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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상] '김학의 성접대 별장' 장소로 지목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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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호 , 오문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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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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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김학의 사건' 키맨 윤중천 지인이 소유
수년간 시설 방치 '귀신의 집'처럼 변해
수천만원짜리 럭셔리 샹들리에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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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천 별장의 입구/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골프접대를 했다는 시그너스CC에서 성접대 장소로 지목된 원주 별장까지 가는 길은 가까우면서도 멀었다.

18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혐의를 풀어나갈 열쇠를 쥔 '키맨' 윤씨의 원주 별장을 찾았다. 골프장이 있는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에서 남한강대교를 가로질러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으로 향했다. 일차선 국도 아래로 강원도 태백에서 흘러들어온 남한강이 유유자적 흘렀다. 주변에는 민가 몇채와 경로당, 텃밭들이 전부일 정도로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었다. "천천히 가야만 보여"라는 허리가 한창 꺾인 할머니의 말이 없었다면, 눈 앞에 흐르는 남한강이 망망대해처럼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찾을 수 있을 듯 없을 듯, 보일 듯 말듯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것처럼 '별장 찾기'가 더욱더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눈에 띄지 않는 입구 때문이었다. 나무색으로 된 여닫이 문 주변이 고목과 수풀로 덮여 있는데다, 이렇다 할 표시조차 없어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이었다면 더 찾기 힘들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침 별장 앞에 온 경찰차가 없었더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멀었던 여정'은 골프장에서 자동차로 15분(11km 정도)에 불과한 거리였다. 골프 라운딩 후 뒤풀이를 하기에 동선상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다.

시그너스CC 앞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A씨는 "수년전부터는 윤 회장님(윤씨)이 아예 발길을 끊으셨다"면서도 "하지만 옛날에는 자주 골프치러 오셨다가 식사도 하시고 가셨다"고 말했다.

문을 열면 소로가 나 있고 이 길을 따라가면서 총 6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문을 열면 소로가 나 있고 이 길을 따라가면서 총 6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문을 밀고 들어가니 별장 안쪽으로 이어지는 소로 양 옆에는 활짝 핀 개나리와 사철나무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윤중천 별장은 총 6개 건물로 이뤄졌다. 관리인은 별장이 유명(?)해지면서 취재원을 포함해 사람들이 자주 들락날락한다며 피곤해했다. 그는 윤씨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지인의 부탁으로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읍소하자, 포기했다는 듯이 "빨리 찍고 가라"고 했다.

윤중천 별장은 윤씨가 경매 방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2014년 경매로 넘어갔다. 맨 첫번째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윤씨의 지인 등이 낙찰을 받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안쪽에 있는 5·6번째 건물이 윤씨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사회 고위층에게 성접대를 했던 장소로 추정된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5번째, 6번째 건물의 모습/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가장 안쪽에 위치한 5번째, 6번째 건물의 모습/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사실 별장은 관리가 거의 안되고 있는 상태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방치된 듯 했다. 출입문 앞 발판도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었다. 고소인이 윤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장소로 지목한 수영장에도 아예 물이 빠져 있었고, 모형풍차 역시 낡아있는 상태였다. 정자 바닥도 수북이 먼지만 쌓여있었다.

6번째 건물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른쪽에는 야외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과 샤워실을 뒀다. 1층 통유리창으로 넘겨 본 실내는 바닥과 벽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얼핏 보기에도 화려했다. 쓰다 만 것으로 보이는 슬리퍼와 각종 탁자와 의자 등 잡동사니가 얽혀져 있었다.

건물의 각 층은 실내 계단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은 침대만 하나 달랑인 방과 맞은편 영화를 볼 수 있는 방으로 구성됐다. 바닥은 레드카펫으로 깔렸고 영화를 볼 수 있는 와이드스크린과 스피커, 소파 등이 보였다.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 창문을 통해 봐야 했지만, 얼핏 보기에도 유흥을 위한 곳이라는 점을 짐작케했다.

3층은 발코니가 있어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하얀 천장과 베이지톤의 대리석으로 된 벽, 통유리창, 그리고 화려한 샹들리에가 어우러져 있어 한눈에 봐도 럭셔리 그 자체였다. 한쪽에는 노래방 기기가 놓여 있고 반대편에는 탁구대가 있었다. 고소인은 노래방에서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윤 씨가 문제의 그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 눈에 봐도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는 천정이 오픈돼 있어 4층과 맞닿아있었다.

수영장 물이 빠져있고 낙엽만 뒹구는 모습. 수영장 뒤쪽으로 모형풍차가 보인다./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수영장 물이 빠져있고 낙엽만 뒹구는 모습. 수영장 뒤쪽으로 모형풍차가 보인다./사진=이미호 기자·오문영 인턴기자
6번째 건물 앞 5번째 건물도 문이 전부 잠겨져있어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 건물은 영화, 노래방, 세미나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이곳에서도 사회 고위층들을 접대하고 여성들을 성폭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 고위층이 오가며 향락과 성접대가 이뤄졌던 화려한 별장은 이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사법처리를 앞둔 윤씨처럼 쇠락했다.

한편, 윤씨는 '별장 성접대'와 별개인 사기·알선수재·공갈 등의 혐의로 17일 체포됐다. 검찰 수사단은 다음 날인 18일 밤 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개인 비리 혐의로 윤 씨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고 '김학의 사건'에 대해 입을 열게 하려던 검찰의 수사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수사단은 보강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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