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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자' 공직자 자격 논란의 쟁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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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코노미스트실
  • 2019.04.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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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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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가 '주식부자'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직자의 주식투자를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부부합산) 중 약 76%, 35억45000만원 상당이 주식이었다.

논란의 본질은 주식부자인 이 후보자가 과연 공직자의 자격이 있느냐 여부다. 여기서 쟁점이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공직자가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주식부자는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주식투자 과정에서 내부정보, 이해충돌, 불법요소 의혹이 있기 때문에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고, 마지막 셋째는 특정 주식에 몰빵 투자나 수천 번의 단타매매를 했기 때문에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공직자는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견해에 대해서, 지난 10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도 검사를 했지만 공무원은 주식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며 “국민들은 판검사 정도면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하고 일반이 접하기 힘든 정보를 안다고 생각해서 주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니, 왜 이렇게 주식이 많느냐"고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분명히 갈린다. 주식투자 자체가 공직자의 도덕성을 훼손하게 만드는 것인지, 또한 공직자의 주식투자를 금지하는 게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선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

그리고 설령 공직자의 주식투자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해도 그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공직자의 배우자가 주식투자를 하는 것에서부터 직접투자가 아닌 주식펀드나 ETF에 가입하는 간접투자까지 금지할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가 주식부자라는 사실 자체가 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두 번째 논란인 내부정보나 이해충돌, 불법요소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해서 밝히면 된다. 이 후보자 부부의 지난 18년간의 주식 매매내역 자료가 전부 공개된 이상 불법 거래를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16일 이 후보자 부부의 불법주식 거래 의혹 사건을 금융범죄중점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했다.

최교일·이만희·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대검찰청에 이 후보자 부부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사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업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수사 의뢰했다.

사실 두 번째 논란에 대해선 국민들 간에 이견이 없다. 불법 주식거래가 나오면 처벌하고 이 후보자는 사퇴하면 된다. 불법 주식거래가 드러났는데도 공직자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자 부부가 몰빵이나 단타매매를 했기 때문에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는 세 번째 논란에 대해선 사실 이를 문제삼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여기선 특정 종목에 이른바 ‘몰빵’ 투자를 했다는 비난에서부터 주가가 급락할 때 저가매수해서 석 달 만에 30% 이상 수익을 내고 빠지는 ‘단타매매’를 했고, 18년간 주식투자를 하며 300여 개의 종목을 수천 번 사고팔았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그런데 이는 공직자의 도덕성이나 불법 주식거래가 아닌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의 투자스타일 문제이고 이를 두고 우리가 문제삼거나 비난할 순 없다. “왜 당신은 교과서에서 말하는 분산투자를 안 하고 몰빵을 했느냐?”라든가 “왜 당신은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대로 장기투자를 안 하고 단타매매를 했느냐?”고 따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투자학 교과서는 과학에 근거해 가장 우수한 투자방식을 가르친다. 예컨대 특정 종목에 몰빵 투자를 하기 보단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가 위험관리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보여준다. 또한 방대한 주식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분석을 통해 단타매매 보단 장기투자가 투자비용 측면과 장기수익률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유리하다고 알려준다.

또한 행동재무학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비이성적인 투자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며 비이성적인 행태를 극복하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가르친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은 행동재무학 연구에 한 평생을 바친 리차드 세일러(Richard Thaler) 시카고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2013년엔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 예일대 교수가 행동재무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교과서에서 가르친 대로 투자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은 분산투자가 아니라 몰빵투자를 하고, 또 어떤 이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고파는 초단타매매에 매달리기도 한다. 아무리 투자학 교과서에서 과학적으로 우수한 투자방식을 가르쳐도 투자자들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자신만의 투자스타일을 고집할 때가 많다. 이에 행동재무학은 투자손실을 거듭하면서도 자신만의 잘못된 투자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일종의 비이성적인 행태라고 꼬집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투자스타일을 두고 법률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예컨대 “정상적인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춰놓고 실제로는 비정상적인 몰빵투자를 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 후보자 부부가 몰빵 투자를 했든, 수천 번의 단타매매를 했든 그건 전적으로 이 후보자 부부의 몫이다. 이 후보자 부부의 투자스타일을 두고 법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공직자의 주식투자 허용 여부에 대해선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만약 불법거래가 있었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이 후보자 부부가 몰빵투자, 단타매매를 했다고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과서적으로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를 안하고 장기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죄시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4월 17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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