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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택시 싫어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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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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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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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차량공유 서비스가 생존권 위협한다"… 젊은층 중심으로 회의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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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타다(TADA) 퇴출 요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5.15/뉴스1
#대학생 이모씨(25)는 얼마 전 서울 고려대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려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횡단보도 앞, 택시가 그의 앞까지 오길 기다리던 그에게 60대 택시기사가 '이리 오라'며 손짓으로 그를 부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택시가 그의 앞까지 오길 기다렸다. 자칫 택시 앞까지 걸어가다간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치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는 이씨가 탑승하자마자 "그 조금 걸어서 택시까지 오는 게 뭐가 어렵다고, 그걸 그렇게 뻗대고 있냐"고 소리쳤다.

#직장인 강모씨(30)는 바쁜 회사일에 치여 자주 이동하며 노트북으로 일을 본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말을 걸어 하지 못할 때가 태반이다. 강씨는 "얼마 전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임은 억울하게 누명 써서 당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동 중 30분 넘게 들었다"면서 "내가 왜 택시기사 하소연을 들어줘야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렌트카 기반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의 싸움이 매섭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사실상 택시영업을 하고 있다며 '생존권'을 들어 끝까지 '타다'와 맞서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15일 서울 시청광장 근처에서 택시기사 안모씨(76)가 분신해 숨졌다. 안씨가 서울광장 인근에 세워둔 택시에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던 만큼 '타다' 등 차량 공유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로 열린 '타다 퇴출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타다 OUT'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5.15.    /사진=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로 열린 '타다 퇴출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타다 OUT'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5.15. /사진=뉴시스
이전에도 차량 공유 서비스 관련 택시기사의 분신 사건이 이어져왔다. 지난해 12월10일에는 택시 운전사 최모씨(57)는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택시 안에서 분신했다. 지난 1월9일에는 광화문역 인근에서 임모씨(64)가 택시 안에서 몸에 불을 붙여 숨졌다. 지난 2월11일에는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 김모씨(62)가 택시에 불을 지른 채 국회로 돌진했다. 김씨는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권" vs "툭하면 생존권"
이처럼 최근 택시업계는 '타다'의 경우 렌터카를 이용한다고 해도 본질은 택시 영업과 같은 행위를 하기에 택시업계 생존권에 큰 위협이 된다고 주장, 극렬 반대한다. '타다'는 쏘카(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의 자회사인 VCNC가 출시한 서비스로,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렌터카와 함께 기사가 따라오는데 택시 대신 렌터카(카니발 차종)가, 택시기사 대신 타다 소속 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 퇴출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19.05.15.    /사진=뉴시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 퇴출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19.05.15. /사진=뉴시스
이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5일 오후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1만명(경찰 추산 3천여명)이 참석한 '타다 퇴출 끝장집회'를 진행했다.

박정래 개인택시조합 성북지부장은 "수십년간 운전을 업으로 해온 고(故) 안성노 조합원이 '타다 OUT'을 외치며 서울시청 앞에서 돌아가셨다"며 "사람 생명보다 공유경제가 중요하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의 시각은 차갑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회의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프리랜서 신모씨(28)는 "택시기사들이 반발하는 것에는 이해가 되지만, 이용자들이 왜 굳이 더 비싼 값을 주고 '타다'를 이용하는지 택시업계도 한번쯤은 고심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다'를 탄 뒤에는 기사 때문에 기분 나쁜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한모씨(28)는 "'타다'를 한 번 이용해본 뒤, 무조건 '타다'만 쓰고 있다"면서 "좋은 음악도 나오고, 기사가 말도 걸지 않고, 쾌적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타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타다용 카니발 차량 / 사진제공=외부사진
타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타다용 카니발 차량 / 사진제공=외부사진
'타다'는 손님을 뒷좌석에만 태우고, 드라이버가 불필요한 대화는 하지 않으며, 차량 내에선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깨끗한 실내와 은은한 향기로 손님을 맞이한다. 택시 보다 비싼 가격에도 인기가 높은 이유다.

'타다'는 출시 1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가 10만건을 넘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이달 기준 타다 회원수는 50만명, 등록 운전기사는 1만6000명을 기록했다. 호출수는 출시 시점 당시보다 13배 이상 늘었고, 재탑승률은 89%에 이른다.

젊은층은 택시업계가 '생존권'을 언급하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강원대 학생 A씨는 "지금 강원 춘천시에서도 시내버스의 강원대 교내통과 노선 때문에 학생과 택시업계간의 갈등이 극심하다"면서 "학생들 대부분은 시내버스 신설노선이 교내를 통과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택시업계는 '생존권' 타령하며 이를 반대한다. 다수의 이익에 반하면서 자신들의 벌이만을 고려하는 걸 더는 받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는 관내 대학생들의 통학 환경 개선을 위해 배차시간 15분 간격으로 관내 역, 터미널 등과 대학을 잇는 시내버스 청춘노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전체학생 1만5000명 중 2501명이 참가했고, 찬성 표가 94.6%에 달했다. 이에 대해 춘천 개인택시노조지부장은 "교내노선이 생기면 택시 이용객이 줄어들 것 아니냐"며 "새 버스노선까지 생기면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은 더 위협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플랫폼 경쟁은 필연적" vs "고령층 생존권 박탈"

택시업계와 차량 공유서비스 간 갈등에 대해 '플랫폼 경쟁'은 필연적이며, '타다'를 막더라도 결국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택시 이외의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즉, 산업혁명 때 기존 노동자들의 극렬한 반대와 법적 보호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직물노동자, 뱃사공, 마차운전사 등은 찾아볼 수 없듯 말이다. 당시 러다이트로 불린 영국의 직물노동자들은 직물기 발명가 집에 불을 질렀고, 독일 뱃사공들은 증기선에 올라 모래를 뿌렸으며, 자동차가 생기자 영국 의회는 적기법을 만들어 자동차를 촘촘하게 규제하고 마차업계를 보호했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지난 2월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택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 미디어 데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br>'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 택시 서비스로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이동의 기본을 고려하는 타다 플랫폼의 서비스 기준을 지키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동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사진=김창현 기자
박재욱 VCNC 대표가 지난 2월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택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 미디어 데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br>'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 택시 서비스로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이동의 기본을 고려하는 타다 플랫폼의 서비스 기준을 지키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동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사진=김창현 기자
박재욱 VCNC 대표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이동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다양한 선택지 중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라며 "이러한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될 때, 혁신이 가능하고, 기존산업과 새로운 산업이 함께 더 크게 발전하는 계기를 맞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시대변화에 따라가려고 해도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15일 '타다 퇴출 끝장집회' 참석자 대부분도 고령의 택시기사였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개인택시 4만9000여대 가운데 60대 이상 운전자는 68%에 육박한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월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택시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 미디어 데이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월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택시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 미디어 데이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는 70대 개인택시 기사가 분신해 숨진 데 대해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 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도 "신산업으로 인해 피해받는 산업은 구제를 해줘야 하고, 그것이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역할이지만 신산업 업계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 '풀러스'도 지난해 11월 카풀과 택시가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곳곳에서도 차량 공유 서비스는 택시업계와 상생모델을 찾고 있다. 호주는 2015년 각 주가 공유차 서비스 우버를 합법화한 뒤 택시 업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각 주별로 상생모델을 만들었다. 예컨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는 지난 1월31일부터 택시업계를 대상으로 '산업 적응 패키지'를 시행중이다. 우버 이용 건당 1호주달러를 택시 기금으로 적립해 택시업계가 신산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패키지로, 총 2억5000만호주달러(약 1995억원) 규모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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