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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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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 박준식 기자
  • 세종=문영재 기자
  • 세종=박경담 기자
  •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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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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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교육예산 해부] (종합)

[편집자주] 고교 무상교육 계획이 확정되면서 재원 확보를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지원하는 교부금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정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동안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교육예산은 꾸준히 증가했다. 노령인구 증가와 저출산 등 사회 변화를 반영한 효율적인 예산 배분에 머리를 맞댈 때다.


학생 87만 줄었는데 교부금 13조 늘었다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 ①국세 줄고 지방세 느는데 교육부 "계속 늘려달라" 고집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당정청은 이날 고교무상교육시행을 위한 재원 및 입법 문재 등을 논의한다./사진=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당정청은 이날 고교무상교육시행을 위한 재원 및 입법 문재 등을 논의한다./사진=뉴스1
중앙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학생수는 87만명이나 줄었는데 교부금은 같은 기간 13조원 늘었다. 우리 교육이 '돈 먹는 하마'가 됐다는 점에서 교육예산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51조17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었다. 내국세 20.46%를 배정하고 있는데 국세수입이 늘어나면 교부금 액수도 같이 늘어난다. 2015년 38조1380억원이었던 것이 2016년 39조8394억원, 2017년 42조663억원, 2017년 47조1502억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방자치단체 교육행정 재원을 국가가 지원하기 위해 1971년 도입했다. 국 초·중·고 교원 월급과 학교 시설 확충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부분 여기서 충당한다.

문제는 학교에 다녀야 하는 학령인구(6~21세)가 저출산 추세로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1980년 1440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다 2010년 995만명으로 1000만명 선이 깨졌다. 올해는 805만명까지 줄었고, 내년엔 700만명대로 떨어진다. 최근 5년엔 87만명(9.8%) 감소했다.

결국 교육예산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해도 학생 1명이 받는 혜택은 더욱 늘어난다는 얘기다. 학생수가 줄면 교사 인건비 등 연쇄적으로 감소하는 항목이 많아진다.

재정 당국은 이를 근거로 교부금을 줄여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고령화·저출산 관련 사업 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분야 예산을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

앞으로 지방재정 분권이 가속화할 예정인 점에서도 교부금 제도 개편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지방소비세율을 11%에서 15%로 올렸고 올 하반기엔 21%로 추가 인상한다. 내국세 상당부분을 지방세로 이전하는 것이다. 교부금지급 비율 모수가 되는 국세가 줄어들면 교부금도 줄어들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줄어들 교부금 규모는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민동훈 박준식 기자


교부금 현실화해 사회안전망 투입해야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 ②향후 5년 노인 435만명 늘고, 학생 83만명 준다…OECD 보다 왜곡된 국고배정 현실화 나서야
'58년 개띠'로 표현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행렬에 나서면서 고령화가 가속화됐다. 은퇴자가 대량으로 늘지만 학생수는 감소하고 있는 만큼 재정 투입을 교육에서 복지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은퇴연령에 도달한 1958년생은 77만명, 올해 은퇴연령이 된 59년생은 82만명이다. 내년 은퇴 예정인 60년생은 91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3개년 합산 은퇴자만 250만명에 달한다.

올해부터 5년간 은퇴할 인원은 435만명을 넘어선다. 반면 6세부터 21세까지 학령인구는 올해 약 805만명에서 2023년 약 722만명으로 82만6000명 가량 줄어든다. 지난 5년간 87만명이 줄었는데 다시 앞으로 5년간 비슷한 규모로 감소하는 것이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와 정반대다.

이미 공교육 예산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한국의 초등~고등교육단계 GDP(국가총생산) 대비 공교육비는 5.8%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인 5.0%(이상 2015년 통계)보다 높다.

