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아디다스, '2선'이 불붙인 상표권 소송 졌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사진=EU일반법원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유럽연합(EU) 지역에서 '세 줄 평행선'(3선) 로고의 상표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상표권 무효 소송에서 졌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2선 로고를 쓰려는 벨기에 신발업체에서 비롯된 것인데, 두 업체는 10년에 걸친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EU일반법원은 19일(현지시간) "아디다스의 상표는 평범한 도형"이며 "상품의 본질적인 특징을 보여주지 못한다"면서 지난 2016년 EUIPO(EU지식재산청)가 내린 상표권 무효 결정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아디다스는 '어느 방향으로든 평행한 검은색 세 줄'에 대한 상표권을 EUIPO로부터 얻었다. 하지만 2016년 EUIPO는 상표란 차별적인 특징이 있어야 하는데 아디다스 로고는 그렇지 않다며 이를 무효화 했다.

이날 아디다스는 "실망했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제한적이며, 유럽에서 잘 알려진 다양한 형태의 세 줄 로고에 영향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이번 소송 결과의 뒷면에는 아디다스와 벨기에 신발업체 '슈브랜딩 유럽'(이하 슈브랜딩)의 10년에 걸친 악연이 있다.

아디다스 3선 로고와 반대 방향으로 2줄 사선을 상표로 하려는 슈브랜딩은 2009년과 2011년 EUIPO에 신발, 특수신발 상표권 등록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는 이 회사 로고가 자신들 것과 비슷하다며 반대했다.

이때 EUIPO는 아디다스의 손을 들어줬다. 각각 2015년과 2016년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낄 만큼 두 상표가 유사성이 있어 "아디다스의 명성으로부터 불공정한 이득을 취하게 된다"며 상표 등록을 막았다. 슈브랜딩은 EU일반법원에 항소까지 했지만 지난해 다시 지고 말았다.

슈브랜딩이 반전을 만들어 낸 것은 상표권 무효였다. 상대 로고의 상표 가치를 없애 상표권 침해 논란의 뿌리를 없애는 데 도전한 것이다.

2016년 슈브랜딩은 EUIPO에 아디다스 상표권의 무효화를 요청했고 여기서는 승리했다. 아디다스는 이 결정에 반발해 EU일반법원에 항소했지만 이날 패배한 것이다. 다만 아디다스는 대법원 격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상고할 수 있어 상표권 싸움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