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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공매도 전문가가 밝힌 '실패하는 기업들의 6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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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VIEW 8,518
  • 2019.06.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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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데드 컴퍼니스 워킹'…파산을 향해 나아가는 기업들의 특징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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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를 흔히 ‘악의 축’으로 매도하는 한국과 달리,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공매도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당한 투자기법의 하나로 여긴다. 전문적으로 공매도만 집중하는 투자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자는 스콧 피어론(Scott Fearon)이라는 헤지펀드 매니저다. 피어론은 30년 넘는 기간 동안 파산할 조짐이 보이는 기업들을 골라 공매도하면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다. 그가 1991년 설립한 헤지펀드 역시 2015년까지 단 한 해만 손실을 봤고 24년 동안 수수료를 제외하고 평균 11.3%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보다 월등한 수익률이다.

30년이 넘는 투자기간 동안 피어론은 1400여명이 넘는 경영진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일지라도 파산하고 마는 6가지 특징을 발견했다. 2015년 출판된 ‘데드 컴퍼니스 워킹’(Dead Companies Walking)은 그가 터득한 내용을 집대성한 책이다. 사형장으로 걸어가는 사형수를 표현하는 책 제목은 파산을 향해 나아가는 기업들을 묘사한 말이다.

◇실패하는 기업들의 6가지 특징
피어론이 30여년에 걸친 공매도 경험을 통해 터득한 실패하는 기업들의 6가지 특징은 △오직 가까운 과거로부터만 배운다 △성공법칙에 너무 의존한다 △고객을 잘못 이해하거나 고객으로부터 괴리된다 △열광에 빠진 사람의 마법 같은 스토리 텔링에 희생자가 된다 △해당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한다 △기업 경영으로부터 물리적 혹은 감정적으로 분리된다 등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피어론이 만난 실패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결코 멍청하거나 사기꾼이 아니었고 대부분이 영리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6가지 실수로 인해 그들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피어론은 결론을 내렸다. 그가 인터뷰한 기업들은 JC 페니(JC Penney) 백화점, 비디오 대여체인 블록버스터 등 수백 개에 달했다.

이중 2가지를 피어론이 경험한 일화를 통해 알아 보자.

◇오직 가까운 과거로부터만 배운다
피어론이 25살때 처음으로 경영진 인터뷰를 한 회사는 글로벌머린(Global Marine)이라는 석유 시추회사였다. 석유 호황이 끝난 1984년 말 글로벌머린 주가는 주당순자산의 절반에 불과한 5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피어론이 이 회사의 CFO를 만났을 때, CFO는 “우리는 지금 하락했지만, 곧 상승할 겁니다. 70%. 바로 이게 마법의 숫자이기 때문이죠.”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피어론이 “무엇의 70%라는 말이죠?”라고 되묻자, CFO는 원유 시추기(Oil rig) 대여율이 70%로 하락했는데, 지난 20년 동안 70%가 항상 바닥이었다고 답했다.

CFO는 자기회사 주식을 매수하라고 강력히 추천했으나, 피어론은 어쩐지 내키지 않아서 주가가 7달러 혹은 10달러까지 상승하더라도 확실할 때 매수하기로 하고 결정을 미뤘다. 천만다행이었다. 원유 시추기 대여율은 70%에서 25%까지 급락했고 1985년 중반 글로벌머린의 주가는 1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결국 회사를 방문한 지 18개월도 채 되지 않아 글로벌머린은 파산했다.

이 일화는 우리가 과거를 얼마나 멀리 봐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최근에 일어난 결과만 봐서는 향후 발생 가능한 변동성의 크기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또한 경영진들이 자신의 회사에 최선의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으면서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하는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도 회사의 앞날을 망치게 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해당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한다
“외부 변화속도가 내부 변화속도보다 빠르다면, 종말은 눈 앞에 있다.”(If the rate of change on the outside exceeds the rate of change on the inside, the end is near.)

피어론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의 말로 경영진의 실수를 설명한다. 그가 예로 든 기업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비디오 대여체인 블록버스터다. 경쟁기업은 바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가 우편을 이용한 DVD 대여사업을 벌이며 블록버스터의 사업을 잠식해오다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자 블록버스터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주가는 4달러 밑으로 폭락했다.

블록버스터 역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맞불을 놓을 수 있었지만, 9000개가 넘는 대여점과 수만 명에 달하는 직원이 문제였다.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천 개의 대여점을 폐쇄하고 수천 명의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

결국 뼈를 깎는 쇄신을 택하기 보단 손쉬운 길을 선택했는데, 대여점에서 영화 포스터, 영화잡지 및 캔디, 팝콘 같은 영화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파는 것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넷플릭스가 승승장구하는 사이 블록버스터 주가는 2009년초 1달러 밑으로 하락했고 결국 2010년 파산을 신청했다.

블록버스터의 비극은 수많은 기업들이 거쳤던 길이다. 실패하는 기업은 작은 변화를 통해 재기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성공적인 변화는 쇠퇴 중인 핵심 비즈니스를 완전히 갈아엎는 고통 없이는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아마존 캡처
/사진제공= 아마존 캡처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6월 20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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