한국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도 1만1143달러로, OECD 평균인 1만520달러보다 높다. 교부금을 포함한 전체 교육예산을 단계별로 OECD 평균과 비교해보면 초등 교육은 1.3배, 중등(고등학교 포함)은 1.2배 높다. 하지만 대학 이상을 의미하는 고등 교육 예산은 0.6배로 오히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교육 과정별로도 예산배분이 왜곡된 것이다.

공교육 예산과 달리 사회복지지출은 다른 나라에 한참 못미친다.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은 같은 기간 10.5%를 겨우 넘어섰는데 OECD 회원국 평균은 23.7%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사회복지지출은 노인은 물론 장애인과 소외계층에 쓰이는 사회안전망이니 만큼 이와 관련한 복지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20% 이상으로 마련하게 돼 있다. 교육부 주장대로 이 비율을 올릴 경우 다른 부문에 정책수요가 생겨도 쉽게 조정할 수가 없게 된다는 점을 재정 당국은 내세운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을 국고로 지원하는 방식 자체를 개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년마다 학생 수를 반영해 교부금 교부율을 조정하거나 △누리과정과 같이 특별회계를 설치해 학생 수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학령 인구 감소에 맞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대신 노인 복지 사업에 쓰는 지방 교부세(내국세의 19.24%)를 늘리는 방향으로 재정분권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민동훈 기자


지방교육 먹여 살리는 '교부금'…"학생감소와 교육의 질개선 별개"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③지방교부금 교육부예산의 74% 차지…"병력자원 줄었다고 국방예산 줄이지 않아"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당·정·청이 '고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재원조달을 둘러싼 파열음은 여전하다. 교육계에서는 안정적인 예산 마련을 위해 현재 내국세의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교부율)을 21.26%로 0.8% 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재정 당국에 꾸준히 요청했다.

그러나 재정당국은 이번에도 교부율 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학령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이 많이 걷혀 시도교육청에 예산이 넉넉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당·정·청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고교 무상교육에 소요되는 예산 가운데 지자체부담분 5%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중앙 정부와 시도육청이 각각 47.5%씩 내는 방식에 합의했다.

중앙정부가 감당하는 47.5%는 '증액교부금'으로 지원한다. 증액교부금은 특별한 수요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지원해 주는 돈이다. 내국세 일부를 떼어 내 시도교육청에 내려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차이가 있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학년에 적용되는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중앙 정부와 교육청이 각각 9466억원, 지자체가 1019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교육부예산 74.9조…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73.7% 차지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예산(70조2360억원)과 기금(4조6803억원)을 합친 총예산 규모는 74조9163억원이다. 교육부 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55조7459억원에서 2017년 61조6316억원, 지난해에는 68조232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3년새 34.4%나 증가한 셈이다.

교육부 예산은 크게 교육분야(70조3353억원)와 교육급여·공적연금을 충당하는 사회복지분야(4조5811억원)로 나뉘어 쓰이는데 교육분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교육분야에서는 유·초·중등교육 예산이 59조3832억원으로 전체의 84.5%를 차지한다. 이어 △고등교육(10조806억원) △평생·직업교육(7435억원) △교육일반(1280억원) 순이다.

유·초·중등교육 예산 가운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5조2488억원으로 93%를 차지한다. 교육부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3.7%에 달한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유특회계)는 3조8153억원, 유특회계 제외 교부금은 3190억원이다.

◇지방교육 먹여살리는 교부금…"해마다 증가 추세"

'고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 방안과 관련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정부가 거둬들인 내국세 총액의 20.46%를 교육 예산으로 사용하도록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내는 돈이다.

