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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한전, 강원산불 막대한 손해배상금 물어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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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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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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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산불 원인 지목된 고성 전신주 개폐기…한전 '관리책임' 문제될 경우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 휘말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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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 위치한 속초, 고성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된 전신주의 모습. 붉은 원 안에 스파크로 인해 그을린 흔적이 있다.2019.4.5/사진=뉴스1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의 발화 원인이 한국전력 전신주의 ‘개폐기 스파크’로 추정되면서 한전의 배상책임이 향후 복구과정에서의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전신주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은 게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전 개폐기, 산불 발화점 입증되면 대규모 소송 전개될 수도


산불 진화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이후 소방당국과 정부 조사에 의해 산불 원인이 한전 전신주 스파크로 밝혀지면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우선 한전의 관리 책임이 문제된다. 한전은 자체 조사를 근거로 전력차단장치인 개폐기와 고압선을 연결하는 리드선에 이물질이 날아와 부딪히면서 순간적으로 다량의 이상전류가 흐르면서 스파크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상태의 개폐기라면 이물질에 의해 스파크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관리부실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전의 개폐기·전신주 설치·관리업무에 과실이 있단 점이 입증된다면 형사책임도 문제될 수 있다. 이소연 변호사(리인터내셔널 특허법률사무소)는 "경우에 따라 관련 임직원은 '업무상실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손배배상 책임여부다. 박의준 변호사(지급명령서비스 머니백 대표)는 “넓은 지역에 걸쳐 큰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인정 범위를 두고 다툼이 있을 것”이라며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 예견하지 못한 특별손해에 대해선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법엔 특별손해는 상대방이 그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해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박 변호사는 “강풍으로 불이 번져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만큼 그 손해가 예견가능했는지에 대해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 뿐 아니라 개폐기 납품업체도 문제될 수 있다.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제조물 결함이 당시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그 결함을 알 수 없거나 현행 법령 기준을 준수했음에도 발생한 경우 등엔 면책될 수 있다.

  2017년 7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이네즈의 휘티어 산불이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2017년 7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이네즈의 휘티어 산불이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美캘리포니아 최악 산불 일으킨 전력회사 PG&E '파산신청'

미국에선 산불 배상책임으로 대형 전력공급업체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대형 산불인 일명 '캠프파이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지난 1월 말 천문학적인 배상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PG&E는 지난 2월 말엔 '캠프파이어'를 일으킨 게 자사의 시설물이란 점을 시인하는 문서를 미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기도 했다. 서류에 명시된 확정된 배상금만 105억 달러(약 11조8000억원)다. 집단 소송이 이어지면 추가 배상액은 최소 300억 달러(약 33조63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은 집단소송과 징벌적 배상이 모두 인정된다. PG&E는 잠재된 배상책임을 법원 감독하에 처리한 뒤 기업회생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선택했다.




PG&E의 시인에 앞서 미국 수사당국은 PG&E의 고압전선이 강풍으로 끊어져 지난 2017년 최소 17건의 산불 발화 원인이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 발생했던 또 다른 캘리포니아 산불도 PG&E에 책임이 있는지 수사가 진행중이다.

강원 고성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발생 이틀째인 5일 오후 속초 장천마을 인근의 민가가 불에 타 있다.
강원 고성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발생 이틀째인 5일 오후 속초 장천마을 인근의 민가가 불에 타 있다.


◇"정부 국비지원과 한전 배상책임 조합으로 피해복구 예상"


한전이 화재 원인에 대해 지난 5일 발빠르게 "개폐기 연결전선에 이물질이 붙어 스파크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외부요인'없이 폭발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막대한 배상책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본사 부지를 현대차에 10조5000억원에 팔고 흑자 경영을 이어가던 한전은 지난해 2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약 2조4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일까지 집계된 산불 피해면적은 고성·속초 250㏊, 강릉·동해 250㏊, 인제 25㏊다. 사망자는 고성에서 1명, 부상자는 강릉에서 1명이 발생했다. 주택 300여채도 불에 탔다. 농업시설 피해액도 잠정적으로 52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산불 규모에 피해 인명피해는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최소화됐지만 경제적 피해는 적지 않다.

속초에서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조동용 변호사(강원지방변호사회장)는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기 때문에 국비가 지원돼 한전의 책임이 경감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조 변호사는 "관리책임이 있더라도 막대한 배상액으로 한전 적자가 가중되면 정부도 부담이 되고 전기료 인상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우선 극심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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