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공격적으로 지분을 확보 중인 KCGI는 한진칼 주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족 간 갈등설에 대해서는 "상속 문제를 협의 중인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대한항공 (28,800원 ▲50 +0.17%)은 IATA 연차 총회 관례대로 개최국 주관항공사로서 총회 마지막 순서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조 회장은 직접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외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조 회장이 공식적으로 간담회를 가진 것은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조 회장은 특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KCGI는 대주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55,800원 ▲1,600 +2.95%) 지분 15.98% 보유 중이다.


조 회장은 "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KCGI 측을 만난 적이 없고, KCGI에서 면담을 요청한 적도 없다"며 "만난다고 해도 주주로서 만나는 것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을 두고 KCGI 측과 타협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와 관련,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고 부르면 저도 옆을 둘러본다"며 "(아직 회장이란 호칭이) 익숙하지 않고 아버지가 옆에 계신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 간 갈등설에 대해서도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선대회장께서 갑작스럽게 별세하신 바람에 특별한 말씀을 많이 못 하셨다"며 "평소 가족끼리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항상하셨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선대회장의 말씀을) 바탕으로 가족들과 (상속과 관련된)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며 "아직 협의가 완료됐다고는 못하겠지만 잘 진행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조 회장은 "앞으로 선대 조양호 회장님,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을 받들어 저희가 하는 사업을 계속 이어 갈 것"이라며 "경영방향에 대해선 크게 변한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CC(저비용항공사)와 경쟁 전략도 말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LCC와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지켜왔는데 이제는 LCC 성장을 간과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관찰만 했다면 앞으로 공격적인 전략으로 LCC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열린 IATA 연차 총회의 의장을 맡았고 신임 IATA 집행위원에도 선임돼 성공적으로 국제 항공 무대에 데뷔했다.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에도 임명됐다.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외신 기자 질문에 유창한 영어로 답변하며 국제감각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