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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융회사가 애자일을 적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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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2019.05.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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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조직 설계에 있어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애자일 개념이다. 금융회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어떤 조직이 매너리즘에 빠져 관료주의와 일처리의 느긋함에 고통받지 않으려면 유연해야 한다.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사로부터 다수의 가이드와 지침을 받지 않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 위임을 하는 것이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기술기업들과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또 CEO(최고경영자)들은 더 이상 자신의 상아탑을 지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명령할 수 없게 됐다. 경쟁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고객의 요구도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애자일을 적용하거나 최소한 검토라고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속가능한 애자일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성공에 도달하기 위해 3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데 하나하나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첫째, 조직을 누가 현실적으로 이끌어 가는 지를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인사권을 가진 CEO가 주도한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회사 CEO는 단기 세입자에 불과하다. 권력은 중간 관리자 혹은 부장 그룹들이 쥐고 있으며 이들이야말로 많은 금융회사에서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애자일이 성공하려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약해져야 하고 정보의 소스와 과제의 실행이 모두 실무자 레벨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권한 위임은 금융회사에서 익숙하지 않다. 통제력을 잃는다는 인식은 곧 중간 관리자들이 자리를 잃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뜨린다. 애자일이 성공하기 위한 힘은 상사가 아닌 동료들로부터 나온다. 많은 조직들이 위로부터의 애자일 실행에 실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CEO는 실무자 레벨에서의 혁신적 조직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중간 관리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둘째, 애자일의 위험 감수 성향과 규제준수 요구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다. 규제 준수 중심의 조직에서는 규칙 기반의 매뉴얼이 어떤 혁신적인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금융회사에는 개별 대출의 규모, 권한과 승인의 한도 수준, 위험관리 프로세스 등이 포함된다. 반면 진정으로 애자일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수익과 같은 궁극적 목표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단순한 목표의 혼선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큰 어려움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조직의 절차와 규정에 대한 엄정한 선호는 현장 실무자가 유연해지는 것을 매우 어렵게 한다. 누군가는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명확히 실무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셋째, 조직 문화 그 자체도 장애물이다. 금융회사들은 젊은 세대들이 그 이전 세대보다 전향적이라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금융회사에서는 오래된 세대가 더 위험 감수형이고, 열린 마음을 가졌으며, 기업가 정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주변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적인 시니어들은 IMF 위기를 경험했고, 사업의 리스트럭처링(구조 개조) 주기에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 그들은 험한 시절의 겸험을 뼈에 새기고 있는 반면에 젊은 세대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에서 금융회사는 공무원 다음으로 안정적인 직장이다. 전형적인 신입 직원들은 잘 개발된 스펙을 가진 매우 보수적인 젊은이들이다. 이처럼 거꾸로 된 신입 직원 선발 전략과 과정이 지난 몇 년간 금융회사의 인적자원과 재능 풀의 혁신성을 후퇴시켰다. 이는 금융산업에서 매우 중대한 문화적 후퇴다.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보수적 젊은이들로 애자일 문화를 구축하려는 것은 매우 힘든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 / 사진제공=신한금융<br />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 / 사진제공=신한금융
이같은 3가지 장애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조직의 혁신을 위해서는 애자일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불평하기보다는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미래를 선도해 나갈 조직의 해답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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