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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인성호'와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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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 2019.04.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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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성호'라는 말이 있다. 사람 셋이 모여 작정하고 거짓말을 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여기엔 통상 하나가 더 붙는데 바로 '아니면 말고'다. 여수산업단지 오염물 측정 조작 사건의 불똥이 옮겨붙는 모습을 보며 기업 관계자들은 '삼인성호'와 '아니면 말고'를 떠올린다.

정의당 대표 이정미 의원은 23일 여수산단 적발 기업을 포함한 국내 수십 개 기업이 유독성 물질을 배출하고도 자체 측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천 소재 SK인천석유화학을 콕 집어 벤젠을 연 1톤 이상 배출하면서 자체 측정을 하지 않았고 자료도 임의로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순식간에 '주범'이 된 SK인천석유의 입장은 정반대다. 이 의원이 지적한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굴뚝 벤젠 배출 여부를 측정했다며 '불검출'이 찍힌 성적서를 곧바로 공개했다. 배출량 1톤에 대해서는 '가정된 숫자'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매분기 측정을 해 왔다고 지난해 4분기 측정 수치가 담긴 서류를 내보이며 반박했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이다. 도심과 인접한 공장에서 연 1톤이나 뿜어냈다면 공장이 문을 닫을 일이다. 이런 엄청난 주장을 하기에 앞서 이 의원 측은 SK인천석유에 확인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주 지역 방송에 나와 내년 총선 인천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지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에 '벤젠 오명'을 씌운 셈이다.

'아니면 말고'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여수산단 배출 조작 담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된 LG화학 직원의 문자메시지 외에는 증거가 없는데도 한화케미칼 등 여타 기업까지 발표 자료의 담합 명단에 집어넣었다.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자성이 들어갔어야 할 자리다.

죄를 지은 내용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하고 재발을 막으면 되지만 증거도 없이 오명을 덧씌울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신뢰를 잃은 기업이 소비자의 믿음을 회복하는 것 만큼이나 신뢰를 잃은 정치인과 정부가 유권자의 믿음을 회복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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