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행 꿈…'재창업 성공 CEO'로

“첫번째 사업실패 후 수돗물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3년 내 코스닥 상장, 6년 내 나스닥 상장까지 꿈꿀 수 있게 됐습니다.”


가스밀폐장치 제조업체 씰링크 이희장 대표(55·사진)는 ‘재창업 성공 CEO(최고경영자)’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첫 사업실패로 죽음까지 생각했다는 이 대표는 재창업의 성공비결로 ‘긍정적인 마인드’와 ‘중진공의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 대표는 30년 전 선박관련 부품회사로 첫 창업에 도전했다. 창업 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공부를 병행하며 제품개발에 매달렸지만 내부단속에 실패했다. 회사 살림을 맡긴 관리부장이 회삿돈을 개인용도로 사용해 회사 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것. 이 대표는 채무를 갚기 위해 공장과 사무실 등을 매각했고 한동안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생활고를 겪었다. 이 대표는 실패 원인이 CEO로서 직무를 다하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깨닫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재창업에 도전했다.

2014년 씰링크를 설립하고 27년간 특수기계 분야에서 쌓은 경력과 지식을 활용해 ‘무윤활 방식 회전축 밀폐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석유화학 및 반도체장비의 교반기(젓개) 등에 쓰이는 주요 제품이다. 기존 윤활방식에 비해 폭발 우려가 적고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제품 신뢰도를 인정받기 위한 인증도 획득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신용등급이 문제였다. 신용등급이 낮아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때마침 알게 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지원’은 회사가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2015년 중진공으로부터 재창업자금 1억원을 지원받아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회를 잡았다. 2017년에는 제품 수요가 늘면서 사업장 확대가 필요했다. 중진공은 추가로 재창업자금 5억7700만원과 운전자금 2억원을 지원했다. 그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4억6900만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7억6000만원을 올렸다. 종업원 수도 창업 초기 1명에서 현재 8명으로 늘었다. 올해 10여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씰링크는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의 반도체 양산라인에 제품을 공급한다. 포스코기술투자, 삼성벤처투자, IBK기업은행 등에서 투자할 만큼 기술력도 높이 평가받는다. 올해부터는 SK하이닉스, 파나소닉 등에 제품을 직접 납품하게 돼 매출 3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아직 작은 규모지만 기술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이 대표처럼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중진공은 올해 재도전종합지원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4월 충북에, 지난 7일에는 경북에 센터를 개소했고 충남, 제주. 전남 등지에도 순차적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재도전종합지원센터는 재도전 기업인과 경영위기 기업을 대상으로 전문상담, 정책자금 융자, 컨설팅 및 멘토링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 성공적인 재창업과 경영정상화를 돕는다. 중진공에 따르면 재도전종합지원센터는 2014년 서울에 처음 문을 연 후 현재까지 재기상담 1만2984건, 재창업교육 1080건, 정책자금지원 3827억원, 멘토링 5382건을 지원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 7일 경북지역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적인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중진공 경북지역본부에 '경북재도전종합지원센터'를 개소했다./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