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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병기 말 못하는 경찰, 수사권 받을 자격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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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우 기자
  • 2019.05.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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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박근혜정부 정보경찰 불법지시 수사결과 발표…피의자 등 제대로 설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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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구속 기한 만기로 석방돼 4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 전 원장은 오는 15일 1심 선고를 앞둔 상태다. 2018.06.04. mangust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피의자들이 누군지 확인해 봐야 하는데, 이병기 비서실장이 맞나?'(취재진)
"공식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피의사실 공표가 워낙…"(경찰청)


경찰은 23일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정보경찰에 불법 지시를 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사회안전비서관 등 6명이 정보경찰의 직무범위가 아닌 정치·선거·이념 관련 정보 수집을 지시했다는 혐의다.

정권 차원에서 정보경찰을 활용해 선거 등에 개입했다는 심각한 내용의 수사 결과였지만, 발표는 부실했다. 피의자를 특정하지도 못하고, 이들이 어떤 내용의 정보문건을 받아 봤는지도 알 수 없다. 피의사실 공표를 앞세운 침묵은 브리핑에서도 이어지며 결국 취재진의 반발을 샀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 조항은 수사기관이 입맛대로 피의자의 혐의를 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수사를 받는 국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유죄 확정 전 피의자의 신분과 혐의를 구체화하지 않는 게 수사기관과 언론이 공유하는 규칙이다.

그런데 이 피의사실 공표 조항도 국민의 알 권리와 저울질해 적용한다.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사회적·정치적 책무가 무거운 공인이고 권력형 비리 같은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범죄가 의심될 경우, 피의사실 공표 기준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국정농단 핵심인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이다. 공인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는 청와대 고위직이 권력을 동원해 경찰에게 직무 범위 밖 정보수집을 강요한 사건이다. 국민은 이들이 정확히 어떤 식으로 정보경찰에 불법적 지시를 했는지, 국민의 권익을 침해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

경찰 자체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사건을 넘기는 시점인 데다, 비슷한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최근 구속된 점과 비교해도 피의사실 공표를 방패 삼는 경찰의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이 당당하게 피의자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이 연관된 문제이자, 야권 등 정치권을 의식한 눈치 보기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 정보경찰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한 게 아니라 청와대가 시켰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도 읽힌다.

정보경찰은 현재 검경간 수사권 조정의 핵심 이슈다. 검찰은 정보경찰의 문제를 들어 경찰권 비대화 우려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이번 수사도 경찰 스스로 정보경찰에 대한 우려를 해명하겠다는 의도지만 명확한 결론 없는 발표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동안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외친 명분은 '견제와 균형'이다.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권력에 예속되면서 정권 입맛에 맞게 수사권이 남용됐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오늘처럼 경찰이 자신들의 수사마저도 정치권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상황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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