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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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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 2019.06.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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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사진제공=코리아스타트업
얼마전 우리 스타트업들이 대통령과 함께 북유럽에 다녀왔다. 핀란드에서는 '한-핀 스타트업 서밋'이 열렸다. 양국 정상과 두 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배달의 민족, 야놀자 같은 50여개 대표 스타트업 창업자들, 투자자와 엑셀러레이터 등 100명 이상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했다.

스타트업 중심 경제사절단이 구성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도 성장했다는 의미다. 핀란드 역시 유럽의 '스타트업 천국'으로 불리며 그나라 경제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두 나라 스타트업 생태계 간 본격적인 교류는 이번 행사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서로의 특징과 차이점을 알아가며 놀라기도 하고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으론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도 던져줬다.

핀란드가 창업환경 면에서 유럽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원조 스타트업 천국인 미국 생태계와는 사뭇 다르다.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한국인 창업자를 만나 생태계의 특징과 한국, 미국과 다른 점을 들어봤는데 그 내용이 마음 깊이 다가와 옮겨본다.

미국은 기업 주도의 자유로운 경쟁을 지향한다. 높은 위험을 감수하며 더 큰 이익을 추구하는 문화다. 공격적인 투자와 강력한 창업가 집단이 형성돼 있고 그 배경에는 '불법으로 규정되기 전에는 모든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이 있다.

핀란드는 미국과 대조적으로 강력한 사회안전망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연대와 협상(Alliance & Negotiate)'을 지향한다. 높은 교육 수준의 우수한 인재들이 아래로부터 역량 축적을 통해 실패 위험을 줄이면서 조금 느리더라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새 모빌리티 서비스와 택시의 갈등을 핀란드는 이미 겪었다. 핀란드는 택시면허 총량 규제를 없애는 대신 택시 요금규제를 푸는 자율 경쟁을 촉진하는 개정 교통법을 작년에 시행했다. 느리다고 인식되지만 우리보다 먼저 해법을 찾은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대기업 주도에 상부의 의사결정이 관철되는 '톱다운' 방식, 위험 회피 성향에 따른 작은 보상, 무엇보다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모두 불법'으로 인식하는 규제시스템이 작동한다.

단순히 외부인의 시선으로 무시하기에는 뼈아픈 이야기다. 한국과 미국, 핀란드를 모두 경험한 창업자의 인식이기에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한국은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인재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췄다. 그럼에도 스타트업들에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낡은 규제 시스템에 인적·인프라 자원이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2018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규제부담이 140여개국 중 78위로 큰 편이다. 아산나눔재단이 발간한 '2017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는 세계 100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한국 법률을 적용하면 불과 30% 정도만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문화와 사회적 배경에 맞는 규제 혁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스타트업 천국'의 꿈은 영원히 반쪽짜리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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