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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이재용의 3가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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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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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는 모든 영광이 쏟아지는 자리지만 알고 보면 힘들고 긴장이 극도로 걸리는 자리다. 자기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든 고단한 처지가 되기도 한다. 주변에 참모들이 많지만 때로는 누구 하나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요즘 처지가 그렇다. 그는 아주 적막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를 열어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하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5월 쓰러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맡은 그가 위기론을 들고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이 부회장의 고백이 아니라도 지금 삼성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위기는 하나가 아니고 3개다. 첫 번째는 당연히 ‘업(業)의 위기’다. 이 부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말한 바로 그것이다.
 
삼성의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 6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반도체사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격 악화하면서 올해는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특히 첨단 정보기술산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은 끝이 보이질 않아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측조차 어렵다.
 
삼성의 두 번째 위기는 ‘리걸 리스크’(Legal Risk)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집요한 수사다. 다음달쯤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기 및 증거인멸 사건에 직접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삼성 수뇌부가 직접 개입했다고 보고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를 목표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검찰의 칼은 삼성 2인자인 정현호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기까지 이르렀다.
 
검찰이 삼성 수뇌부를 정조준하면서 삼성이 흔들리면 그렇잖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여론도 일부 있지만 검찰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검찰 주변에서는 과거 SK나 롯데의 사례를 들어 잘못을 저지른 오너가 처벌을 받아야 기업이 더 잘 된다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경제상황 악화를 우려한 여권 핵심부가 검찰에 삼성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자제해줄 것을 주문했다는 루머도 들리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갈등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요청을 들어줄 검찰이 결코 아니다. 삼성과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이어 또다시 제대로 걸린 듯싶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세 번째 위기는 ‘조직의 위기’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2017년 2월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전격 해체했다. 또 세대교체 등을 명분으로 만 60세 넘은 CEO는 모두 물러나게 했다. 삼성은 그룹 수뇌부가 한꺼번에 통째로 빠진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사업지원TF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수사를 받으면서 과거 미래전략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수뇌부 조직이 허술하고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검찰에 속수무책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다. 게다가 사업지원TF의 핵심 임원이 줄줄이 구속되고 조직 로열티는 사라진 채 내부 고발이 잇따르는 등 삼성이라는 조직이 사실상 붕괴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삼성’으로까지 불린 삼성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라고 했다. 글로벌 1등 기업이 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하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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