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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행동주의와 알박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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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룡 기자
  • 2019.04.2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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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투자의 목적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예외가 없다. 친구 혹은 가족을 돕는 차원에서 이익을 바라지 않고 투자하기도 하지만 드물다.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투자자는 투자대상의 현재 가격이 본래 가치보다 싼지, 앞으로 가치가 올라갈지만 판단하면 된다. ‘밥 안 먹으면 배고프다’는 말처럼 하나마나 한 소리다. 내가 산 종목은 팔면 오르고, 사면 내린다. 돌발변수가 발생하고, 몰랐던 악재가 터져 나온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어렵다.

최근 한진칼의 주가 흐름은 투자의 생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한진칼과 행동주의를 자처하는 KCGI(일명 강성부펀드)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졌다.

고(故) 조양호 회장 가족들이 상속세를 낼 경우 강성부펀드와 경영권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은 한진칼 투자열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너도나도 투자에 나섰고 평상시 20만~30만주에 불과하던 거래량은 1000만주 이상으로 늘어났다. 단 며칠 만에 주가는 두 배가 됐다가 지금은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비이성적으로 올랐지만 먼저 산 사람은 벌었다. 물론 뒤늦게 산 사람은 손실을 봤다.

한진칼에 투자했던 KCGI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주총 때 사내이사 연임 안건 등에 ‘반대표’를 행사하며 경영간섭에 나섰다가 완패했고,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막막했는데 경영권분쟁을 통해 뭔가 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KCGI는 기업승계와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명(mission)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KCGI 측 인사들은 과거 오너 경영인의 상속을 매개로 한 투자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2014년 요진건설 공동창업자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당시 강성부 대표가 운용하던 펀드는 오너 일가의 원활한 상속을 돕고 다른 오너의 경영권을 공고하게 해주면서 2년 반 만에 두 배 수익을 냈다. 강 대표의 투자가 성공적일 수 있으나 요진건설의 지배구조개선이나 지속 가능 경영에 기여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후 강 대표가 차린 운용사가 KCGI다. KCGI의 한진칼 투자도 요진건설처럼 오너가 세상을 떠나면서 분쟁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은 투자수익을 올리면 회사야 어떻게 되든 주식을 팔고 표표히 떠날 것이다. 취약한 지분구조를 이용해 경영권분쟁을 노린 ‘알박기’식 투자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진그룹 오너가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KCGI에 대한 평가는 적절한 먹잇감을 포착한 명민한 투자자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적어도 ‘행동주의’니 ‘사명’이니 하는 거창한 말은 갖다 붙이지 말아야 한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보세]행동주의와 알박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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