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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버리고 '수사' 택한 여야…검찰,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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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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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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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국회의원 1/5 검찰수사 초유의 사태…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에 잇따라 사건 배당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검경수사권과 공수처 설치법의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자 회의장 앞에 누워 항의를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검경수사권과 공수처 설치법의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자 회의장 앞에 누워 항의를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여야 국회의원 60여명이 한꺼번에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패스트트랙' 정국 대치에 따른 여야 간 고발과 맞고발이 쏟아지면서다. 추가 고발까지 예고되면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국회의원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곤란하게 된 것은 검찰이다. 여야가 저마다 엄정한 수사를 내세우며 사실상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면서다. 검찰은 우선 고발장이 접수되는대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배당하면서도 섣불리 수사 착수에 나서지 못하며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6일과 2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보좌진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했다. 민주당은 서울중앙지검에 낸 고발장에서 한국당이 지난 26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위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한국당 의원들을 고발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됐다. 정의당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40명과 보좌진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의당과 민주당이 고발한 한국당 의원만 총 49명(중복 고발 제외)이다.

한국당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에 대한 고발로 맞불을 놨다. 지난 28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15명과 여영국 정의당 의원을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일단 사건을 맡기로 했다.

이로써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여야 국회의원 65명을 동시에 수사하게 됐다. 현직 국회의원 5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이 일선 지검의 한 부서에서 수사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채증 자료를 분석해 3차 고발에 나설 예정인데다 국회사무처 역시 국회 의안과를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고발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향후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공안2부에 사건을 배당할 예정이어서 공안2부가 수사하게 되는 국회의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검찰 자체적으로 국회의원 수사에 관한 통계 자료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이번에 동시에 60명 이상 국회의원을 수사하는 것은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뿐 아니라 서울남부지검에도 패스트트랙 정국 대치와 관련한 국회의원 고발 사건들이 속속 배당되고 있다. 앞서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강제추행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됐으며 한국당이 문 국회의장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서울남부지검으로 배당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아 간 고소·고발 접수가 일단락되면 범죄 행위가 발생한 관할지인 서울남부지검으로 관련 사건들이 재배당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발이 접수된 검찰청에 사건이 배당되고 고발인과 피고발인들의 주소지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할지가 고려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피고발인이 다수인 경우 서울중앙지검이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주소지를 모두 포함하지 못하므로 국회가 속한 서울남부지검에서 일괄적으로 수사가 이뤄지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당장 수사에 착수하기 보다는 당분간 자료 검토와 정치권 동향 파악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안이 정치의 영역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측면이 커 검찰이 자칫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패스트트랙 정국이 여야 간 협상과 타협에 따라 어떻게 급변할지 몰라 검찰 수사 역시 신중히 처리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이 극한 대립 국면에 치달았을 때 정치적 해법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검찰로선 당분간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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