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한은총재 "화폐개혁은 시기상조"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 당정협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우리나라 주요 경제수장이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개혁) 주장에 대해 현시점에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대효과가 일부 있지만 그보다 큰 부작용을 예상할 수 없기에 소모적인 논의를 거두고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엄중한 경제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이와 관련해 "(리디노미네이션은) 사회적 충격이 큰 사안으로 국민적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경기침체에 대응해) 경제활력에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논의할 일이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회에서 이런 리디노미네이션 얘기(제안)가 나왔는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시일내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기대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한은 입장에서 보면 대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 이를 고려할 때 지금은 그보다 활력과 생산성 제고 위해 집중해야 할 일이 훨씬 많고 중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현재 1000원을 1원 단위로 축소하는 화폐개혁 일종으로, 소비진작 효과가 있지만 화폐단위가 줄어든 만큼 사람들 심리에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한 당정협의를 마치고 "(화폐개혁은) 장점과 단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굉장히 많은 사안"이라고 전제하며 "(만약 추진한다고 해도 사전에)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국민과 정치권) 의견수렴 외에 사전연구도 굉장히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정부가 경제활력에 대응하려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화폐개혁을) 논의할 일이 전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집권여당과 청와대 의견에 상당히 협조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과 비교하면 이날 발언 온도차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컸다고 볼 수 있다.

부총리는 이날 오전 추가경정예산 관련 당정협의와 야당이 주장한 경기부양 분리에 대해 "당에서는 구체적 사업보단 큰 방향을 주문했다"며 "특히 포항지진과 산불 (예산을) 보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에서 경기대응과 미세먼지 추경을 분리하자고 하지만 정부는 (분리하기가) 어렵다"며 "함께해서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고 제출 전이라도 야당에 이같은 내용 잘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주세개편 논의에 대해선 "연구용역이 거의 마무리돼 가고 정부가 그걸 토대로 (주세개편안) 만드는 것도 거의 막바지"라며 "5월 초에 개편안 발표에서 구체적 내용을 내고, 다만 전체적으로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과 국민 의견, 업종과 전문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유차 감축 로드맵 관련해선 "역시 로드맵 작업 마지막 단계에 와 있고 쟁점이 협의 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예산 편성에서 2022년까지 136만대 조기폐차가 바람직한다고 목표를 세우고 있고 지난해까지 49만대가 조기폐차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5만대가 예산에 반영돼있고 이번 추경에 15만대 예산보다 월등히 추가해서 추경에 담으려고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