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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앙 수준의 국가통계…애 낳기 두려운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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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2019.05.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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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활용기업 10곳 중 1곳도 안되는 현실...일·가정 양립은 먼 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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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출산휴가·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선시대 초기 노비에게도 적용되던 출산휴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밀 통계가 이제서야 나왔다는 자체도 문제다. 그 내용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재앙에 가깝다.

2017년 기준 출산휴가를 쓴 기업은 9.6%, 육아휴직을 쓴 곳은 3.9%에 불과했다. 출산휴가는 10곳 중 1곳도, 육아휴직은 100곳 중 4곳도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임신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역시 활용률이 2%대에 불과할 정도로 처참하다.

남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서 부부가 모두 일하는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애를 낳으려니 한 명이 희생해 육아를 전담해야한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희생한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없이 일터를 떠나면 곧바로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대열에 합류한다. 일반 취업도 어려운 마당에 재취업은 더 어렵다. 그래서 애를 안 낳는다.

지난해 출산율이 0.9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온갖 비용지원과 정책이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연일 쏟아져나온다. 지난 10여년간 80조원의 돈을 퍼부어도 애 낳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다. 아무리 좋은 정책에 예산지원을 뒷받침해도 쓸 수 없는 제도는 그림의 떡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를 낳지 않는다며 젊은 부부를 비난하고, 키워봐야 즐거움을 안다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들리지도 않는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알 수 없는 미래의 기쁨 때문에 일터를 포기할 간 큰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평생 애 키우면서 살 돈을 주지 않는 이상 소용 없다.

답은 간단하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가로막는 기업문화를 바꾸고, 이를 가로막는 사업주들에게 철퇴를 내려야 한다. 그 어떤 경제지표보다 중요한 게 인구다. 경제가 어려우면 나라가 휘청이지만, 인구가 줄어들면 나라 자체가 없어진다. 모성보호제도를 못쓰게 하는 이들은 대한민국을 없애려는 '주적'이다.

고용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모성보호와 워라밸 정책을 펼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사업주들 어르고 달래는 수준이면 곤란하다. 일·가정 양립을 방해하는 기업은 한국 땅에서 설 자리가 없게 만들 정도의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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