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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상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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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2019.06.03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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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작업이 첫 고비를 넘었다. 두 회사를 모두 거느릴 지주사를 만들기 위한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안건이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노사의 물리적 충돌 등 난산 끝 도출한 성과지만, 숨을 고르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당장 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미 넘은 주총조차 노조는 “위법적 장소 변경”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이달 초순까지 마무리해야 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실사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노조가 실사 저지에 나서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의 노사 대치가 불 보듯 뻔하다.

이 모든 것을 넘어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 있다. 정부 의지가 반영된 만큼 국내 공정위 심사야 무난하겠지만, EU(유럽연합)·일본·중국 등 다른 국가의 승인은 만만치 않다. 대상국들은 모두 글로벌 조선시장서 경쟁국들이다. 글로벌 점유율 21%, 대형 유조선 점유율 70%의 ‘매머드급’ 조선사 탄생을 곱게 볼 리 없다.

이렇듯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은데 정부·여당은 연일 울산의 상황이 나빠지는데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합병을 반대한 민노총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대응을 ‘자제’했다.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면 울산의 현대중공업이 생산기지로 전락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논리로 여당 출신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머리를 깎았다.

한 단계라도 발목 잡히면 정부와 채권단이 의도한 조선업 구조조정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공을 들인 현대중공업도 허탈하겠지만 더 큰 손해를 보는 쪽은 현대중공업보다는 한국 조선업을 다시 일으켜야 할 정부·산은, 울산과 거제의 지역민들, 양사의 노동자들이다.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선 청와대가, 한국GM 정상화 협상에선 당시 여당 원내대표가 나섰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전후로 연일 울산의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선 정부·여당·산은 모두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넘은 고개보다 남은 산이 더 높다. 몸을 사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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