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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은 '전설의 부엉이'를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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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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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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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셰일혁명'으로 중동 안보에서 손 떼는 미국…셰일혁명 동참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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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어느 학교나 전설 하나쯤은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학교들도 마찬가지다. 하버드대 기부자인 존 하버드 동상의 왼발을 만지면 자녀가 하버드대에 합격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 교정 한복판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의 치맛자락엔 부엉이 모양의 조각이 숨어있는데, 이를 가장 먼저 찾아낸 신입생은 학교를 수석 졸업한다고 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컬럼비아대 교정에 들어섰다. 수행원 없이 컬럼비아대 관계자 한명만 대동한 채였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모교 사랑이 각별한 신 회장은 이날 저녁 학교 모금 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

행사에 앞서 학교 관계자들을 만난 신 회장은 모처럼 모교를 방문한 기념으로 미네르바 동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사진만 찍고 돌아가려는 신 회장에게 학교 관계자가 동상 속 부엉이를 찾아보라고 부추겼다. 이후 한참동안 신 회장은 '전설의 부엉이'를 찾아 동상 곳곳을 들여다봤다.

신 회장이 미국을 찾은 건 최근 공식 가동에 들어간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주 화학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가 투자된 이 공장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지은 화학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이뤄진 해외투자 중 가장 크다.

9일 준공식에 참모를 보내 축사를 대독하게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엔 신 회장을 직접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 마주앉아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규모도 규모지만,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다. 우리나라 화학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발 '셰일혁명'에 올라탄 사례라는 점이다. 이 공장은 납사(나프타)가 아닌 셰일가스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한국기업 최초의 시설이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원료인 에틸렌은 제조업에서 안 쓰이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활용도가 넓어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셰일혁명으로의 동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2007년 시작된 셰일혁명은 전세계 에너지 시장 뿐 아니라 세계질서까지 뒤집어놨다. 셰일석유가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은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에 등극했다. 석유가 남아돌자 2016년부터 석유 수출이 허용됐고, 조만간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중동산 석유를 수입할 필요가 없음을 뜻한다. 미국으로선 중동발 유조선이 지나가는 바닷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군사적 희생을 감수할 이유가 없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계속할 수 없다"고 선언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누가 미국 대통령이 돼도 마찬가지다. 2016년 미 대선에 출마한 20여명의 후보들 중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건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주 지사 한명 뿐이었다.

만약 이란이 줄곧 위협해온대로 중동의 핵심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중동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즉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다. 이때 미국이 '잠재 적국' 중국을 돕겠다고 머나먼 중동에서 전쟁에 뛰어들까. 지금이라면 '강경파' 존 볼턴 국가안전보좌관이 군사개입을 주도하겠지만, 그가 백악관을 떠난 뒤엔?

셰일혁명에 따른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우리나라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중 하나는 지정학적으로 안전한 미국 등과의 에너지 동맹이다. 에너지든 석유화학 원료든 구매선을 중동이 아닌 미국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화학업계에선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가장 먼저 그 길에 들어섰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신 회장은 1등의 전설이 깃든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찾았을까.

신동빈 회장은 '전설의 부엉이'를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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