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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버지를 위한 콘서트, 이번엔 치매 어머니를 위한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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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04.2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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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년만에 세상 어머니를 위한 노래 음반 ‘마더’ 낸 소프라노 조수미…“원망에서 이해로 바뀐 세상 어머니를 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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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새 음반 '마더' 낸 소프라노 조수미. /사진제공=SMI
13년 전 조수미는 아버지를 지키는 장례식장 대신 프랑스 파리 독창회에 머물렀다. 귀국하려 했으나 어머니 김말순씨가 말렸다. “공연을 마친 뒤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특명을 거부하지 못한 조수미(57)는 그날 공연을 아버지를 위한 무대로 기억했다.

당시 앙코르곡으로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를 불렀는데, DVD 영상물에는 ‘포 마이 파더’(For my father)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로 “나도 기억될 무언가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이제 어머니를 위한 ‘무언가’를 내놓네요. 때론 원망스럽고 때론 고마웠던 어머니를 이해할 때 즈음,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박또박 내뱉는 말 뒤에 숨은 잿빛 그림자가 당찬 소프라노 얼굴에 드리웠다. 슬픔을 애써 삼키면서도 행복해할 어머니 모습을 떠올리며 준비한 작품에 여러 감정과 애착이 뒤섞여있는 듯했다.

조수미가 23일 4년 만에 발매한 새 음반 ‘마더’(Mother)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개인적 선물이다. 그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연 새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 이유로 낸 음반이지만, 모든 어머니를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했다.

조수미는 23일 새 음반 '마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치매 어머니를 위해 낸 개인적인 이유의 음반이지만,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MI
조수미는 23일 새 음반 '마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치매 어머니를 위해 낸 개인적인 이유의 음반이지만,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MI

“몇 년 전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저를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하세요. 저를 못 알아보지만 음반 들고 내일 찾아가서 어머니 손잡고 같이 들을 겁니다. 어머니가 특히 좋아했던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Songs My Mother Taught Me)는 제가 공들여 녹음한 곡이어서 좋아하실 것 같아요.”

어머니에 대한 그의 기억은 원망에서 시작해 애처로움에 이르렀다. 성악가가 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산 어머니는 “너는 나처럼 결혼하지 말고 대단한 성악가로 살아야 한다”며 닦달했고 하루 8시간씩 피아노에 매달리지 않으면 문도 열어주지도 않았다.

“8세 때, 제 유아 시절을 다 빼앗은 것 같은 어머니가 어느 날 설거지를 하는데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꿈을 이루지 못한 ‘여성’의 슬픔이 스쳤다고 할까요. 그때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다가왔죠.”

새 음반 수록곡 13개는 세상 모든 어머니가 쉽게 접할 뭉클하면서도 따뜻한 선율의 집합체다. 산타체칠리아음악원 후배인 이탈리아 테너 페데리코 파치오티와 듀엣도 시도했다. 장르적으로도 정통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민요까지 아우르며 더 친밀하게 다가갔다.

조수미(왼쪽)는 새 음반 '마더'에서 테너 페데리코 파치오티와 듀엣곡 '이터널 러브'를 함께 불렀다. /사진제공=SMI
조수미(왼쪽)는 새 음반 '마더'에서 테너 페데리코 파치오티와 듀엣곡 '이터널 러브'를 함께 불렀다. /사진제공=SMI

보너스 트랙에 ‘아임 어 코리안’(I'm a Korean)을 넣어 한국 출신 소프라노의 자부심도 반영했다.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서도 공연하고 싶어요. 유네스코 평화 예술인답게 대한민국의 평화가 곧 세계의 평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새 음반 투어 공연 ‘마더 디어’는 오는 5월 8일까지 강릉, 대구, 부산, 서울 등 전국 8개 도시로 이어진다. 어머니보다 더 큰 사랑의 흔적을 만나볼 흔치 않은 기회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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