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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언장 못믿어" 집 달라고 떼쓰는 남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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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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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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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조혜정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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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얼마 전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남동생이 엄마 유언장이 가짜다, 인정 못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어서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저도 엄마가 유언장을 쓰신 건 몰랐었는데 장례식 끝나고 나서 엄마 유품정리를 하다가 책상 서랍에서 겉에 유언장이라고 쓰여진 편지봉투를 발견하고 유언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편지봉투가 봉해져있는 건 아니어서 내용을 봤더니 엄마가 직접 쓰신 유언장이고, 날짜는 돌아가시기 전 한 달 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유언장에 의하면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사시던, 15억 정도 되는 단독주택은 저한테 주고 엄마 명의의 9억짜리 아파트는 남동생에게 주며, 은행에 있는 엄마 명의 예금 3억은 둘이 똑같이 나눠가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유언장을 발견하고 나서 동생에게 엄마 유언장 내용을 알려줬더니 동생은 듣자마자 흥분해서 "엄마 유언장이 가짜"라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오래 전부터 엄마가 살던 단독주택은 아들인 자기한테 주겠다고 했으니 당연히 자기 것이다, 엄마가 자기하고 한 약속을 안 지키고 딸인 저한테 줄 리가 없으니 단독주택을 저한테 준다는 유언장은 제가 조작한 거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유언장을 복사해서 동생한테 보여줬습니다. 유언장에 쓰여진 글씨체가 엄마 글씨라는 건 분명하니까 동생이 유언장을 보면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동생은 유언장 복사본을 보고도 전혀 태도가 바뀌지 않네요. 엄마 필체가 아니라고 생억지를 쓰고, 만약 엄마가 직접 쓴 거라고 하더라도 그건 제가 아파서 정신이 흐려진 엄마를 속여서 쓰게 한 거니까 무효라는 거예요. 저와 남동생은 어릴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고 엄마한테도 남동생이 골칫거리였지만, 엄마가 직접 쓴 유언장을 보고도 동생이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3년 전 엄마의 병세가 악화되어 혼자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제가 살던 집을 정리하고 엄마 집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는데 그 때 동생이 집에 와서 제가 엄마를 속여서 재산을 뺏으려 한다고 격분해서 난리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엄마 재산 가져갈까봐 그렇게 걱정이 되면 자기가 집에 들어와서 엄마 병시중을 들면 될텐데 동생은 병시중은 저한테 통째로 맡겨놓고 엄마 재산에만 눈독을 들였습니다. 3년 전 난리친 후 동생은 엄마 돌아가실 때까지 한 번도 집에 오지 않았고 돌아가시기 직전에 얼굴 두어 번 내민 게 전부거든요.

저와 엄마는 동생이 무관심해서 서운하다기 보다는 오기만 하면 소리지르면서 집안을 뒤집을 게 뻔하니까 동생이 안 나타나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엄마 병간호와 병원수발은 제가 다 알아서 했고 한 번도 동생에게 도움을 청한 적이 없습니다. 엄마도 동생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로 해선 안 될 거라고 생각하셔서 굳이 유언장까지 쓰신 것 같습니다.

