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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철수하라는데도…해외여행 3000만명 '안전책임'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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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상헌 기자
  • 2019.05.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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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피랍 구출 한국인 '철수권고' 말리도 경유...'여행 자유vs공공 안전' 충돌 논란

[편집자주] 해외여행 3000만명, 재외동포 300만명 시대가 코앞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국력 신장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분쟁 지역 확대로 재외국민의 안전 우려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자국민 보호는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다. 이에 앞서 개개인이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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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이동원 기자 = 신원미상의 한국인 여성 1명이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의 무장단체 납치범들에게 붙잡혀 억류돼 있다 풀려나 프랑스 파리 인근 빌라쿠블레 군 비행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날 공항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마중을 나와 석방된 3명을 맞이했다. 함께 구출된 미국인 여성은 이들과는 별도로 미국으로 이송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군은 지난 9일밤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한 프랑스인 2명, 미국 여성 1명 등 4명의 인질 구출 작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프랑스 특수부대원 2명과 납치범 4명이 사망했다. 2019.5.12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가의 의무는 국민이 어디에 있든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군인이 숨졌다. 정부의 여행 관련 권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프랑스 공군 비행장.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프랑스군에 구출된 피랍자(프랑스인 2명·한국인 1명)들이 도착한 후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회견에서 한 말이다.

재외국민 보호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지만 위험 지역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 권고를 무시해 애꿎은 생명이 희생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번 작전 과정에선 프랑스 특수부대원 2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선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엔 안도하면서도 이들의 위험천만한 모험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한창이다. 재외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를 두고서다. 한국인 장모씨는 지난 달 12일 부르키나파소 남부 베냉 국경지대에서 미국인 1명과 납치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프랑스인들과 함께 가까스로 구출됐다.

억류된 지 28일 만에 구출될 때까지 정부가 장씨 소재와 신변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대로 장씨가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적잖다.

장씨는 세계일주를 위해 약 1년 반 전인 2017년 말 출국했다고 한다. 지난 1월 유럽에서 모로코로 이동해 아프리카 여행길에 나섰다. 세네갈과 말리를 거쳐 부르키나파소에서 베냉으로 버스로 이동하다 피랍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는 정정이 불안하고 내전을 겪는 국가들이 많아 중동 지역과 함께 대표적인 여행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피랍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카티바 마시나’처럼 민족적·종교적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무장세력도 많다.
[MT리포트]철수하라는데도…해외여행 3000만명 '안전책임' 어디에?

장씨가 들른 경유국들도 대부분 여행경보가 발령된 국가들이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북부 4개주는 적색경보인 ‘철수권고’(3단계), 나머지 지역은 황색경보인 ‘여행자제’(2단계) 지역이다. 말리 전역엔 ‘철수권고’ 경보가 적용돼 있다.

세네갈은 남색경보인 ‘여행유의’(1단계) 국가다. 모로코의 경우 수도인 라바트와 카사블랑카는 ‘여행유의’, 남부는 ‘여행자제’ 지역이라고 한다. 긴급 용무가 아니면 철수하고 가급적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 말리까지 경유했던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장씨가 주관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했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맞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인지할 만한 정보도 사전에 전혀 접수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장씨 가족과 주변 지인의 신고, 정보기관 첩보, 공관 민원 접수, 해외 외신 보도 등이 전무해 사전 인지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납치한 무장세력도 전혀 연락해 오지 않았다고 한다. 여론의 책임론도 정부보단 개인의 ‘안전불감증’에 더 가까운 흐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재외공관은 첫째도, 둘째도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여행 3000만명, 재외국민 300만명, 해외 사건·사고 연 2만건 시대를 맞아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국회도 지난해말 영사 조력 범위와 한계를 반영해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2021년 발효된다.

문제는 연인원 3000만명에 달하는 재외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부가 일일이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재외국민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은 국민의 기본권과 사생활 보호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외교부 당국자는 “거주 이전의 자유와 여행의 자유라는 기본권 부분과 공공의 안전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며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외교부는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의 여행경보를 2단계 ‘여행자제’에서 3단계인 ‘철수권고’로 상향하고, 베냉엔 여행경보 발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중동 등 위험지역의 여행경보 수준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프랑스 등 위기관리 선진국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번에 공조한 프랑스와 한-프랑스 의향서(LOI)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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