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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통장잔고가 곧 블랙홀"…3분 과학쇼, 하하 웃다가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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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 2019.05.1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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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55개국 참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선발대회…자각몽·자율車 등 주제 예능처럼 재밌게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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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저녁 7시부터 KT스퀘어 드림홀(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2019 페임랩 코리아'에서 본선 진출자들(10인)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br><br>앞줄 왼쪽부터 이주홍 씨, 이가진 씨, 김미경 씨, 김연호 씨(최우수상), 정민정 씨(대상), 김태림 씨(우수상), 오수찬 씨, 유승영 씨, 박윤지 씨<br>뒷줄 왼쪽부터 강상균 씨,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심사위원), 샘 하비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윤태진 아나운서(심사위원), 황영준 박사(심사위원)/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br><br>
“어여쁜 장미꽃의 꽃잎 세포는 왜 초록색 잎도 아닌, 뾰족뾰족 가시도 아닌, 매혹적인 붉은 빛의 꽃잎이 되기로 한 것일까.”(서울대 식물세포생물학과 정미정 씨)

“봄에만 피는 사랑의 벚꽃, 힐링의 벚꽃을 겨울에도 볼 수 있다면 믿겨 지나요.”(대구경북과학기술원 생물학과 오수찬 씨)

마치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10개의 옴니버스 연극을 보는 듯했다. 절기상 봄에 어울리는 식물 노화 및 세포벽에서부터 블랙홀, 항성, 달, 다공성물체, 자각몽, 발효, 자율주행차, 착시효과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소재로 개성 넘치는 예비 과학 커뮤니케이터 10명이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진행된 ‘2019 페임랩코리아’ 최종 본선 대회다. 영국 중부 첼튼엄 과학 페스티벌 기간 동안 열리는 페임랩 국제대회에 출전할 한국 대표 1명을 뽑는 자리다. 페임랩은 파워포인트(PPT) 등 별도의 발표자료 없이 과학 주제·이슈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소품 등을 이용해 3분 동안 발표하는 경연대회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양성·지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미국에선 항공우주국(NASA)이 직접 나서서 페임랩 국가대표를 선발·교육할 정도로 이 대회 가치를 높게 매긴다. 2005년부터 시작한 이 대회에는 현재 55개국이 참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본선 대상 수상자 1명이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5월 10일 저녁 7시부터 KT스퀘어 드림홀(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2019 페임랩 코리아' 최종 본선대회에서 김연호 씨(최우수상 수상)가 블랙홀이 남긴 흔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lt;br&gt;
5월 10일 저녁 7시부터 KT스퀘어 드림홀(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2019 페임랩 코리아' 최종 본선대회에서 김연호 씨(최우수상 수상)가 블랙홀이 남긴 흔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br>

본선 무대에 올랐던 10명의 최종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각 분야별·이슈별·난이도별로 균형있게 포진됐음을 알 수 있다.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연호 씨(광주과학기술원 물리학과)는 지난달 10일 세계 최초로 전파망원경 8개로 포착한 ‘블랙홀’의 실체에 대해 다뤄 눈길을 끌었다. “우리는 소문으로만 그 존재를 알고 있던 블랙홀의 실체를 직접 보길 원했죠. 그래서 지구 크기만한 망원경을 만듭니다. 그 결과, 약 400억 킬로미터(km)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블랙홀을 발견하게 됩니다. 잘 안 와 닿으시죠. 제 통장 잔고와 빌게이츠의 통장 잔고 차이가 딱 400억배입니다.”(웃음)

2030세대의 관심사를 발 빠르게 흡수한 점도 이번 페임랩코리아의 특징이다. 박윤지 씨(전북대 화학과)는 혼자사는 ‘나홀로족’들의 필수 생활아이템인 ‘규조토 발매트’를 이용해 다공성물질(내부에 빈 공간을 갖는 물질)에 대해 설명했다. “자취생들 사이에서 핫아이템이죠. 젖은 발로 밟아도 물을 흡수하면서 금방 보송보송해집니다. 규조토도 ‘토(土)’, 흙일텐데 어떻게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걸까요(중략) 이렇게 작은 구멍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공성물질’ 이라고 부르고 과학자들은 이 안에 오염물질을 가둬 배기가스나 물을 정화하고 단열재로 사용합니다.”

3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심사위원과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가진 씨(국립중앙과학관 과학해설사)는 ‘사이언스 홈쇼핑’이란 이색 설정으로 자율주행차(AV) 및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핵심 부품인 라이더 센서에 대해 설명했다. 이 씨는 “과학이 딱딱하고 어렵긴 하나 제가 무대에 선 시간만큼은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어 홈쇼핑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설정을 넣었다”고 말했다.
5월 10일 KT스퀘어 드림홀(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2019 페임랩 코리아'에서 대상 수상자 정민정 씨(왼쪽)와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오른쪽)이 시상식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lt;br&gt;
5월 10일 KT스퀘어 드림홀(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2019 페임랩 코리아'에서 대상 수상자 정민정 씨(왼쪽)와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오른쪽)이 시상식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br>

이번 대회 영예의 대상은 정민정 씨(서울대 식물세포생물학실험실)에게 돌아갔다. 정 씨는 ‘세포는 어떻게 운명이 결정되나’라는 주제로 세포 운명과 세포벽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다음달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간 열리는 영국 페임랩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9년째 ‘10월의 하늘’이란 재능기부 과학강연회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1세대 과학 커뮤니케이터 정재승 카이스트(KAIST) 교수가 이번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정 교수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새내기들 한명 한명의 발표가 끝날 때 마다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비유와 예제, 인용 3가지를 잘 쓰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개화 DNA(유전자)가 뭔지를 설명하기보다는 그것들이 식물 속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도록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이 공동주관했다. 안성진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1865년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맥스웰이 발견한 ‘전자기파’는 처음에는 아무런 쓸모없는 거라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전파를 사용하지 않는 현대인의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며 “이처럼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학이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과학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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