지방교육재정 세입 재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예산 기준 교육세는 4조8648억원이며 유특회계 전출분 1조8341억원을 제외한 3조307억원이 교부금 재원이다. 내국세분 교부금 52조2181억원을 포함하면 교부금 총액은 55조2488억원이다. 나머지 30% 정도는 △담배소비세 등 지자체 이전수입 △학생 수업료 등 자체수입 △지방교육채로 채워진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는 2015년 39조4056억원에서 2016년 41조2284억원, 2017년 42조9317억원, 2018년 49조5407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과거 2009년과 2014년, 2015년에는 전년 대비 규모가 줄기도 했다. 교육부는 올해 교부금총액이 55조2488억원으로 전년대비 5조7801억원 증가했지만 앞으로 교부금 증가폭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거둬들인 지방교육재정 세입 예산은 교사·교육전문직·학교회계직 등에 대한 인건비로 절반 이상이 쓰인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지방교육재정 세출 예산(73조7000억원) 가운데 55.1%인 40조7000억원이 인건비로 충당됐다. 학교운영비·목적사업비 등 학교회계전출금은 약 14조1000억원(19.1%)다.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예산 삭감 안 돼…교육의 질 개선 고려해야"

교육부는 재정당국에서 학령 인구 감소로 학생 1인당 교부금이 증가한다며 교부율 인상에 부정적이지만 유치원이나 특수학교도 교부금 지원대상인 만큼 초·중·고교 학생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학생 수 감소에도 신도시 등지의 학교와 비교과 담당교원 등 교사 수가 증가하고 있어 학생 감소에 즉각 대응해 지출수요를 줄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비중이 높고 실제 가용 예산이 많지 않다"며 "세출을 줄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수는 1980년 9940곳에서 2018년 1만1636곳으로 17.1% 늘었고 교원수도 1980년 22만5000명에서 2018년 43만명으로 91.1% 증가했다.

설 국장은 "학급·교원 수는 학교 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하면 학교 수를 급격히 줄이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통폐합이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고 교육 여건 악화가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지방교육재정 세출예산을 보면 교사·교육전문직·학교회계직 등에 대한 인건비를 포함해 경직성이 강한 경비(물건비·이전·자본·상환 지출)가 80%에 달하고 있는 반면 학교회계 전출금과 예비비 등 기타항목이 20% 수준에 그쳐 실제 가용예산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병력자원 줄었다고 국방예산 줄었나
교육부는 교부금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정부 예산대비 교육부 예산비율은 최고 수준이었던 2005년 20.8% 대비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며 초·중등 교육수요에 대한 재정당국의 국고 지원이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교부금을 통해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학교미세먼지 대책으로 추진한 공기정화장치 설치 등도 시도교육청 교부금 재원으로 진행한 사례도 있다.

설 국장은 "학생 감소에 따라 교부금을 축소하라는 주장은 정책대상과 예산을 연동하는 것으로 인구가 정체·감소할 경우 정부지출도 정체·감소돼야 한다는 말과 같다"며 "그러나 그간 정부예산 추이나 다른 정책분야 예산 등을 살펴보면 정책대상자 수와 예산이 연동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국방백서에 따르면 국방분야의 경우 병력자원은 2008년 65만5000명에서 2016년 62만5000명으로 3만명 줄었지만, 국방예산은 2008년 26조6000억원에서 2016년 38조8000억원으로 증가하고 육해공군 만명당 국방예산도 2008년 4100억원에서 6200억원으로 늘었다.

교육전문가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동력 증가보다 노동생산성 증가가 타당하다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 등 교육투자를 높여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설계를 주문했다.

권대봉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에 인적자원이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우수 인재양성의 원동력이 교육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고령화에 따른 평생교육 투자 △교육분야 일자리창출 및 학교회계직(비정규직) 처우개선 △택지개발 등에 따른 학교 신증설 △학교 내진보강과 석면제거, 공기정화장치 등 시설 정비 △국공립유치원 확대와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 △1교실 2교사제 추진 △기초학력 향상 방과후 수업 △저소득층·다문화·특수교육 등 소외계층 지원 등의 교육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논리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문영재 기자


무상교육·누리과정…해묵은 교육예산 갈등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④박근혜정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인하 추진했다 실패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19.4%(2004년)→20.0%(2006년)→20.27%(2010년)→20.46%(2018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교부율 추이다. 교육교부금은 소득세, 법인세 등 내국세에 교부율을 곱해 산출된다. 현재와 같이 내국세 중심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된 2004년 이후 교부율은 계속 올랐다.
교부율 인상은 불가침 영역이었다. 과거 교육 환경 개선에 사용할 비용은 더 써도 모자랄 판이었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청이 교부율 인상에 앞장섰다. 재정 당국이 물밑에서 제동을 걸었으나 결론은 번번이 실패였다. 교육교부금은 초중고 교원 봉급, 교육시설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입된다.

