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금 증여특례 제도와 신탁

2017년 말 기준 국세청 국세통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업자로 등록된 총사업자 수는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합해 약 723만명에 이른다. 또한 신규 사업자 등록 수는 128만명에 이르고, 2017년에 폐업한 사업자 수도 91만명에 달한다. 신규 사업자의 연령대 비율을 살펴보면 30대(30~39세)가 24.4%, 40대(40~49세)가 30.8%, 50대(50~59세)가 24.6%로, 30~50대 비율이 약 80%에 이른다.


우선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업자금’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는 공장으로 쓸 건물을 임대하거나 구매하고, 제조 설비를 갖추는 데 돈이 필요하다. 제품 제조를 담당할 직원 및 관리 인력도 필요하며 급여를 줘야 한다. 또한, 서울에서 25~30평대 프랜차이즈 외식음식점을 차린다고 하면 프랜차이즈 관련 비용(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 장비 및 기자재, 본사 보증금, 기타비용)과 점포 임대 비용을 합해 약 3억 초반에서 5억 이하의 창업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크게 4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창업자(예비창업자) 본인이 기존의 소득 활동 및 재산증식을 통해 마련하는 방법이 있고, 은행 등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정부 및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지원받는 방법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증여를 받아 창업하는 경우라면 조세특례제한법상 ‘창업자금 증여특례’ 제도를 활용해봄 직하다. 증여를 받으면 일반적으로 증여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최저 10%에서 최고 50%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창업자금 증여특례제도를 활용한다면 최대 30억원(창업 시 정규직 고용 인원이 10명 이상인 경우 50억원)까지 최저 0%에서 최고 10%의 세금만 부담하면 된다.

창업자금 증여특례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이 필요하다. 국내 거주자인 만 18세 이상의 자녀가 만 60세 이상 부모로부터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자산(부동산, 주식 등)이 아닌 현금, 예·적금, 채권 등을 증여받아야 한다. 그리고 증여세 신고 기한까지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서와 함께 창업자금 특례신청 및 창업자금 사용내역서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증여일로부터 1년 이내 조세특례제한법 및 관련 법령에서 정한 중소기업 업종을 창업하여, 증여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창업 목적에 맞게 증여받은 재산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5억원까지는 과세되지 않으며, 5억원을 초과하여 최대 30억원(창업 시 정규직 고용 인원이 10명 이상인 경우 50억원)까지는 10% 세율로 저율 과세된다. 만약 부모로부터 20억원을 증여받는다면 창업자금 증여특례제도를 활용해 창업하는 경우 약 1억 5천만원의 세금만 부담하는 데 반해, 일반적으로 증여를 받으면 약 6억원의 세금을 부담한다. 약 4억 5천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재산을 증여한 부모가 사망하면 증여시기와 상관없이 해당 재산이 부모의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를 부담할 수 있으며, 증여 이후 사후 적용 요건을 위반하게 되면 증여세를 추징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모는 증여한 재산이 당초 창업자금 목적 취지에 맞게 자녀가 쓸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관리 감독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최근 이러한 니즈를 반영한 신탁상품이 출시 되었는데, 자녀가 증여 받은 재산을 금융기관에 맡기면 부모의 일정한 통제 속에 창업자금으로 사용하고, 창업자금 증여특례 요건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금융기관을 찾아 금융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