간여 동안 자신의 의견서를 낭독하는가 하면, 검찰의 수사방식을 놓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재판부는 잠자코 듣고 있거나 드물게 제지를 한다.


사법행정권 남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에 대처하는 사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 도중에 피고인인 임 전 처장이 검찰수사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상 '형평성'에도 어긋날 수 있고 사법부 신뢰도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법부가 임 전 차장의 재판지연 전략에 대해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재판부가 이를 지적하기는 하지만 피고인에 다소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임 전 차장은 지난달 26일 '3차 공판'에서 무려 2시간여 동안 17장 분량의 의견서를 낭독했다. 구치소 독방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준비했다는 말에 재판부가 허락했지만, 내용은 1·2차 공판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사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의견서를 낭독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되는 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사실 재판에서는 검찰이 주로 피고인을 압박해서 과도하게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특정인에게만 반론 여지를 주는 것은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반인들이 임 전 차장처럼 오랜 시간동안 자기 의견을 피력하면 재판부에 제지를 당하기도 한다.


검찰에 대한 임 전 차장의 고압적인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고인은 지난달 19일 공판에서 "검사님 웃지마세요"라며 검찰의 태도를 지적하고, 자신의 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항변했다. 재판부는 "주의를 주셔야 할 것 같다"는 검찰의 반박이 있고 나서야 임 전 차장의 발언을 잠시 제지했다.


임 전 차장의 재판 지연 전략은 지난 1월 30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본격 시작됐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무더기로 '부동의'하면서 200명이 넘는 증인을 일일이 찾아가 신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 변호인들이 수사기록 열람 복사 허용 범위가 제한되는 등 방어권 행사를 충분히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면서 전부 사임계를 제출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 변호인이 있어야만 재판이 열릴 수 있다.


전날 열린 3차 공판에서는 검찰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권 인사와 전 현직 판사 40여 명이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가장 늦은 증인 신문 날짜가 오는 5월 21일로 잡히면서 임 전 차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임 전 차장의 1차 구속기간은 오는 5월 13일에 만료된다.



일각에서는 임 전 차장이 법정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법조인이 재판을 받는 상황이라면 일단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마치 법적 하자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가 문제점이 발견되면 따지고 보는 로봇같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의도적' 재판 지연은 결국 자신의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거란 전망도 나온다. 공판 진행과정을 국민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사법부가 국민감정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거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사법농단과 관련해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관련자 증언 등 사실확인을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실제로 직권남용이나 부정청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또 사법농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재판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수사 동력도 남아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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