저는 동생과 싸워야 하는 게 너무 싫고 동생이 무섭기 때문에 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은 유언장 내용대로 나누되 은행예금은 동생이 다 가져가는 거로 해서 타협하고 빨리 끝내고 싶긴 합니다. 하지만,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고집불통인데다 제가 여자라고 늘 무시해왔기 때문에 동생과 타협이 될 것 같지 않은 게 문제예요. 엄마가 살던 단독주택이 있는 지역이 곧 재개발에 들어가기 때문에 동생은 더더욱 포기 안할 거예요. 그렇다고 엄마 유언을 무시하고 동생한테 단독주택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집을 제게 주신다는 게 엄마 뜻이고, 저도 엄마 병시중 하느라 고생 많이 했으니까 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유언대로 재산을 나누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부모님이 자필유언을 하신 경우에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 선생님께도 일어났네요. 아마 부모님들이 자필로 유언을 남길 때에는 유언을 직접 써서 남겨놓으면 자식들이 부모님의 뜻을 존중해서 그대로 나눠갖고 서로 싸우지 않을 거라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본 자필유언 내용 중에 ‘이대로 나눠갖고 사이좋게 살아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적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런 부모님 뜻과는 반대로, 상속인들끼리 장기간 법적인 다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답니다. 상속인들 중 한두 사람에게 상속재산이 많이 쏠리거나, 고인이 평소 하던 얘기와 자필유언 내용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법적인 분쟁을 거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필유언은 유언자가 직접 쓰면 되니까 간편하고 돈이 안 드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필유언장 자체만 가지고는 유언 내용대로 상속재산을 실제로 분배하는 절차를 이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단점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어머니의 자필유언장을 가지고 선생님 몫인 단독주택에 대한 상속등기를 하려고 하면 등기소에서 추가서류를 가지고 오라고 할 겁니다. 등기소에서 가져오라는 추가서류는 다른 상속인들이 자필유언내용에 대해 이의가 없다는 가정법원의 검인조서나 자필유언이 유효하다는 법원판결문을 말하는 것이니 결국 법적인 다툼을 거쳐야만 상속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님이 반씩 나눠가지라고 한 은행예금도 어머님의 자필유언만으로는 돈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고인의 예금이 예치된 금융기관에서 상속인들 전체의 인감도장이 날인되고 인감증명이 첨부된 합의서를 요구할 것이고, 금융기관에 따라서는 상속인들이 전부 직접 와서 예금인출절차를 하지 않으면 인출이 안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어머니의 유언 내용대로 동생과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작성하고 은행예금인출에 상호 협력하는 것인데, 선생님의 경우에는 동생과 이런 식의 합의를 하기는 매우 어려워보이네요. 경험적으로 보면 아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유언이 있는 경우 아들이 그 유언내용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더라고요. 특히, 선생님의 사례처럼 부모님이 평소 재산을 아들에게 주겠다고 해서 부모님 재산을 내가 물려받을 것이라는 아들의 기대가 이미 형성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합의가 거의 안된다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어머니 단독주택이 곧 재개발에 들어갈 거라는 호재까지 있다면 남동생은 자신이 법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포기 안 하고 합의과정에서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에 재판을 안 거치고 남동생과 합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시간과 감정의 낭비가 될 공산이 큽니다. 차라리 바로 자필유언내용 실현을 위한 재판절차에 착수하는 편이 시간이 절약되고 감정소모도 적더라는 것이 제 경험입니다.

어머님의 자필유언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의 첫 단계는 가정법원의 자필유언검인절차입니다. 가정법원에 자필유언에 대한 검인신청을 하면 가정법원이 검인기일을 정해서 상속인들을 출석하게 하고 자필유언장을 보여준 후 유언에 대한 의견을 묻습니다. 이 때 유언이 자기한테 불리한 상속인들은 대개 자필이 아니라고 하거나 자필은 인정하지만 내용에 동의 못한다고 진술하는데, 검인조서는 이런 내용을 모두 반영해서 작성됩니다. 아마 선생님 동생도 그런 내용으로 진술을 할 것이니 그런 내용의 검인조서만으로는 유언내용을 집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 단계로 법원에 자필유언효력을 확인해달라는 청구를 해서 유언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이 소송에서 어머님의 유언이 자필유언으로서의 요건-유언자가 유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필로 작성하고 날인할 것-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아마, 그 소송과정에서 선생님이 아파서 정신이 흐려진 어머님을 속여서 유언장을 작성했으니 무효라는 주장을 남동생이 할 것인데, 남동생이 어머님의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확실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한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이 소송에서 승소하게 되면 비로소 그 판결문으로 어머님의 유언내용을 집행할 수 있게 됩니다.

검인신청부터 유언효력확인청구의 1심 판결까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유언효력확인청구의 1심 판결에 대하여 동생이 항소, 상고할 경우 2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부 양보하여 동생과의 분쟁을 빨리 끝내고 싶으시다면 재판 전에 동생과 합의하려 하기 보다는 일단 재판절차를 시작하고 법원에 합의 의사를 밝혀서 법원의 중재 하에 동생과 합의하시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서 바로 재판절차에 착수하시길 권합니다.


"엄마 유언장 못믿어" 집 달라고 떼쓰는 남동생
[20년간 가사소송 등을 수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가족이 급격하게 해체되어가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했습니다. 가족해체가 너무 급작스러운 탓에 삶의 위안과 기쁨이 되어야 할 가족이 반대로 고통을 주는 존재가 되어버린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지난 20년간 깨달은 법률적인 지식과 삶의 지혜를 ‘가정상담소’를 통해서 나누려합니다. 가족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해결책을 찾는 단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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