교육교부금 개편 목소리에 힘이 실린 건 2010년대 이후다. 저출산 심화로 초중고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 굳어지면서다. 실제 박근혜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는 등 교육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내국세가 늘면 교육교부금이 자동 증가하는 현행 제도가 유지돼야 하는지 심층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하지만 당시 정부는 지방교육청 반발에 교부율을 손대지 못했다. 교육교부금을 학생 수가 많은 지역에 더 지급하는 미세 조정만 있었다. 지방교육청은 학생 수가 준다고 교육 예산이 덜 필요한 건 아니라는 논리를 댔다. 교원 대비 학생 수, 학교 시설 등 교육 환경 개선에 활용해야 할 재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교부율 조정에 대한 입법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지역구 국회의원 입장에서 교육교부금 축소는 손해 보는 일이다. 지방교육에 투입될 돈을 줄였다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어서다.

이런 입법 환경은 20대 국회도 마찬가지다. 20대 국회에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교부율을 올리는 지방재정교육교부금법만 14건 계류 중이다. 교부율을 낮추는 법안은 한 건도 없다.

교육 예산을 누구 돈으로 쓸 지도 오랜 갈등이다. 지방교육청은 고교 무상교육처럼 신규 사업이 발생하면 교육교부금 대신 국고를 투입하길 원한다. 재정 당국은 반대다.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대표적인 갈등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이다. 박근혜정부는 2016년 누리과정을 실시하면서 관련 예산을 교육교부금이 충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면서 갈등은 커졌다. 당시 세수 사정이 좋지 않아 교육교부금이 쪼그라들면서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이었다.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과 나눠 부담하는 구조였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국고 지원을 늘리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교육부는 2017년 5월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모두 부담하겠다고 보고했다. 기재부는 곧바로 '교육부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부처 간 불협화음을 냈다.

박경담 기자


학생 수 줄어드는데…'복지부동' 교육교부금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⑤국세 연동해 교부금 결정하는 방식 고수…"학생 줄고 노인 느는 현실 반영해야"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교육복지를 확대할 때마다 '예산 전쟁'이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쟁의 근본 문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으로 대표되는 교육 재정의 잘못된 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 곳곳에서 교육교부금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 줄어드는 학생수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노령인구, 고등교육 필요성을 감안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부문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먼저 비합리적인 분배다. 교육교부금이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과 교육 행정기관(그 소속기관 포함)을 설치·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이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국세가 증가할 수록 교부금도 증가하는 방식)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교부율은 20.46%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학령인구의 감소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2016년 12월 내놓은 '지방재정교육 운용 분석-학생수 감소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지적한다. 보고서에서는 만 3~17세 학령기 인구(유·초·중·고)가 2000년 1018만명에서 2016년 733만명으로 줄었고, 2040년에는 601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다.

교육교부금 비율은 고정인데, 학생 수는 줄어들다 보니 학생 1인당 교부세 증가세만 가파르다. 2000년 282만원, 2015년 643만원, 2020년 1080만원으로 증가세다. 반면 학급 수, 학교 수 조절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예산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학생 1인당 교부세만 늘어나고, 남는 예산이 생긴다. 각급 교육청은 예산을 소모하기 위해서라도 중요치 않은 사업을 벌이게 된다.

