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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아니라면서 근로·자녀장려금 특혜 받는 종교인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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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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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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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대상자가 612만 가구(총가구 기준)로 지난해 350만 가구(총가구)에서 263만 가구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근로장려금 단독가구 연령제한을 폐지하고 소득·재산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상자를 확대한 덕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근로장려금제도 시행 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지원대상을) 확대 개편했다"고 자랑했다.

근로장려금(Earned Income Tax Credit)과 자녀장려금(Child Tax Credit)은 저소득 가구에 세금 환급 형태로 소득 보조금을 주는 제도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도입하고 있다. 소득·세액공제는 소득이나 납부할 세액이 없으면 공제를 받지 못하지만 근로·자녀장려금은 조건이 충족되면 받을 수 있는 세금혜택으로 사실상 중산층 이상 가구가 저소득 가구에 소득을 보조해주는 형태의 복지제도다.

다만 지원대상이 근로자나 사업자(변호사, 세무사, 의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직 제외)로 제한된다. 2014년까지는 근로자만 지급대상이었으나 2015년부터 영세 자영업자도 포함됐고, 자녀장려금은 2015년에 처음 도입됐다.

그런데 근로자도 영세 자영업자도 아니면서 근로·자녀장려금 특혜를 받는 특수직이 있다. 바로 종교인이다. 2018년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서 종교인이 지급대상에 포함됐다. 정확하게는 종교인소득이 지급대상 소득에 포함됐다.

2018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종교인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특혜를 부여했는데 그중 하나가 근로·자녀장려금 특혜다. 당시 정부는 조세특별법까지 개정해 가면서 종교인에 근로·자녀장려금 혜택을 안겨 줬다. 이에 올해가 종교인이 근로·자녀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첫해가 된다.

따라서 올해 증가한 근로·자녀장려금 대상자 가구 중에는 종교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결국 올해 전체 대상자가 확대된 배경에는 근로장려금 단독가구 연령제한 폐지 및 소득·재산 요건 완화뿐만 아니라 종교인이 새로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대상자 중 새롭게 포함된 종교인 비중을 별도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2018년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서 종교인을 일반 근로자로 보고 근로소득으로 신고하게 했다면 저소득 종교인은 자연스럽게 근로·자녀장려금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었고 아무런 특혜 시비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종교인이 자신은 근로자가 아니라고 우기면서 모든 특혜 시비의 사단이 났다.

종교인이 자신은 근로자가 아니라고 강조하자 개정 소득세법에서는 종교인을 변호사, 세무사, 의사, 감정평가사 등과 같은 전문직으로 보고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면서도 근로자와 동일하게 식대나 자가운전보조금, 학자금, 자녀보육수당, 사택제공 이익 등을 비과세소득으로 인정해줬다. 변호사 등 여타 전문직이 기타소득을 신고할 땐 이 같은 비과세 혜택이 없다. 종교인 스스로 근로자가 아니라면서도 정작 근로자가 받는 세제 혜택은 고스란히 챙겼다.

근로·자녀장려금 특혜도 마찬가지다. 지원대상이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종교인은 원천적으로 대상자가 안된다. 그런데 특별법까지 개정해 예외로 인정하면서 종교인에게 근로자가 받는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 이로써 일반 국민들이 저소득 종교인 가구에 소득 보조금을 주게 됐다.

그러면서 종교인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때 필요경비를 80%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일반 근로자보다 훨씬 적은 세금이 부과된다. 예컨대 연봉 5000만원, 4인 가구일 경우 종교인의 소득 원천징수액은 일반 근로자에 비해 절반 정도로 적다.

종교인의 과세 특혜는 종교활동비 비과세에서 절정을 이룬다. 종교인이 종교 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급받은 금액과 물품은 과세대상에 제외되고 그 범위에 제한이 없다. 이로써 종교인은 영수증 처리를 안 해도 되는 특수활동비를 합법적으로 무제한 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종교활동비에 대해선 세무조사도 금지했다.

근로·자녀장려금은 저소득층의 근로를 장려하고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제도이기에 소득세법에서 종교인을 근로자로 보고 근로소득으로 신고했다면 저소득 종교인도 마땅히 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2018년 1월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일부 종교계는 극심한 반대와 함께 납세 거부 움직임까지 벌였고, 비록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근로자로 취급받는 걸 완강히 거부했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받는 각종 세제 혜택을 고스란히 챙기는 이중성을 보였다. 밖으로는 일반 근로자가 아니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열변을 토하면서도 속으로는 자기 잇속을 챙기는 종교인의 이기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이 추악할 따름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5월 9일 (22:3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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