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재난현장 가서 브리핑 받지 마라"…한국당 겨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부터)/사진=이동훈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강원 대형 산불과 관련해 정쟁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을 겨냥, "이분들 사진 보고 반성 좀 합시다. 제발"이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이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강원 화재 진압 현장 소방대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이같은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국회가 재난현장을 가서 지원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살피는 일은 필요하다"면서도 "보도사진에 노출돼 피해자분들께 '아, 우리가 외롭지 않구나. 권력기관들이 힘을 모아 함께 도와주겠구나' 그런 신호를 주는 것도 분명 의미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딱 거기까지다"며 "어서 돌아와서 묵묵히 해야 할 일, 도와야 할 일들을 챙기는 게 급선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런데 대표가 내려가서 불길을 잡았다느니, 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3·8선 사이에 둔 북한에게 알리라 한 걸 (가지고) '빨갱이 맞다'느니, '불끄는 게 급하냐, 내 말에 답부터 하라'고 재난을 지휘할 공무원들 붙들어 매고 갑질하는 일 같은… 정말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정당 대표로서 국민들한테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민폐는 그만 끼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럴 때만 재난현장 가서 브리핑 받지 말고 제발, 소방공무원들 처우 개선하고 인력 늘리자는 것 반대 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특이 이날 이 대표의 글은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당 소속이자 '황교안지킴이 황사모' 밴드 대표인 김형남 전 한국당 화성시장 후보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황 대표가 아침 일찍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산불현장 점검도 하고 이재민 위로도 하고 산불지도를 한 덕분에 속초, 고성은 아침에 주불이 진화가 됐다"고 올린 바 있다.

김씨는 다른 게시물에서도 "문재인, 이낙연이 허둥지둥 댈 때 황 대표는 아침 일찍 가장 먼저 강원 속초, 고성 산불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과 함께 게재한 글에선 "문 대통령, 꼰대처럼 뒷짐 지고 뭐하느냐"며 "이 급박한 최악의 국가적 재난상황에 뒷짐 지고 한가하게 훈계나 할 때인가. 황교안 차기 대통령은 지금 산불현장에서 동분서주 발로 뛰고 있다"고 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같은날 "대형 산불 발생 네 시간 후에야 총력대응 긴급 지시한 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며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진행 중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속초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던 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이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해 논란을 이어지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나 원내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쪽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해야 하니 보내 달라'고만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