교육교부금이 국세에 연동되다 보니 국세 수입이 줄어들면 교육교부금도 줄어드는 것 역시 문제다. 과거 국세 신장률이 높을 때에는 교육교부금도 '활황'을 거듭했다. 2000년만 해도 22조원이던 교육교부금은 2015년 39조원을 기록했다. 매년 수조원의 이월금과 불용액이 발생했다. 예정처도 "국세 신장률이 비교적 높았을 땐 교부금 재원이 체계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현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세 신장성이 둔화했다. 자연스레 교육교부금 증가율도 줄었다. 반면 복지지출 확대 등 지출요인이 증가하고 늘어난 교직원 인건비 등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건 개선도 쉽지 않다. 이번 무상교육 예산이나 과거 누리과정 예산 등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반발 역시 이같은 어려움에서 나온다.

이에 교부금을 내국세에 연동하는 현행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이처럼 최근 학생수 감소 및 저성장 등 사회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현행 법정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회경제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국가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교부금 재원 규모를 결정할 때 실질 교육수요를 대표하는 학생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예산의 경직성 해소 역시 과제다.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해 교육예산을 노인예산으로 전환하는 식의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재정간 칸막이를 낮춰 교육교부금을 지방교부세와 연계해 남는 돈을 영·유아나 노인복지 등 재정이 열악한 부문에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정부 재정은 일반재정(예산+기금)과 교육재정으로 분류돼 있다. 분류에 따라 '다른 돈'으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재정 칸막이에 가로막혀 노인 복지, 무상 보육 등 다른 부문의 지방재정 살림은 빠듯한 상황이다. 김진영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교육 외에도 노인 복지, 장애인 복지, 저소득층 복지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국민의 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큰 영역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합리적 재정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문제는 '구조'인 교육교부금, 국회에선 '비율'만 포커스


[깜깜이 교육예산 해부]⑥지난해 본회의에서도 인상안 통과…고교무상교육 재원도 교부율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
[MT리포트] 학생 87만 줄어도 13조 늘어난 '깜깜이 교육예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교부율을 결정하는 국회에서는 여전히 '비율'에만 집착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이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과 교육 행정기관(그 소속기관 포함)을 설치·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이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국세가 증가할 수록 교부금도 증가하는 방식)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교부율은 20.46%이다.

학생 수, 학교 수 등에 대한 고려가 적다 보니 예산의 경직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학교 수도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이와 무관하게 예산이 편성된다. 학령인구의 급감에도 남는 예산을 노인 복지 예산 등으로 전환할 수도 없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 많다. 사회경제적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교육교부금 구성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국회 논의는 여전히 내국세 비율에만 머물고 있다.

당정청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고교무상교육 시행 당정청 협의'를 같고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고고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지행하기로 했다. 2021년부터는 전면 시행이다. 당정청은 연간 2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봤다.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50%씩을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맞춰 당은 교육교부금법 안에 증액교부금을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교부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책임의원으로 대표발의한다. 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중학교 무상교육을 증액교부금법 발의로 지방재정 교부율을 높여 안정적 재원을 마련했듯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나가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교육교부금의 교부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앞선 논의에서도 국회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교부율에만 집중해 왔다. 국회는 지난해 12월8일 본회의에서 교부율을 기존 20.27%에서 20.46%로 0.19%포인트(p) 상향하는 교육교부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유사한 내용의 다른 의원들의 법안들을 병합해 처리했다.

이 외에도 국회에 발의된 교육교부금법 대부분이 이같이 교부율을 늘리거나 내리는 내용들이다. 서영교 의원이 지난 해 8월 발의한 법안 역시 교부율을 내국세 총액의 21.14%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었다. 고교 무상교육 전면 시행을 대비한 법안이었지만, 당시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에 앞으로는 교부율을 넘어 구조 자체를 바꾸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수요와 무관하게 일정액을 교육비로 배정하는 건 학생 수가 급속히 늘고, 세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나 쓰는 방식"이라며 "2000년대 이후 달라진 한국 경제와 교육 여건을 고려하면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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