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오동희의 思見]강원 산불과 허드슨강 기적의 교훈

머니투데이
  • 오동희 사회부장
  • 2019.04.08 05:06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편집자주]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편집자주]
지난 4일 밤부터 시작된 강원 고성과 속초, 동해, 강릉, 인제 등 5개 시·군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는 민관군의 공조와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이다.

축구장 740개 크기의 임야 약 530㏊(헥타르)가 불탔고, 주택 401채를 비롯해 건물 100동, 축산시설 925개소 등이 소실된 데 비해 인명피해가 적었다.
 
대통령이나 총리, 임기 하루를 남긴 행안부 장관의 모습, 수천 명의 소방관과 1만6000여명의 젊은 군인 등의 희생과 활약상에 대한 얘기가 들린다. 화재 규모에 비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시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2016년 상영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재난에 대한 대처와 사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이 영화는 2009년 1월15일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톰 행크스 분)가 조종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이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으로 향하던 중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 엔진의 동력을 모두 상실하고 허드슨강에 불시착, 자신을 포함한 155명 전원을 살린 실화를 다룬 내용이다.
 
영화는 비상착륙 직후 끝까지 154명의 안전을 확인하고 마지막에 비상탈출하는 기장 설리의 리더십을 보여준 이후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설리의 실수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문화라면 전원 생존을 이끌어낸 영웅을 향한 찬사 일색이었겠지만 이 영화에선 기장 설리가 항공 매뉴얼을 제대로 지켰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인근 공항으로 회항해야 하는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기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승객들을 강물 위에 불시착시키는 위험에 빠트린 것 아니냐는 얘기다.
 
매뉴얼이란 시급한 위기상황에서 한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오랜 검증, 역사를 통해 만들어낸 공통의 합의이자 지침서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막이다.
 
이 매뉴얼만 지켰어도 155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 설리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허드슨강에 불시착해 승객들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게 위원회의 주장이다.
 
설리는 208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회항할 것이냐 불시착할 것이냐는 판단은 오랜 경험을 축적한 기장의 몫이며, 매뉴얼에 없는 변수를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면 모두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 영화의 결론은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매뉴얼에 없는 내용의 경우 사고를 통해 배우고, 경험을 축적해 다시는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화를 통해 막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설리의 사례 이후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매뉴얼을 고쳤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사고가 난 지 5년이 되지만 아직도 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만 난무한다. 제대로 된 원인파악은 이념논쟁에 갇혀 아직도 우리의 아이들은 위험 앞에 놓여 있다.
 
강원지역의 대형 화재는 2000년 동해안 산불과 2005년 4월 양양 산불에 이어 세 번째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한 천재지변이라고는 하지만 내년에도 발생할지 모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도 서로 네 탓만 하지 말고 1명의 사망자나 부상자가 없도록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가 사고를 통해 얻는 교훈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원도 화재와 허드슨강의 기적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오동희 사회부장(부국장)
오동희 사회부장(부국장)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네이버 법률판 구독신청
제 15회 경제신춘문예 공모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