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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너머 통찰’…이 시대를 경고하고 각성시키는 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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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06.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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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주의 예술가 바바라 크루거, 아시아 최초 개인전 ‘포에버’…27일부터 12월 29일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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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크루거 개인전 작품. /사진=김고금평 기자
어릴 때 그녀는 전시회에서 만난 난해한 작품을 보고 이런 의문이 들었다. “더 쉽고 친근하게 작품을 만나볼 수 없을까”

미술을 대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난해한 회화를 창조하기보다 명료하고 단순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융합’하는 것이다. 현대미술의 창조 개념이 더 포괄적이고 집합적으로 향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조준은 시대를 읽는 새로운 창이 됐다.

그녀의 작품들은 얼핏 보면 낙서나 광고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시적 은유, 직설적 화법, 강렬한 경고 등이 섞인 텍스트는 흔들리는 시선을 확실히 고정하고, 여기에 곁들인 적확한 이미지는 어느 담배 경고 사진보다 강렬하다.

바바라 크루거 개인전 작품들.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바바라 크루거 개인전 작품들. /사진=김고금평 기자

미국의 개념주의 예술가인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74)는 페미니스트라는 수식 전에, 시대를 꿰뚫고 그 시대에 동참하는 열혈 행동가로 곧잘 묘사된다. 정곡을 찌르는 단순하면서 강렬한 이미지와 텍스트 덕분이다.

데카르트의 명제를 비튼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I shop therefore I am)는 자본주의 시대 우리의 현주소를 명확히 관찰해내는 시대어로, 여성의 몸에 대한 진정한 권리를 외치는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Your body is a battleground)는 성을 둘러싼 남성 중심 사회에 전면적 반기를 든 사회어로 읽혔다.

27일부터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선 아시아 최초로 바바라 크루거의 개인전 ‘포에버’(FOREVER)가 열린다.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선보인 작품 44점을 만나볼 수 있다.

'무제'(충분하면만족하라, 2019).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무제'(충분하면만족하라, 2019). /사진=김고금평 기자

신문이나 잡지, 포스터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매체에서 이미지를 고른 뒤 텍스트를 이어 붙이는 그의 작업은 결합 너머 의미에 방점을 찍는다.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메시지는 권력과 통제, 대중매체와 자본주의, 진실의 왜곡과 성 역할의 고정관념 등 ‘핫이슈’들이다.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크루거가 직접 작업한 한글 텍스트 설치 작품도 인상적이다. 로비 벽면에 적힌 ‘무제’(충분하면 만족하라, 2019)와 ‘무제’(제발웃어 제발울어, 2019)는 소비주의, 권력, 욕망에 대한 크루거식의 답변이다.

가장 큰 화제가 될 듯한 전시는 ‘무제’(영원히, 2017)라는 작품. 방 하나를 거대한 텍스트로 도배해 관람객이 텍스트 속을 거닐며 감상과 해석을 동시에 해야 하는 ‘능동적’ 태도가 요구된다.

'무제'(영원히, 2017).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무제'(영원히, 2017). /사진=김고금평 기자

중앙 벽에 투시된 글귀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 차용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의 모습을 원래보다 두 배로 확대해 비춰주는 마력을 가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

크루거의 이 같은 젠더 의식에 대해 김경란 큐레이터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구분법으로 전개되는 운동의 개념이 아닌, 남녀 문제를 인종이나 계층, 누린 자와 누리지 못한 자 사이에서 숨겨지고 잊힌 부분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29일까지.

'무제'(제발웃어제발울어, 2019).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무제'(제발웃어제발울어, 2019). /사진=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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